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꿈꾸는 세상은 ‘네버랜드’였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만 사는 피터팬의 세상이었어요. 청소년 활동하며 청소년들만 사는 세상에는 그들을 억압하고 옳지 않은 쪽으로 강압하는 이들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어느 순간 “10대만 사는 세상이 과연 청소년 당사자에게 행복한 세상일까?”하는 제 안의 질문에 직면했습니다. 네버랜드와 같이 청소년만 사는 세상은 지구촌 안에서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들이 행복하다면 그런 세상을 계속 꿈꾸고 어떻게든 만들어 보려고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행복하다고 여기는 세상은 그들만 모여서 사는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네버랜드가 현실로 왔을 때 청소년 또한 행복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청소년, 청년, 어린이, 중장년, 노인 세대까지 모두가 어울려 함께 하는 세대 통합적인 사회입니다. 사람은 그렇게 사회적으로 살아가야 건강하다는 것을 수만 년의 역사와 문화, 과학이 알려 주고 있었습니다. 통합적인 세상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다만 제가 만나는 청소년, 청년의 공간에서만큼은 그들이 주인공 대접을 받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청소년이 주체로서 우리 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어른’들이 많을 때 서로에게 좋은 사회가 된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세대를 넘어 우리 모두가 좋은 사회입니다. 이 때문에 달그락의 청소년 자치활동은 청소년만 하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꿈꾸는 지역사회는 청소년도 어른도 서로가 어울려 함께 존중하면서 살아가는 활동입니다.
청소년이 ‘미래세대’가 아닌 현재의 ‘시민’으로서 그들의 삶과 사회에 참여하면서 주체적으로 변화시키는 지역사회를 꿈꾸게 됐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이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입니다. 이곳에 참여하는 어른들은 자기 시간과 돈을 내면서 매달 모임을 운영하며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많은 후원자들이 함께 해 주고 계십니다. 그들 안에서 연구회도 진행하며 공부하고, 청소년 행사에서는 가능하면 끝까지 청소년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분들이 계셔서 ‘달그락’이 조금 더 ‘달그락’ 거릴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 이런 ‘어른’들이 많아지면서 활동의 폭은 계속해서 넓어졌습니다.
2015년 달그락을 개소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꿈을 썼습니다. 모금을 시작하면서 지인들에게 “저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 중 일부 내용입니다.
“저는 꿈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사업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삶에 진짜로 참여하고 주인이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짜여진 프로그램과 사업으로의 공간이 아닌 자유롭게 그들이 들어와 편하게 대화하고 소통하며 자신들만의 일을 꿈꾸고 만들어 갈 수 있는 공간을 꿈꿉니다. 거창하게 대리석 깔리지 않아도 그들을 이해해 주고 격려 지원해 주는 진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입니다.
저는 꿈이 있습니다.
지역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좋은 도시가 되도록 함께하는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모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청소년들의 삶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도록 돕는 것입니다. 지역사회가 청소년에 의해,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과 함께하는 지역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청소년들이 살기 좋은 지역을 위해서 청소년들이 변화의 주체로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저는 꿈이 있습니다.
청소년 활동하는 후배들이 민간의 자발적 힘으로 지속 가능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청소년을 만나는 일에 삶을 걸고자 하는 후배들이 있습니다. 현재를 꿈꾸면서 만들고 있는 안전한 관계의 공간을 통해서 그들이 지속 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이미 길위의청년학교, 청년의꿈 과외수업과 함께 몇몇 네트워크를 통한 포럼 등을 통해 여러 일들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일들을 더욱 강화하면서 지역 기반의 지속 가능한 공간을 모델링하고 싶습니다. 국가의 공공적 기관이나 시설이 아니어도 시민들의 힘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들을 만나고자 하는 청년들에게도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10년이 지났습니다. 2014년 겨울 두 명의 선생님에게 저의 꿈을 이야기했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꿈은 모두 이루어졌고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매년 200여 명의 청소년이 참여하는 자치 공간이 되었습니다. 후원자와 이웃, 위원회, 이사회, 자원활동가, 봉사자, 연구회 등에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의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지난 10년간 50여 평 남짓한 이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 낸 일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길위의청년학교를 다시 시작하면서 공간을 만들어 새롭게 활동이 시작되었고, 정읍에도 달그락이 개소했으며, 익산에 청소년자치공간 다꿈을 열었습니다. 수많은 청소년과 이웃이 함께 했고, 그들을 중심으로 상상 이상의 활동과 변화가 있습니다. 자치를 통한 시민성은 성장했고, 민주주의에 직접 참여하며 사회 문제 변화의 주체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달그락 공동체는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면서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 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우리는 100년이 지나도 멈추지 않을 공간을 세울 것입니다. 현재 함께 하는 달그락의 1세대 이후를 준비합니다. 100년 이상 자발적이고 역동적인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공간입니다.
두 번째, 전국 규모의 청소년언론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달그락미디어 그룹입니다.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좋은 공간이 되는 데 필요한 일 중 하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관점으로 사회를 투영하고 변화 시키는 것입니다. 현재 시국에서 보여 지듯이 우리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 사회에 참여하는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욱 확실히 알게 됩니다. 달그락은 초기부터 공유변화팀을 운영하면서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청소년의 삶과 이야기를 사회에 안내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소셜방송을 시작했고, 새전북신문과 협약을 맺고 10여년간 매주 한 면을 청소년기자단의 기사로 채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국규모의 청소년이 중심이 된 인터넷 언론사를 창간할 예정입니다.
셋째, 달그락 공동체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10대부터 8, 9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하는 공동체이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더욱 확장될 것입니다. 청소년자치기구는 개별 전문성을 바탕으로 더욱 심화되어 학교별로 확장되어 성장할 것입니다. 꿈청지기 선생님들의 카페와 같은 공간이 마련 될 것이고, 달그락마을방송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시민방송국의 설립도 추진 할 것입니다. 달그락 프로젝트와 마을학교의 거점을 만들어 확장 됩니다. 미얀마, 네팔 등 국제교류 활동은 사회개발 활동으로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 활동이 커질 것입니다. 청년 활동가와 연구자들의 정책활동을 지원하고 특히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 공간과 연대를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길위의청년학교를 통하여 청소년활동가와 연구자를 위한 활동의 폭을 넓힐 것입니다. 길위의청년학교는 이후 심화 과정으로 대학원 수준의 과정으로 확대 개편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달그락과 연대하는 또 다른 달그락의 설립도 계속해서 추진 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청소년과 위원회 등 전 직원이 합심하여 비전을 설정했고, 달그락 내에 여러 위원회와 자원활동가 그룹에서 한 두명씩 파견된 분들 중심으로 <달그락 비전·후원이사회>가 조직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비전을 위해서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해 주시면 달그락의 새로운 비전을 이루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종교가 있는 분들은 기도해 주시고, 마음으로라도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후원할 수 있는 분들은 소액이라도 아래 계좌로 비전기금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달그락은 환대의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마을에서 따뜻하고 행복한 ‘정’이 흐르는 관계를 누리기를 원하기에 주변 사람들을 초대합니다. 공동체에 이미 참가한 분들이 주인이기도 하고, 처음 참가하는 분들 또한 손님이지만 주인이 됩니다. 지역에 ‘달그락’이라는 신기한 공동체에 주인으로서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그 안에서 시민으로서 청소년은 더욱더 건강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달그락에 청소년자치활동을 기반으로 모두가 환대받는 공동체를 이룰 것입니다.
달그락이라는 배는 우리가 함께 꿈꾸는 세상을 만들고자 비전을 붙잡고 또 다른 10년을 향해 출항합니다. 함께 승선하여 ‘정’이 흐르는 따뜻한 환대의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가 보면 어떨까요?
2024년 12월, 초겨울에 정건희 올림
- 달그락 10년을 준비하는 비전기금 계좌
: 우리은행 1005-401-356578, (사)들꽃청소년세상
※ 예금주인 <(사)들꽃청소년세상>은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과 ‘길위의청년학교’의 모 법인입니다. 이 계좌로 지원하는 후원금은 달그락 비전기금으로 전액 사용됩니다. 저희 법인은 기획재정부에서 지정한 지정기부금 단체로 소득세법 제34조에 의해 기부금에 대하여 세액 공재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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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제 SNS의 타임라인에 대부분 계엄과 탄핵의 글이 주류를 이룹니다. 저도 계속 글을 썼고 여러 모습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그락의 10주년 행사는 더욱 더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가진 시민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도록 청소년이 참여하며 자치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 가는 달그락의 활동, 이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증거는 차고 넘칩니다. 여기 친구분들도 응원해 주시고 함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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