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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폭력에 반대하는 것!

by 달그락달그락 2024. 10. 12.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내 가슴이 설레일 정도이니 관계자들은 얼마나 좋을까?

 

몇 달전 경기도교육청은 문제 있는 도서라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도서관에서 폐기했다. 이상문학상을 받은 최진영의 '구의 증명', 노벨문학상을 받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의 문학작품을 모두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해 버렸다.

 

그 뿐인가? 2013년 독일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받은 성교육 책 '사춘기 내 몸 사용 설명서'와 영국 교육전문지에서 올해의 지식상을 받은 '10대들을 위한 성교육' 등도 모두 폐기했다. 성과 관련한 민원 때문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지만 대한민국 현실이다.

 

힘을 가진 자들에 의해 지배 당하는 이들(청소년?)이 진짜로 필요(needs)한 것들을 거세 당하는 기분이다. 그 기준을 어떤 자들이 결정하는 걸까? 세계3대 문학상 중 하나라는 멘부커상에 노벨상까지 탄 사람의 책까지 문제 있는 것이라면 도대체 우리 청소년들이 읽어야 하는 책은 무엇일까?

 

한강은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되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사상적 편향성이 있다면서 문제 삼았다.

 

오늘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 작가를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섰다는 점을 첫머리에서 밝혔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언급한 것으로 읽힌다.

 

진보, 보수를 떠나서 최소한 문화예술계는 자유롭게 두는 게 옳다. 자기 사상과 기준을 잣대로 타자를 옥죄고 고통스럽게 가두는 일은 독재국가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와 책이 사상 편향이라면서 공격받았고, 최근 경기도 교육청에서 폐기되는 기가 막힌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도대에 누가 누구를 위해서 어떤 요구와 필요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것일까? 우리 정부는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기뻐하겠지?

 

아시아 최초의 여성작가로서의 노벨상 수상. 폭력의 반대편에 서는 것이 문학이라고 설명하는 작가. 한강. 너무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