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수단이 아닌 존중하고 존중받을 주체적 존재다. 일의 수단도 아니고 어떤 목적을 위해서 이용할 대상도 아니다. 사람은 그냥 존재로서 존중하며 함께 해야 할 당사자다. 그렇게 사람들과 관계하고 만나다 보면 사람을 존중하고 함께 하려는 일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우리가 활동이라고 표현하는 일이다.
오늘 밤에도 모임이 있었다. 길위의청년학교 운영지원 이사회, 청년 활동에 대한 운영지원을 어떻게 할지 함께 하는 분들이다.
이사회 시작하면 사무실에서 도시락 먹으면서 사는 이야기 나눈다. 사업 보고와 안건 이전에 서로 간 살아가면 겪는 조금 깊은 이야기에 괜히 눈시울이 뜨거울 때가 있다. 오늘은 특히나 공감도 컸고 서로를 응원하게 됐다.
오늘 대화 주제가 어찌 하다 보니 운영하는 병원이나 회사, 직장생활의 어려움이 됐다. 직원의 이직 문제, 힘겨워하는 직원을 만났을 때의 고민, 투자하면서 손실 나는 경우, 잠을 2시간 정도 자면서까지 해결해야 할 프로젝트, 곧 셰프가 그만둔다는 이사님, 카이스트에서 많은 사업을 담당하면서 좋은 점과 고민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너무 쿨하게 사업하면서 손해 난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허허 웃는 이사님 보면서 갑자기 우리 모두가 너그러워(?)졌다.
길위의청년학교에 매년 입학하는 12명 내외의 청년 지원, 지난해 청년 이사님들 중심으로 조직된 청년단체 활동 지원, 미얀마 청년들과의 국제교류 활동과 10월에 달그락에 자원활동가인 꿈청지기 선생님들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일찻집 참여, 정읍 달그락 운영지원까지 여러 활동 지원방안에 대해서 깊이 나누었다.
삶은 간다. 어찌하다 보니 지금 이 나이가 되었고 또 그렇게 나이 들다가 어느 순간 이 땅 떠날 것임을 안다.
오전에 진행했던 행정업무, 오후에 계속 이어진 사무국 회의와 대화, 저녁에 이사회까지 모두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얻어진 떠나기 전 내 삶의 일부분이다. 조금은 복잡하고 과중할 수 있어도 나는 그 안에 본질이 사람들에게 있음을 안다. 모든 일을 실타래 풀어내듯이 잘 풀면서 연결해 나갈 때 청소년들과 우리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복이 된다는 것도 안다. 공동체 내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의 긍정적인 변화와 우리 이웃들이 조금 더 나은 어떤 변화가 있음을 눈과 가슴으로 매번 확인하면서 이 일을 어떻게든 붙잡고 있다.
거의 매일 밤에 만나는 이사님, 위원분들, 이웃, 후원자뿐만 아니라 여러 모임 등 시민들과의 관계 자체에서 삶의 긍정적인 동력을 만들어 주는 동기가 형성된다. 서로에게 만들어지는 바탕의 동기다. 관계의 따뜻함에서 오는 활동은 자연스럽고 그에 따른 변화는 계속해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런 모임에서 가장 큰 변화의 수혜자는 바로 나다. 매번 만나는 이들에게 감사함이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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