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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_애슐리 매디슨 (Ashley Madison)

by 달그락달그락 2024. 5. 29.

애슐리 매디슨 한국 홈페이지 캡쳐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Life is short. Have an affair.).”

 

애슐리 매디슨(Ashley Madison)의 홈페이지 대표 문구다. 미국에서 기혼자의 연애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사이트. 우리나라도 운영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2015년 이 사이트가 해킹되어 회원들의 명단이 유출되어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관련 나라들에 언론에 난리가 났었다. 그 때 상황에 대한 다큐가 넷플에 떴다. 세편을 일주일간 쪼개서 봤다.

 

바람은 흥분과 색다름을 찾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방식이라고 했다. 기반을 무너트리지 않으면서 자신이 선택한 삶을 견뎌내기 위한 과정이라는 말부터, 부부가 서로 원하면 아무 문제없다는 주장, 한 사람이 다른 사람 몰래 데이팅 앱을 사용한다면 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한다.

 

실수를 낙인찍어 버리고, 마녀사냥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비판하는 여성의 남편은 유출 명단에 포함되었고 자살했다. 자살한 남성은 신학교 교수이자 목사였다. 이 여성의 마지막 말에 생각이 많아졌다.

 

오늘날의 문화에서는 누군가 실수를 하거나 말 한마디만 잘못 해도 낙인을 찍어 버리려고 해요. 애슐리 매디슨의 유출 명단을 들여다보면서 마녀사냥을 하던 사람들은 독선적인 거예요. 하지만 사실은 우리 모두 어떤 명단에 올라 있어요. 떳떳하지 못하거나 비밀스러운 일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리고 다큐의 마지막 독백처럼 나오는 나레이션.

 

사람들은 남들의 성생활을 알고 싶어 해요. 아주 단순하죠. 이웃이 불륜을 하는지 궁금하고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바람피우는지 궁금하고 정치인들이 침실에서 하는 짓이 궁금한 거예요.”

 

기가 막힌 것은 가입한 남성들이 대다수 수줍음 때문인지 여성들에게 먼저 말을 못 걸어, 여성들이 대부분 말을 걸어 관계를 유도했는데(그래야 돈을 더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 그 여성들 상당수가 사람이 아닌 봇(?)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상당수 남성들에게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을 통해 남성들에게 말을 걸고 돈을 갈취했다는 말이다.

 

몇 가지 부부유형을 보여 준다. 신실한 기독교인, 서로 간에 바람을 인정하면서 자유롭게 성생활하는 부부(심지어 집으로 여자친구를 데려와서 아내에게 소개 시켜 주고 잔다) 등이다. 결혼과 연인, 부부관계 등 어떤게 옳고 그른지 모른다. 잘 산다는 것도 잘 모른다. 당시 성직자들, 수백명의 목사들 또한 회원으로 밝혀졌었다.

 

서로가 알고 이해하면 모든 것은 이해 되는 것일까?

 

애슐리 매디슨 사이트가 해킹 당한 후 망할 것처럼 보였다. 새로운 CEO 왔고 최근 회원수가 더 늘어 요즘 7천만명이라고 주장한다. 요즘 상황이다.

 

그제 늦은 밤 다큐 모두 본 후 언론의 문제에 생각이 많아졌다. 정말 중요한 게 무얼까? 그들이 목적한 것은 선정적 보도에 따른 돈이 아니었을까? 결국 남는 것은 이혼 전문 변호사들의 대박에 나같은 사람까지 알 수 있도록 애슐리를 전 셰계적으로 알게 한 엄청난 홍보 아닌가? 


언론이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돌아봐야 해. 우리사회에 애슐리 매디슨과 같은 기사만 쏟아 내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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