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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불안은 내 친구

by 달그락달그락 2024. 11. 23.

불안을 떨치고 싶어서 불안에 관한 책을 몽땅 사서 읽으려고 덤볐던 적이 있었다. 몇 권 읽다가 책을 모두 한곳에 몰아 넣어 놨다. 당시 더 불안해졌었다.

 

 

그중 지금도 기억 나는 책은 알랭 드 보통의 불안과 대니얼 스미스의 몽키 마인드까지 머리에 빙빙 돌아다니는 내용이 있다. 심리적으로 불안을 겪는 사람들의 자기 일상을 기록하는 책을 볼 때면 불안이 더 커지는 경험을 했다.

 

이유 없이 막연히 나타나는 불쾌한 정서적 상태, 또는 안도감이나 확신이 상실된 심리 상태를 우리는 불안이라고 한다. 불안은 나쁜 것인가? 정확히 모르겠지만 뭐든 과잉 상태는 매우 나쁜 일을 맞다. 불안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불안은 설렘으로도 해석된다. 어떠한 새로운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그 일을 통한 희망을 보면서 뛰는 가슴으로 일을 한다. 또한 불안이 없으면 노력하지 않는다. 일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는다. 사고를 예방하지도 못하고 아픈 사람들 옆에서 아파하기도 힘들다. 현재와 미래에 안도감이 적고, 확신이 안 서기 때문에 무언가를 열심히 한다. 이 모든 게 불안 때문일 수 있다.

 

불안때문이라는 해석이 맞는지도 모른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자신이 행하는 삶의 과정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옳고 그름, 즐거움과 아픔, 행복과 고통이 결정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어떤 일이든 그 해석은 자신의 몫이다.

 

오후에 좋은 분을 만났다. 근처 일이 있어서 마치고 군산 들렀다고 했다. 현재 행하는 일도 의미 있지만 꿈꾸고 행하는 일이 있었다. 이전에 내 경험 잠시 나누고 그분의 미래 활동 응원해 드렸다.

 

어떤 삶이 옳다고 그르다고 할 수 없다. 모두가 자신이 결정하고 선택하여 책임지면서 만들어 가는 일에 따른 해석을 해 나가기 마련이다. 십수 년 전에 내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처럼 명확한 비전이 있었냐 하면 그렇지도 않았다. 불안이 찌든 환경에서 그때의 그것(?)이 옳다고 여겼고 거기에 몰입했을 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다. 선택하고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할 때 그만큼 앞으로 간다. 노력해도 기대만큼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반드시 힘들여 민만큼 앞으로 간다. 삶이 그렇다. 나아가는 길이나 거리, 목적지 등 그 모두의 옳고 그름의 해석은 내가 한다.

 

불안은 과잉만 아니면 내게 훌륭한 촉진자의 역할을 한다. 잠잘 때만 안 오면 좋은 불안.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아야 내 친한 친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