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무조건 하루 글쓰기 모임’을 구성원들은 줄여서 ‘오글’이라고 부른다.
지난해 후반기 오글 3기는 전국에서 청소년활동 등 다양한 일을 하는 40여 명의 선생님들이 모여서 50일간 매일 글을 쓰고 나누었다. 10대부터 50대까지 세대도 다양했다.
‘청소년활동글쓰기네트워크’ 일명 ‘청글넷’에서 여러 활동 중 하나인 ‘오글’은 글쓰기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어쩌면 글은 수단일 수도 있다. 우리가 삶에서 남기고 싶은 글을 매일 쓰고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무조건적 지지를 통한 ‘환대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일이 본질이다.
일주일에 5일, 10주의 시간이 지나면서 이 책이 만들어졌다. 매일 자신의 파트너에게 자기가 쓴 글을 보내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글을 읽은 파트너는 정성스레 답글을 보내오기도 하고 하루를 응원해 주었다. 회원들 간 5명 내외가 모인 조가 만들어졌고 서로의 글을 읽고 응원하며 카톡과 카페 게시판에 ‘댓글’과 ‘좋아요’가 이어졌다. 자발적인 조 모임이 생기면서 그 안에서도 울고 웃었다. 이분들의 밝은 웃음과 긍정적인 관계를 보면서 그냥 좋았다.
몇 번 벼르며 준비했던 에세이를 드디어 출간하게 되었다. 오글에 참여한 분 중 11명이 그간 쓴 글을 파트너 간에 수정 보완하면서 퇴고하기 시작했다. 글이 모였다. 바로 이 책이다.
오글 3기 마지막 모임에서 소감을 나누었다. 마음이 힘들고 의욕이 없을 때 스스로 내적인 그 무엇을 끌어 올리려고 글을 쓰면서 거짓말처럼 힘들었던 게 없어졌다는 분이 계셨다. 숙제처럼 매일 글을 쓰다가 지금은 일상이 되어서 삶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분, 신입으로 직장생활 시작했고 5개월 중 그 반이 ‘오글’이었고, 모임 안에서 삶을 응원해 주는 소중한 선배들을 만났다면서 고마워했다.
글로 사람을 알아가는 일이 좋았는데 조별 모임 하면서 삶의 공감대가 컸다는 선생님이 있었다. 50대의 선생님 한 분은 이번에 가정 안에서 독립을 이루어 냈다.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다. 평생 남편과 자녀들 위해서만 살았는데 이번 글쓰기를 통해서 자신을 위해서 필사도 하고 책도 읽고 글쓰기에 집중하며 자신을 돌본다고 하셨던 것.
소소하지만 매일 이어지는 감사와 응원, 지지의 몇 마디가 우리 일상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알게 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좋다. 그냥 좋은 게 아니다. 너무 좋다. 누군가 그랬듯이 곰국처럼 우려 가는 ‘글쓰기’로 자기 삶을 성찰하고, 만나는 모든 이들이 잘되기를 매일 응원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다. 그 환대의 마음을 아는 사람만 안다.
3기 마지막 모임 후 오글 간사인 달그락의 김현아 선생님이 “대표님, 저희 선생님들도 모두 이 느낌 아시겠죠?”라고 질문 반 독백 반을 전하며 환하게 웃는다. 삶을 글로 나누면서 만들어지는 그 따뜻한 ‘정’으로 인해 청소년 현장에서 또는 그들의 일터에서 더 깊고 가치 있는 활동을 만들어 갈 것이다.
나 또한 사람들과의 ‘정’으로 인해 가슴 설레고 따뜻함에 이르는 그 환대의 공간을 만들고 참여하면서 또 하루를 살아 낼 힘을 얻었다. 오글이 그러한 공간을 만들면서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
책이 나오기까지 고마운 사람이 많다. 가장 먼저는 이 책에 공저자들이다.
청소년의 그늘을 부지런히 빛으로 채우고 있는 김현아 작가, 청소년 그 자체고 되고 싶어 하는 김효빈 작가, 청소년도 나도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안순화 작가, 글쓰기의 매력에 빠져 최근 완전한 독립을 선언한 김은미 작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기 원하며 사회복지 현장에 강의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범경아 작가, 일상이 기적임을 매 순간 느끼며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함을 나누며 살아 가는 한신희 작가, 청소년지도자를 천직으로 여기며 좋은 영향력을 끼치며 활동하는 이주연 작가, 청소년의 단짝 친구인 뽀또 선생님으로 다정함이 넘치는 이경현 작가,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서 활동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남편과 가족을 돌보는 박진원 작가, 청소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위로받으며 연대하기를 원하는 원지영 작가, 청소년지도사로서의 직업 가치를 가지고 청소년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김영희 작가. 이분들이 계셔서 오글이 오글거리며 갈 수 있었고, 이 책도 나왔다.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사람들이 ‘정’을 느끼며 그들만의 따뜻함을 나누려고 할 것이다. ‘오글’을 출판할 수 있도록 디자인과 편집을 도맡아 주신 김미경 대표님께도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글쓰기를 통해서 매번 나를 다시 돌아본다. 글 쓰는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나와 타자를 보게 된다. 그 안에서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일인지 성찰한다. 이 책 또한 나와 타자를 돌아보게 했다.
.
.
.
이 책이 지난 주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5일만에 목표액인 85%를 채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전국 청소년 현장에 계신 공저 작가님들 위해서 책 한권씩 구매해 주시면 어떨까요? 후회 없을 거예요.
책 펀딩 구매 바로가기: https://tumblbug.com/50daysofwriting
50일간 글을 쓰며 일상을 기록하다.
오-글책은 청소년이라는 공통점으로 모인 사람들과 50일간 글쓰기 활동을 통해 만든 책이다.
tumblbug.com
'네트워크 > 청소년활동글쓰기네트워크_청글넷'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글넷 송년회, 따뜻하며 ‘정’이 넘치는 공간 (24) | 2024.11.18 |
---|---|
리루서점, 리빙룸루틴... 철길마을 멋진 공간 (9) | 2024.10.25 |
청글넷 전북지역 북콘서트, 청글톡 (10) | 2024.10.18 |
오글 곧 에세이 출간, 좋구만^^ (8) | 2024.10.15 |
청소년활동과 글쓰기 강연 및 북콘서트 (20) | 2024.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