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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

영성 없는 진보

by 달그락달그락 2024. 3. 16.

 

<영성 없는 진보/ 김상봉 저>에서 한국 민주주의 위기를 진보 진영에서 찾는 이유? 김 교수님 자신이 진보 진영에서 활동해오면서 반성과 성찰을 담았고, 이 나라의 보수정치에는 전체 선을 위해 자기를 희생한다는 정신 자체가 없으므로 믿음이나 영성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일이기 때문.

 

1980년대 이후 혁명사상의 도래와 함께 목적이 선하다는 확신이 그 목적을 위한 수단을 무차별하게 정당화하는가치 전도의 늪에 빠졌다고 주장한다. “전체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 치우침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더 높은 하나를 이루지 못하는 차이 속에서 적대적으로 분열한다.”라고 설명.

 

그가 말하는 영성이란 세계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정신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영성은 고통받는 타인과 세계를 향한 응답이며, 이 응답의 다른 말이 사랑이다. 세계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라는 믿음에서 사랑이 피어난다.

 

이 영성을 진보 운동 중심에 세운 인물은 모두가 알고 있듯이 전태일 열사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서준식의 성서를 읽으면서 깨달은 예수님의 삶에서 소외되고 신음하는 세상 사람들의 해방을 바라는 자의 모범이라고 설명한다.

 

아침에 한겨레에 김상봉 교수님이 쓴 <영성 없는 진보>를 소개하면서 나온 글 중 일부 마음 가는 데로 요약한 내용이다.

 

우리 사회 진보 정치(주의)가 현재 상태가 된 이유? 철학적 관점에서 지성, 이성 수준에서 매몰되었는데 그 이성 또한 그들이 이해한 세계의 관찰자일 뿐 실제적인 변화를 위한 욕구와 열망은 없다. 대의를 위해서 과정의 분열과 문제를 합리화하는 짧은 역사가 현재의 극심한 갈등을 만들어 냈다. 공감이 크다.

 

이성 수준에서 실천이 없다는 것은 이전 3.1운동과 같은 역사에서 나왔던 영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긍정적 사회변화의 근본이 바로 영성이고 이는 예수님과 같이 대의(?)를 위해 과정의 파편화된 갈등까지도 모두 끌어 안을 수 있는 힘(사랑)이 있어야 한다.

 

진보 정치(운동)판에서 서로 간 갈등하고 반목하면서 계속해서 분열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영성 없음이다. 그들의 대의는 같은데 과정에서 오는 갈등의 문제를 영성 없이 어설픈 지성으로 치환해 버리고 자신만 옳다는 편협한 생각에 갇히면서 치고받는다. 이전에 내 모습이다.

 

극우는 청산 대상으로 논할 가치가 없다. 진보 정치에서 지성과 이성, 그 안에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망으로 세상의 고통이 나의 고통일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활동해야 옳다. 내가 하는 활동의 주 대상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그 힘이 우리 사회 변화의 시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