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과 악은 두 세력만 있을까?
만약 선과 악, 딱 두 세력만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뒤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이고 초자연적인 어떤 존재가 배후로 존재하고 있어. 우리가 매번 SF영화에서나 볼만한 선한 신과 악마가 있다고 보는 것.
이런 사고를 묵시론적 사고라고도 해. “말이나 행동으로 직접 드러내지 않고 남이 모르는 사이에 뜻을 나타내 보이는 사고”를 의미하지.
나는 교회에서 우리 사회가 대부분 악하다고 배웠어. 이미 언론과 방송에서 범죄와 나쁜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어릴 때는 “그런가 보다” 생각했지. 그런데 여기서부터 극우가 어떻게 종교와 연결되는지 알게 된 거야.
이번 윤의 탄핵 과정에서 전광훈과 손현보 목사의 대형극우(종교) 집회가 먹힌 지점은 바로 여기야.
무슨 말이냐고? 세상은 악이 지배하고 선은 소수라는 생각이지. 우리(극우) 생각과 세상의 윤리나 헌법과는 왜 다르냐고? 원래 선은 소수였고 세상은 악이라는 사고를 하고 있어. 거기에 알지 못하는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우리 뒤에서 배후로 조종하고 있는 것. 기독교에는 영적이고 초자연적인 그 무엇이 있다고 매번 가르친다. 세상에 윤리나 가치, 과학 등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접근되어 비윤리적인 이단 사이비들의 가스라이팅 도구로 삼기도 해. 영적이라는 말 한마디면 모든 게 해결되거든. 사이비 목사가 무슨 말을 해도 그 말은 영적이고 초월적인 거야. 논리나 과학, 윤리가 아닌 신의 영역인 거지.
이런 이원론적 사고에 종교성이 결합해 버리면 모든 것이 블랙홀처럼 끌려 들어가게 되어 있어. 상대는 무조건 악인 거야. 윤석열은 선이고 보수이며 우리 종교를 보호하는 다윗과 같은 존재지. 다윗도 간통도 하고 부하를 죽이는 등 나쁜 짓 많이 했지만 신을 가장 사랑하면서 복 받은 존재잖아.
무속에 심취하고 숙취 때문에 출근을 안 하거나 오후에 경호받으며 나가도 그자는 선인 거야. 자신이 윤을 대통령 만들어 주었다고 자랑하며 가깝다던 명태균이 윤석열에 대해 “술 처먹으면 안 자고 술 안 먹으면 자고, 술 먹으면 말 많고”라는 폭언까지 했더군. 이런 자를 칭송하고 다윗이 어쩌고 하며 띄워 주던 그 목사들이 탄핵 이후 이번 주 설교에도 나라가 걱정이니 더 열심히 기도하자고 했다.
튀르키예에 20년 넘게 거의 독재를 하고 있는 ‘에르도안’이라는 자가 있어. 이자가 대통령이 된 이후 교과서에 ‘진화론’을 빼 버렸어. 공산주의는 척결해야 하고, 반동성애와 반진화론을 주장하면서 종교의 나라를 만들자고 해. 튀르키예는 이자를 지지하는 종교성 강한 이들이 많거든. 거리에서 키스하는 청년들을 법으로 다스리겠다고 하니 키스 시위가 일어날 정도로 미쳐 돌아가고 있지. 대선 후보인 야당의 수장을 가두고 쿠데타 조장했다는 의혹에 수많은 시민을 학살했다는 기사도 넘쳐.
그런데 반동성애, 반진화론, 공산주의 척결과 혼전순결 등 순수한 청년을 주장하는 종교는 어디서 많이 듣던 것 같지 않아? 맞아. 우리의 보수 개신교에서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들인데, 튀르키예는 거의 독재로 가고 있는 에르도안이 ‘이슬람’을 표방하면서 이런 법을 만들어 들이밀고 있는 거야.
최근 손현보나 전광훈, 그들을 따르는 목사들이 신의 나라를 만들어야 하고, 교육도 문제가 심각하다며 기독교 대안학교를 만들자면서 학원 강사인 ‘전한길’을 띄우기까지 했지. 대형교회 중 하나인 온누리교회의 이재훈 목사는 “우리나라 공교육은 사회주의화 되었고 자유민주주의 교육이 아니다”라고까지 했어.
종교는 다른데 그들이 하는 짓은 튀르키예의 이슬람국가화 되는 것과 똑같아. 신기하지 않아? 극우, 극좌 등 ‘극’이 들어가는 극단주의는 서로를 증오하는데 똑같아. 나는 이 부분이 정말 신기해. 극우화된 개신교는 이슬람을 저주하지, 이슬람도 기독교를 너무 싫어해. 신기하지 않아. 서로 같은데 서로 증오하는 것.
약자를, 사람을 배타하고 혐오하는 일을 내가 하는 그리스도는 하지 않았어. 오히려 약한 이들을 힘들게 하는 정치지도자, 종교 지도자들을 저주했지. 사회적 약자와 먹고 마시면서 함께 삶을 살아 내는 일이 그 분의 삶이었어.
탄핵 이후 개신교가 예수가 살아 냈던 삶으로 돌이키지 않으면 한국 사회 개신교 역사상 가장 크게 폭망할 것이라는 것은 나 같은 부족한 자가 주장하지 않더라도 이미 너무 많은 전문가들이 나락 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어. 제발 정신 차리면 좋겠다.
이번 주 대형교회 목사들 설교 찾아 듣고 읽다가 너무 고통스러워 한마디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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