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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현장에 당사자들과 함께 하는 이들이 존중 받는 사회여야

by 달그락달그락 2024. 8. 2.

현장에서 실제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많은 곳에서 노가다(?)를 뛰지 않고 말만 하는 위치에 가려는 노력만 있다.

 

교육계에 학생들 만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교육과정과 학생 관계에 집중하면서 공부하고 가르치는 교사가 있는 반면 어떻게든 승진해서 교실을 떠나려고 발버둥 치는 선생도 있다. 청소년활동 기관의 존재 이유는 청소년이고 동아리, 참여기구, 관련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핵심이다. 이상하게도 이렇게 청소년을 직접 만나고 조직하고 프로그램 운영하는 일은 초임이나 말단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계도 현장에 클라이언트를 직접 만나는 일은 누가 하는가?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오더를 내릴 사람은 많아. 말을 할 사람은 많은데, 한국 사회는 전통적으로 노가다를 뛸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이런 거는 남이 해야 되는 거야." 이국종 교수의 말이다.

 

노가다라는 말은 건축 및 토목 노동자를 의미하는 일본어가 어원이다. 여기에서 노가다는 현장에서 직접 그 일의 본질을 위해서 가장 열심히 뛰는 사람을 말한다. 의사라면 수술을 하는 등 환자를 살리는 일을 하고, 교사라면 학생들과 소통하며 교육하고, 청소년(지도자)활동가라면 체험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어야 하고, 사회복지사라면 클라이언트분들과 깊게 관계하며 문제 해결과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한다. 상담사는 내담자의 내면 문제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조직 운영을 위해서 행정도 하고, 시설관리, 네트워크 사업 등이 있다.

 

어떠한 조직이건 그 일의 본질은 바로 당사자에게 있다. 학교는 학생과 교사다. 청소년기관은 청소년과 지도자와 상담사 등입니다. 병원은 환자와 의사, 간호사 등이다. 문제는 그러한 수많은 조직에 당사자를 만나지 않는 일을 더 높이 쳐주는 희한한 문화가 우리 안에 내재 되어 있는 것만 같다. 현장이 중심이고 그 공간에 본질은 당사자들이며 이를 위해서 학계도 있고, 연구자도 있고 교수도 있는 것인데 위계를 두고 현장에 활동하는 사람들은 낮게 보는 이상한 문화는 보일 때가 있다.

 

노가다 뛰고 있는 현장에서 당사자들과 활동하는 이들이 대우받는 사회여야 한다. 그들에게 더 지금보다는 더 큰 권한이 부여되어야 조직은 성장하기 마련이다. 학교에서는 학생을 만나는 교사가, 청소년기관에서는 청소년활동을 돕는 청소년지도사와 상담하는 상담사들이, 병원에서는 진료 보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복지관에서는 현장 클라이언트 만나는 복지사들이 대우받고 전문성 커지도록 돕는 시스템이 중요해 보인다.

 

학계나 교육계, 그와 연관된 현장의 일터 모두가 자기 전문성에 따라 최선을 다할 뿐이다. 현장 활동하다가 학위 받아 교수로 가면 출세한 것으로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웃기는 일이다. 학계도 또 하나의 현장이다. 그 어디나 현장이고 그곳의 정체성에 따른 일을 할 뿐이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 교육, 복지, 의료, 활동, 상담 등 수많은 인간과의 일들이 있는데 당사자들과 직접 움직이는 바닥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에 대한 더 큰 배려와 지원이 아쉬운 때다.

 

지나가다가 본 이국종 교수의 이 한 문장 때문에 갑자기 주저리주저리 떠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