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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영화와 책

오락가락할 수 밖에 없는...

by 달그락달그락 2024. 3. 6.

 

 

무슨 깨달음이 있다고 광고했고 미국에서도 많이 팔렸다고 해서 조셰프 융우엔이 쓴 <당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믿지 말라>를 읽었다. 이 책 읽은 후 몇 번 읽으려고 시도했다가 넣어 두었던 두꺼운 책을 다시 꺼냈다. 심리학자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이 쓴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조금 읽다 보니 카너먼융우엔이 주장한 직관을 믿고 사고하지 말라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생각에서 직관은 편향이라는 연구 결과를 보게 됐다(내가 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다).

 

 

 

수년째 미라클 모닝이 유행이다. 처음 시작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다가 할 엘로드라는 사람의 영상을 몇 분 보고 최근 확장판이라고 나온 책을 사서 반절 정도 읽다가 말았다. 죽다 살아난 경험과 자신이 새벽에 일어나서 해본 몇 가지 주요한 경험을 안내하면서 소위 세계적으로 대박이 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전에 샀다가 쌓아 놓았던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매슈워커는 신경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로 잠을 매우 중시하는 세계적인 학자로 알려졌다.

 

한쪽은 권위 있는 학위와 전문성을 가진 학자로서의 자기 분야를 쓴 책, 한쪽은 어떤 연구나 학자로서가 아닌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직관을 믿고 사고하지 말아야 하는가? 직관은 편향이 심하니 믿으면 안 되고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게 좋은가?

 

잠은 줄이면서도 새벽에 일어나서 활동하는 게 맞는가? 약을 먹고라도 반드시 일정량을 자야 하는가?

 

답이 뭔가?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아나?

 

4시간 수면법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이전에 버린 모양이다. 찾아보니 없다. 4시간 안 자고도 건강하게 생활한다는 일본 사람이 쓴 책이다. 쪽잠 자는 방법 등 자기 삶을 정리해서 안내한 책이었다. 이 책 읽다가 나도 가능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었는데 쉽지 않았다.

 

수면 패턴이 엉망이 되었다. 4시간 수면법의 저자는 수면을 연구하거나 공부한 사람이 아니다. 전쟁을 겪었고 그사이에 극심한 고통 속에서 잠을 줄여 가면서 살아남았다. 전쟁 후에도 수명 패턴을 일상으로 가져와서 나름 성공한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기억한다. 오래전에 이 책 읽고 잠을 더 줄여 보려고 했었는데 실패했다.

 

이 사람처럼 살 수 없다. 일의 내용과 삶의 환경도 다르다. 그저 이런 사람도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그만이었다. 활동가로서 조금 더 치열한 삶에 대한 이상한 열정이 있었던 내 치기 어린 때를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나는 책에서 많은 정보를 얻는다. SNS 등 소셜미디어도 유용한 도구이기는 하지만 신뢰하고 믿는 정보는 가급적 책에서 구한다. 시간 되면 논문이나 연구보고서도 찾아보는데 요즘은 주문한 책을 더 읽는 것 같다.

 

틈틈이 책 읽는 이유는 간단하다. 잘살아 보기 위해서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성찰할 수 있는 가장 가장 쉬운 방법은 책에 있다. 이 부분만큼은 확신한다. 가장 쉬운 방법이 독서다. 그것도 영역 가리지 않고 읽는 잡독. 장단점이 있다.

 

오늘 하루 종일 일했다. 일 마치고 귀가하니 10시가 넘었다. 오전에 통화하면서 만났던 이들, 메시지 주고받고, 오후 내내 선생님들과 회의했다. 저녁 시간에 몇 분과의 대화, 그리고 결제하면서 이후 활동에 대해 제안도 했다. 내일도 하루 종일 이미 정해진 일정이 가득. 내 일상이다.

 

잠을 얼마만큼 자야 하는지 모르고, 생각을 더 해야 하는지, 직관을 믿고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 어떤 것을 결정하는 일은 결국 내 안의 선택에 있다. 직관도 생각도 비판적 사고도 모두 한다. 가끔은 줄이는 방법을 배워서 억지로 생각을 날리기도 한다.

 

모두가 내 삶의 경험에서 오는 내 안의 선택이다. 옳고 그름에 따른 결과는 잘 모른다. 책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떤 인식이 바탕이 된다고 알 뿐이다. 성찰하면서 부족한 내 모습을 들여다볼 뿐이다. 알면 알수록 무엇을 확신하기가 어려워진다. 모두가 그럴듯한 기준과 결과, 경험과 확신이 있다. 그래서 더 생각이 많아지고 겸손이 미덕이 아닌, 그냥 겸손해지는 게 맞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청소년, 청년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무엇을 지원한다기보다는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내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더욱더 인간답게 사는 삶이 무언지 고려하고 공부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인권, 평화, 정의, 사랑 등 변하지 않는 그 바탕 중의 바탕의 가치들. 아이쿠... 쓰다 보니 수다쟁이 된 듯. 이제 그만...ㅠㅜ

 

#

참고로 "생각에 관한 생각",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추천. 옆에 두 책? 읽으면서 배울 점은 어떤 책에도 있으니. 혹여 "4시간 수면법"은 어떠냐고 묻는다면 이 책은 완전 비추라고 전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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