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좀 하면 안 되나? 나이가 어리면 말도 못 하나? 협회장이나 이사는 말해도 되고 선수는 말하면 안 되나? 부당하다고 여기면 말해야 하지 않나?
“혼자 금메달 딴 거 아니라고?” 실망스럽다고? 당신 금메달 딴 이후에 후배들의 삶이나 환경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아나? 당신은 후배들을 위해서 또는 당시 선수였던 당신의 더 좋은 환경을 위해서 무엇을 했나?
문제가 있으면 말하고 뭐라도 바꾸어야 하지 않나?
https://youtu.be/KVm1U6fD7Uo?si=IMMUIERw4c5iQv21
우리나라 유도계에서 전설이라고까지 불렸던 김재엽 선수. 오래전 유도계에서 제명됐다. 이유가 뭐냐고? 가르치던 제자의 억울한 판정에 불복하며 근 20년 유도회장 하던 자에게 저항했다는 이유 하나. 유도를 아무리 잘해도 용인대 학생이 아니면 대표선수가 될 수 없는 현실에서 다른 대학에서 유도를 육성할까? 우리나라 대학에서 유도는 거의 사라졌다. 유도가 폭망하고 있다는 말이다.
홍명보가 이전과 같이 인맥 축구 안 하겠다고 했다. 코미디 아닌가? 그러면 이전에는 고대 인맥 축구해 왔다는 이야긴가? 이제야 다른 곳에서 사람을 찾겠다면서 저변을 넓혀 보겠다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데? 수십 년 만에 올림픽도 출전 못 하게 해 놓고서는 협회장은 책 쓰고 외국 나가서 인사들에게 사인해 주면서 사진 찍고 있다나? 축구는 이미 폭망하고 있다.
협회는 선수지원이 목적이다. 선수와 경기가 있어서 협회가 존재한다. 그런 협회가 선수가 힘들어한다고 한마디 했더니 올림픽 끝나기도 전에 회장이라는 자가 귀국해서 10장이 넘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고 선수를 공격해. 선수는 주변 선수에게 미안하다면서 올림픽 끝나고 입장을 내겠다고 하고 있어.
보도자료 나오자, 하루 만에 수많은 어른들께서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르는 MZ(?)라는 단어 써 가면서 요즘 애들이 싸가지 없다면서 안 선수를 꾸짖고 나섰다. 너 혼자 금 땄냐고, 너만 잘 났냐고, 너만 힘들었냐고, 너만 특혜를 주어야 하냐고, 너만 비즈니스석 타야 하냐고, (기업 협찬 이야기 꺼내면서) 너만 운동화 다른 거 신어야 하냐고, 온갖 법적 용어 꺼내면서 훈계질이 시작됐다.
체육계를 아는 사람들 이야기 좀 해 보면 어떤가? 양궁협회 제외하고 폭망해 가는 여러 종목의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는지?
잘 알지도 못하는 내가 진단해 볼까? 그저 자기의 개인적인 욕심만 채우는 이들이 기득권을 갖고 그 아래 맹종하면서 붙어 빵 부스러기 얻어먹는 자들 때문이다. 인맥 운운하면서 승부조작부터, 대표팀 선발까지 자기들 입 맛에 맞는 자들 인맥으로 연을 가져가고 유도협회처럼 망해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 사회 문제는 체육계에만 있지 않아. 요즘 돌아가는 나라의 수많은 일들 보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 어째 몇 년 만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넘쳐 나도 이렇게 조용하게 넘어가는지. 일하다가 날이 뜨거워서 다운된 줄 알았는데. 세상 살피다 보니 머리가 너무 복잡해져.
저녁에 평화를 주제로 철원까지 달그락 상상캠프 다녀온 아이와 이야기 나누었다. 평화는 무력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군. 대화하고 협력하고 상대를 알기 위해 노력하며, 일단 내가 선 자리에서부터 최선을 다해 평화를 일구는 피스메이커가 되어야 한다는 거야. 아…. 그나마 이 아이 때문에 숨통이 트여.
그렇지. 내가 선 자리에서 내 위치에서 내가 해야 할 그 활동을 꾸역꾸역 해 나가는 거지.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순간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누구에게나 존중받고 존중할 수 있는 그런 공동체를 위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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