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나 때문이고, 실패의 책임은 너 때문이지. 내가 맡긴 일이 잘됐을 때는 내 공이지만, 실패하거나 잘 안되었을 때는 팀원인 네 문제라니까. 이런 사람을 ‘자기 봉사적 편향’이 강한 사람이라고 한다. 회사에 상사, 대표, 선배 중에서 이런 사람들이 많은 조직은 피하는 게 좋다. 망하기 딱 좋은 문제 많은 조직이라는 신호다.
상사(선배)가 된다는 것은 책임을 져 준다는 뜻이다. 결제의 이유다. 내가 이해한 조직사회에 선배의 기본은 책임이다. 공은 담당자에게 돌리면 된다. 심지어 팀원에게 맡긴 일을 선배(상사)가 더 많이 해 주고 설명하면서 진행했더라도 공은 담당 팀원에게 있어야 한다. 물론 실패는 선배의 책임이다. 오래 가는 건강한 조직의 신호다.
문제는 말이다. 이렇게 끄적이는 글이나 말이 정말 쉽다는 것. 모든 조직 내의 관계는 상대적이다. 선배로도 많은 것을 책임져 주면 사업이 잘 진행되면서 인간관계도 좋아지기도 하지만, 어떤 팀원은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면서도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하고 다른 사람을 탓하면서 엉뚱한 문제를 더 일으키는 때도 있다. 어떤 이들은 부장이나 대표가 문제가 많은데도 팀원이나 담당이 아주 열심히 해서 프로젝트를 멋지게 성공시키는 경우도 있다(작은 조직에서 가능한 일인지도.) 모든 일은 케바케(?)라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내가 가진 편향을 최대한 내려놓아야 한다. 편향적 인식에 대한 용어가 많기도 하다. 자기 봉사적 편향뿐만 아니라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소식에 집중하는 경향이 큰 부정 편향도 있다. 실패를 피하려는 마음이 강해져서 팀원이나 상사를 불신하는 경우가 커지는 편향이다. 확증편향 등 이러한 여러 편향된 사고를 내려놓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상대를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가능한 책임은 내가 지더라도 상대가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자율권을 주고 알아서 하라는 방임적 태도는 오히려 팀원을 괴롭히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어렵지만 가능한 한 사람 한 사람을 꾸준히 만나고 소통하려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적절한 지점을 찾아 선배(상사)가 언제든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내가 생각하는 나름의 지속 가능한 조직의 수준이다.
나이 먹고 선배 되고 상사가 되어갈수록 책임질 일은 커지기 마련이다. 권한도 커지지만, 그 권한을 남발하다가는 망하거나 외로움에 지쳐 쓰러질 거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그중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나름의 존재로서 활동하도록 돕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특히나 내가 일하는 비영리 조직, 비정부 조직에서는 그 자율성과 자발성, 사람들과의 공동체성까지 너무나도 중요해 보인다.
막내 인턴 선생님과 주에 몇 차례씩 슈퍼비전 중이다. 오늘 이사회 보고서 검토하다가 이 친구가 출근한 지가 3개월이 된 날이었다. 3개월여 많은 대화 중에 내가 배우는 게 많았다.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 결국 사람에 의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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