
어제 광주에 청소년 참여 정책과 관련한 토론회에서 발표했다. 달그락에 조 선생님 후임으로 오신 김 선생님과 오며 가며 대화했다. 부산이 고향인 친구다. 대학 졸업 이후 취업 공부 때문에 수도권에 있다가 찾아, 찾아서 ‘달그락’에 원서 넣고 최근 합격한 청소년자치연구소의 막내다.
김 선생님이 지난주부터 살게 된 아파트에 어르신들이 많은데 너무 다정하게 대해 주신다고 좋아했다. 그제는 주인집 어르신이 망고를 문 앞에 걸어 주시기까지 했다고. 알고 보니 그 망고는 주인어르신 따님인 차 선생님께 내가 보내 준 거였다. 차 선생님이 집을 소개해 주셔서 고마운 마음에 선물로 보낸 건데 돌고 돌아 다시 막내 선생님 집까지 갔다.
지난주 달그락에 활동가로 최종 합격해서 군산에 오게 된 청년. 집을 구할 때까지 게스트하우스나 모텔에 있을 수가 없었다. 숙박비가 생각보다 비싸서 걱정했는데 ‘청글넷’에서 함께 활동하는 차 선생님이 군산에 부모님이 매매하려고 내놓은 집이 있었다. 그 이야기를 8월 청글넷 제주 워크숍에서 현아 선생님이 들었고, 나에게 안내해 줘서 바로 전화 드려 부탁드린 후 일사천리로 계약하고 막내 선생님이 살게 됐다. 차 선생님의 마음 씀씀이가 고마워서 과일 보내드렸는데, 차 선생님이 집 주인인 부모님 드시라고 군산에 보냈고, 그 과일 중 일부가 다시 김 선생님 앞까지 갔다.
차 선생님은 조금(?) 늦은 나이에 청소년 공부해서 자격증 취득한 후 취업처 찾다가 경기에서 전주로 잠시 와서 활동했고, 그곳에서 내 소식(?) 들었다며 지난해 전주에서 북 콘서트 할 때 찾아오셔서 알게 됐다. 청글넷 안내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번 해 제주 워크숍까지 함께하면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이다.
사람의 인연은 선물한 망고와 같다. 어떻게 이렇게 귀한 인연들이 계속 이어지고 돌면서 만들어지는지 신기하기만 하지.

어제 광주 광산구청에서 열린 ‘청소년 참여’에 대한 토론회. 광산구를 중심으로 새롭게 판이 짜진다. 현장 선생님들과 청소년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공릉의 이 관장님, 광주청소년수련시설협회장인 정 관장님 등 동료들 만나니 좋았다. 이전에 다른 센터에서 만났던 분들이 기관장이 되어 계셨다. 설 관장님의 환대도 고마웠다. 토론회에 참여한 시의원이 경기에서 내가 아는 분을 안다면서 반기셨다. 갑자기 친해졌다. 지역 기관들이 연대해서 청소년 참여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 끌어내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다.
서울 공릉의 이 관장님은 원래 부산에서 활동 했었다. 당시에도 현장의 훌륭한 사례 만들어 가고 계셨다. 지인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면서, 당시 지역에 ‘위기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만들면서 사례 나누어 주며 도움 주셨다. 정 관장님은 이 교수님 소개로 청년기 대학원에서 만나서 전국에서도 거의 최초로 청소년인권센터 만들 때 이 교수님과 도움을 준 분이다. 그때의 인연이 20여 년 넘는 시간 동안 현장 동료이고 ‘벗’으로 함께하고 있다. 모든 분들이 달그락의 후원자로 응원해 주고 계신다.
매일 만나지 않고 일 년에 한두 번을 만나도 정겨운 이들이 있다. 그냥 좋은 사람들이다. 우리의 모든 인연은 기적이 맞다. 그 인연은 ‘정’을 내어 주며 세상을 바꾸어 내는 바탕이다.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정’이 세상을 바꾸는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믿는다.
청소년과 현장 선생님들과의 인연, 지역 시민들과의 인연, 카페에서 만나는 바리스타와의 인연, 택배 배달해 주는 기사님과의 인연까지 그 어떤 인연도 그냥 된 일이 없다. 모든 게 사람들과의 ‘정’이 흐르는 그 사이 어디에서 삶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 정이 잠시 쉬어 가기도 한다. 조용준 선생님이 달그락과 한 10여 년 간의 인연을 뒤로하고 쉬기로 했다. 개인사 여러 일이 있기 마련이다. 삶은 언제나 그렇다.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인연은 그렇게 흘러 끊기기도 하고 새롭게 이어지기도 한다. ‘생명’이다.
생명은 그렇게 인연으로 이어져 끊어짐으로써 떠나는 일이 우리네 삶이다. 그 사이 만나는 모든 인연은 정이 흐르는 기적이 된다.
갑자기 배고픔. 초코파이 먹을까? 정~ (아.. 여기서 빵 터져야 하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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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토론회 다녀오면서 막내 선생님이 쓴 글: https://blog.naver.com/dkdk1558/224004849836
‘청소년참여’, 참여해야 돼? 어떻게?
‘참여’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청소년참여’는 또 뭘까? 그리고 굳이 왜 ‘청소년참여’는 실현되어...
blog.naver.com
- 조용준 선생님이 달그락의 인연과 활동을 정리하며 쓴 편지(아는 분들은 안내 드린 달하 글에 용준 샘에게 응원의 한마디 써 주세요): https://stib.ee/6CKJ
활동에서 찾은 이유
45번째 달하
stib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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