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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올림픽 기사 보다가 알게 되는 망하는 조직

by 달그락달그락 2024. 8. 5.

파리올림픽조직위 인스타그램. 사진 인터넷 캡처

 

올림픽 양궁에서 금메달 3개를 딴 김우진을 이기려면 “11점을 쏘든지 김우진을 쏴야 한다"라는 댓글. 웃다가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 우리 선수들 잘했다.

 

어떤 이들은 고구려, 조선 시대 우리 선조가 활을 잘 쏴서 양궁 잘한다는 민족의식에 헛소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면 몽골은 지금 세계 정복하고 있나?

 

양궁이 금메달 싹쓸이한 이유는 학연, 혈연, 지연 모두 배제하고 열심히 하면서 성적 좋은 선수를 뽑아서 올림픽에 내보낸 게 답이다. 그 이면에 양궁협회 운영이 투명했고, 정 회장을 중심으로 아낌없는 지원을 계속해서 하고 있어서다.

 

축구가 올림픽도 못 나갈 정도로 왜 이렇게 폭망하고 있냐고? 양궁협회와 반대다. 감독이나 선수 기용에 있어서 원칙도 기준도 없이 한두 명의 이기적 욕망에 휘둘리고 있다. 말이 많은데 해결은 너무 간단하다. 열심히 하면서 잘하는 선수 기용하고, 기준을 세워서 감독을 채용하고 잘할 수 있도록 전폭적 지원을 하면 된다.

 

홍명보를 왜 극혐하는지는 언론에 너무 많이 나와서 나까지 떠들 필요는 없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 기준 세우고 외국 감독 물색하다가 시간 보내더니 갑자기 감독 선임 기준을 모두 망가트리고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홍 감독을 모셔 왔다는 것.

 

엄청난 연봉 주고 채용하는데 외국 감독과 같이 면접을 보든지 운영계획안을 제출해서 무슨 심사를 하든지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면접이고 나발이고 그 무엇도 안 한다는 게 말도 안 될뿐더러 홍 감독 자신도 안 한다고 한 것을 한 번에 뒤집는 것도 코미디다.

 

오늘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 따고 대표팀과 함께 가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자신의 부상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한 협회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 보호와 지원이 최우선인 협회인데 어찌 세계적인 선수에게까지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기준도 없고, 원칙을 세우고도 무엇 때문인지 한 번에 모두 망가트리고 어떻게 뽑혔는지 회의록 한 장 오픈하지 못하는 조직은 망하게 되어 있다. 우리 조직 사회에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다. 기업도 비영리기관도 그 어떤 조직도 오래 가면서 성장하는 조직의 기본 원칙이라는 말이다.

 

기준이 있어야 한다. 열심히 하고 성과 좋은 사람을 세워야 하며 가능한 최선의 지원과 함께 운영은 투명해야 한다. 너무나 간단한 원칙이지만 회의록 한 장을 제대로 공개 못 하는 썩어 망하는 공조직이 자꾸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만 그런가? 올림픽 뉴스로 접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 보면서 감동하다가 망해 가는 협회나 관련 기관 들여다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