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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

2024 대운동회 학교 안/밖, 우리 모두가 청소년에게 해야 할 일 하나 '존중'

by 달그락달그락 2025. 1. 6.

 

<논두렁 하굣길>의 마지막 장면에서 갑자기 평온해 지는 나를 봤다. 그 순간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은 청소년기 대안학교에서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는 넓은 논밭 너머로 노을이 지는 광경을 보는 것은 주인공에게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습니다. 비록 일상이 따분하고 지루해도 노을은 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렇게나 아름다운 노을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눈에 가득 담고 싶어 했어요. 김푸른 작가 자신의 이야기와 같다.

 

친구든 가족이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캐릭터든, 살면서 한두 번 얼굴이나 볼 수 있을까 싶은 아이돌이라도 인생에 활력을 줄 수만 있다면 뭐든 좋아하는 게 남는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래현 작가의 말이다. 어떠한 연유인지 모르지만, 학교에서 죽은 아이가 떠나지 않고 교내에서 만난 청소년과 교감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음악을 구해서 듣는 이야기다. 죽어서까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아이.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움찔했다. 내 인생에 활력을 줄 수만 있다면 뭐든 좋아하는 것을 해 봐야 옳다. 내 삶에서도 가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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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삐약북스]의 전정미 대표님(불친절)<2024대운동회 학교 안/>이라는 멋진 만화책을 들고 달그락달그락에 방문했다. 학교 안과 학교 밖 청소년의 삶을 12명의 웹툰 작가들과 기획했고, 개별 만화를 청소년들이 읽고 작가에게 인터뷰한 후 그 글까지 정리되어 나온 책이다. 인터뷰한 청소년 대부분이 달그락 청소년들이다. 전 대표님이 어제 청소년들에게 감사 인사 전한다며 책과 선물 준비해서 달그락을 방문한 것.

 

오후에 두 권을 쉼 없이 읽었다. 정성스럽게 세트로 포장되어 있다. 이 책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 활동, 복지, 상담 현장에 계신 분들 꼭 읽어 보기를 권면한다. 청소년들과 함께 읽고 나누면 더 좋겠다.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님들에게도 강추 한다.

 

10대 청소년기 나의 꿈은 만화가였다. 그 이전에는 오락실 주인이었지만 만화방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또 다른 세상을 꿈꾸게 되었다. 밤에는 반절도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책 읽고 학교에서 졸다 깨기를 반복했으며, 수학의정석, 맨투맨 등의 책에는 만화가 가득 그려져 있었다. 그때 혼자서 만화 교본과 펜촉과 붓펜, 잉크를 구해서 계속 끄적였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전공도 다르고 취업한 곳도 달랐지만, 봉사활동 하면서 청소년들 만나면서 만화동아리 지도하다가 어찌하다 보니 지금, 이 모양(?)이 되었다. 10대에 내 꿈이 이루어졌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글 쓰고 싶어서 원서 넣었던 그 대학(?)에 합격했다면? 인생이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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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좋은 그림이란 기준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본인이 찾아야지 즐겁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우이 작가의 이야기다. 자신의 꿈, 자신이 좋아하는 것, 일 그 어떤 것도 나의 기준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공부도 필요하고, 체험을 넘어 경험이 인지되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사고가 생긴다. 문제는 학습하고 경험한 후에 결정도 후회되는 경우 많고, 그런 사고나 학습 없이 감각적으로 무조건 좋아서 선택한 후에 만족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우리 삶에 옳은 선택을 하는 기준을 찾기 어렵다. 다만 통계적으로 조금은 안전하다고 여기니 공부(입시와 다르다)하고 경험해 보라는 것.

 

그 삶에 선택 가운데 사람들이 있다.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고.” 이 장면에서 내 시간이 잠시 멈췄다. 그래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지. 웹툰 작가와 달그락의 청소년들, 이를 모두 연결하고 기획한 삐약의 전 대표님, 그 사이에서 청소년들 안내하고 연결한 달그락 선생님들과 그 사이에 선생님들과 청소년들에게 수고했다는 말 몇 마디 전하고 만화 읽다가 가슴 쿵 하며 이런 글 쓰는 나까지.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연결이 쌍방이 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답이 하나 있는 것 같다. 유영열음 작가에게 기자 활동하는 예인 청소년이 어떤 어른이 되고 싶냐고 질문하니 지난 것을 강요하지 않고 서로 존중해야겠죠... 존중하는 어른이고 싶어요라고 했듯이 최선을 다해 존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위하여 작품에서 왜 자퇴하냐고 물어봤더니 보고 싶은 걸 보고 듣고 싶은 걸 듣는 일을 해보겠대.”라며 자퇴서 그림이 나온다. 학교 안이나 학교 밖에서 보고 싶은 걸 보고, 듣고 싶은 걸 듣는 일.

 

청소년이 보고 싶고, 청소년이 듣고 싶은 세상을 청소년들과 함께 만들어 내는 일을 우리 모두가 같이 하면 좋겠다. 그 키워드가 존중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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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삐약북스]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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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삐약북스는 만화가 두명이 외주와 육아를 병행하며 운영하는 소규모 출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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