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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길위의청년학교

<안녕, 군산>, 군산조각모음 청년들의 두번째 출판 기념회

by 달그락달그락 2024. 12. 24.

<안녕, 군산>


“청년으로서의 한 조각과, 군산에서의 한 조각을 각자의 글로 담고자 청년들이 모였다.” 군산 조각모음이다.


지난해부터 길위의청년학교에서 조 선생님과 지역 청년들이 글쓰기 모임을 하면서 자기 삶에 관한 책을 출판하고 있다. 오늘 두 번째 군산 청년들의 출판기념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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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노아’는 밝고 순수한 ‘앨리’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사랑을 한다. 짧은 시간 뜨거운 사랑을 하고 집안의 반대로 생이별한다.


전쟁이 나고 둘 다 다른 환경에서 살다가 20대 중반에 다시 만난다. 하지만 앨리는 그 사이 ‘론’과 약혼했다. ‘론’은 노아와 달리 부자이고 지적이며 유명한 청년이다. 노아는 여전히 가난했다.


그 상황에서 노아와 앨리는 다시 만나게 되고 또다시 사랑에 빠진다. ‘앨리’는 ‘노아’와 ‘론’ 중 한 명을 결정해야 할 순간이 온다.


‘론’을 만난 ‘앨리’는 “나도 론 당신을 사랑해. 진심이었어.” “하지만 노아와 있을 땐 내가 나 같은데, 당신과 있을 땐 내가 또 다른 사람 같아.”라고 울부짖는다. 결국 ‘앨리’는 노아를 선택하고 평생을 그렇게 자신을 찾으며 살아간다.


노아와 앨리가 나이 들고 병들어 병원 침대에서 두 손 잡고 이 땅을 떠나는 마지막 장면에 괜스레 눈물이 흘렀다. 최근에 다시 보게 된 ‘노트북’이라는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인데 20년 전 영화가 되었다. 반복해서 재개봉되고 있는 몇 안 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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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루서점에서 열린 군산 청년들의 책 출판기념회를 다녀왔다. ‘길위의청년학교’에서 두 달여간 지역 청년들이 모여 자신의 ‘평안’에 대해서 글을 쓰고 <안녕, 군산> 책을 출판하게 된 것.


행사 시작하면서 한마디 해 달라고 해서 같은 청년(?)으로서 노트북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앨리처럼 나 자신을 찾는 일이 청년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인터넷에 AI까지 모든 게 정보화되어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세상 정보 다 보고, 내가 알고 싶고 쓰고 싶은 것까지 대신해 주는 세상에서 산다.


그 가운데에서 우리가 인간으로서 꼭 지켜야 할 것은 내가 누구인지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일이라고 믿는다. ‘자기 서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AI도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며, 이는 ‘자기 서사’로 연결된다. 나의 이야기, 나만의 삶이다. 퍼스널 브랜딩 운운하면서 온갖 기술과 홍보, 마케팅이 판치지만 결국 자기 서사가 개인 브랜딩의 핵심이다.


세상에서 아무 탈 없이 편안한 ‘안녕’은 어쩌면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나를 찾아 가면서 써 내려가는 나만의 서사, 내 삶의 이야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그 안에 사람이 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사랑받으면서 나답게 살아가는 일. 누군가는 타자이기도 자연이기도 하나 나 자신일 수도 있다.

 


공동 저자 중 북콘서트 나온 청년들에게 위로받을 때 가장 좋은 말이 무어냐고 물었다. 일이 많아 지치고 힘들 때 많다는 청년은 “대신해 줄게”라는 말에 가장 크게 위로받고 있었다. 여러 일이 있어도 “괜찮아”라는 말 한마디, 또 한 청년은 “뭐 어때!”라는 말, 그리고 사회 보던 강소진 작가는 말하지 않아도 조용히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이라고 했다. 행사 마치고 어깨를 내밀어 줘서 토닥여 줬다. 멋진 청년들이다.


나는 서사를 만들어 가는 일 중 하나가 ‘글쓰기’라고 확신한다. 내가 나답다는 것. ‘앨리’가 론에게 외치는 그 순간을 붙잡는 일이다.


서사를 갖는다는 것은 자기 삶을 성찰하고 기록하여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삶에 대해서 글을 쓰는 사람은 어느 나라 대통령과 같이 탐욕에 찌들어 계엄과 같은 멍청한 짓을 할 수 없다. 글쓰기를 통해 자기 삶을 끊임없이 성찰하기 때문이다.


삶을 써 내려갈 때 나의 ‘서사’가 생긴다.


내가 사는 지역, 군산이라는 땅에서 나의 서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청년들. 지역이라는 특수성, 군산이라는 역사와 문화를 바탕에 ‘안녕’이라는 주제로 써 내려간 청년들의 책. <안녕, 군산> 곧 서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청년이 청년다운 삶, 그들이 사는 군산이라는 지역에서 청년다움에 대한 서사를 진심으로 응원하고 또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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