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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지금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by 달그락달그락 2024. 9. 14.

매일 침대에 눕기 전 무조건 한 꼭지씩 글을 썼다. 페북이나 블로그에 올리기도 했고, 어떤 글은 집필하고 있는 책에 포함했다. 신문사에 보내는 칼럼에 시작글이 되기도 한다.

 

작년 초부터 시작한 운동도 루틴이 되어 가능하면 하루에 한 시간은 헬스클럽 가려고 무던히 노력 중이다. 최근 돌아보니 주에 3, 4일은 운동하고 있다.

 

아침 식사 후 커피를 한두 잔 내려 마신다. 그때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이다. 혼자 멍하게 앉아서 커피 내음만 남는 순간. 읽던 책도 열어 보는 짧은 그 시간이 좋다. 그 순간만큼은 매일이 그립다.

 

매일 두끼 식사는 챙겨 먹으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먹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주 한 권 정도 읽으려고 계속 구입하는 책도 많다. 주에 한 권까지는 아니어도 어떻게든 시간 내어 몇 장이라도 읽고 있다.

 

달그락과 청소년자치연구소, 길위의청년학교에 업무는 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행정, 전화, 대화, 사람들의 모임과 회의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 안에 내 삶이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번 해부터 맡겨진 법인 일까지 집중하는 일이 조금 늘었다.

 

원래 이번 해 계획했던 10년간의 달그락 활동에 관해서 쓰려고 했던 책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편집자님도 기획 과정에서 논의 중에 내 일정 때문에 모든 게 늦춰지고 말았다. 날 잡아서 집중해야겠다.

 

강의는 이번 해 대폭 줄였다. 쉬는 날 대학원에서 한 강좌 맡았고 길청의 연구회, 전북에 청소년지도자들 학습모임인 청스토리 선생님들 지원하는 등 지속되는 강의에만 집중하고 있다. 외부 강의 등 단타로 계속 의뢰 오늘 일정은 내부 상황 살피면서 우선순위 정하고 결정한다.

 

청소년 현장 선생님과 꾸준히 글모임 하면서 선생님들의 글쓰기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해도 청글넷(모임이름)’에서 현장 활동가들이 나왔고, 매일 글쓰기 모임인 오글 모임에서 최근 에세이도 퇴고 중이다. 이번 해 가기 전 처음으로 선생님들이 공저한 에세이도 출판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월간 책 모임부터, 북콘서트, 현장 글쓰기 세미나 등 매일 다양한 모임이 일어나고 있다.

 

 

 

쓰다 보니 매일 반복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나온다. 하는 일 더 있지만 생각나는 대로 끄적이다 보니 먹고 마시며 잠자는 일을 기본을 행하는 반복하는 일들이 눈에 들어온다. 숨 쉬는 거 빼놓고는 계속해서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기검진 맞아서 금식하고 속을 비우고 위 대장내시경 등 종합검진했다. 검사 전후로 몸이 살짝 좋지 않아서 며칠간 조금 앓았다. 일주일여가 지났는데 오늘에서야 조금 회복되는 것 같다. 3일 내외의 시간 동안 내가 계속 반복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멈췄다.

 

몸이 정상적일 때는 내가 정한 루틴에 의해서 일하지 않으면 불안이 밀려온다. 언제나 그렇다. 가만히 있어도 뭔가 해야 하는 불안증과 조급증은 오래전부터 달고 살았다. 그러다가 몇 달만인지 몸이 아픈 상황에서 며칠 금식하고 검사받고 약 먹었더니 모든 게 하기 싫어졌다. 만사 피곤하고 힘든 시간이 됐다. 위에 나열했던 먹고, 마시고도 금했고, 읽고 쓰는 일도 힘들어서 내려놨다. 중요한 회의도 불참했고, 전자결제 올라온 것도 모두 뒤로 미루어졌다. 사람 만나는 일도 멈췄다.

 

매일 소소하게 이루어지는 먹고 마시고 잠자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다.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지만 신경 쓰지 않는 일 중 하나여서 바꾸어 보려고 노력했지만, 이 수준이다.

 

일도 그렇다. 스트레스 넘치는데 아프기까지 할 때 일도 사람도 모두가 힘겨워서 관계 끊고 내려놓게 된다.

 

사람의 삶은 언제나 그 모양이다. 먹고 마실 수 있을 때, 먹고 마셔야 한다. 일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일해야 하고, 사람을 만나고 교재하고 사랑할 수 있을 때 뜨겁게 사랑해야 한다. 그 순간에 몰입해서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후회가 덜 한다.

 

편하게 침대에 누워서 멍하게 티브이 리모컨 붙잡고 넷플릭스 열어 맥주 마시는 삶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렇게 누워서 하루 종일 보내는 삶은 언제든 가능한 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 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반드시 있다. 그것을 찾아 집중하고 몰입하는 삶이 좋은 삶이다. 무엇이든 그렇다.

 

갑자기 노래가 하고 싶어지는군. 지금 이순간~~

 

그리고 우리 모두 매년 한번씩 찾아오는 한가위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한 날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