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사는 이야기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 매일이 설레는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4. 7. 4.

 

 

서울에 다녀왔다.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회의 세 개를 연거푸 진행했다. 늦은 밤 귀가해서 샤워하고 밥통을 열었다. 배가 고팠다. 대접에 밥을 덜고 캔을 따서 고추참치를 부었고 달걀후라이를 얹고 나서 열무김치 넣어 쓱쓱 비벼 먹었다. 11시가 다 되었다. 배가 불러서 다른 것을 할 수가 없다.

 

해야 할 일 넘치니 잘 됐다 싶어 컴퓨터를 켰다. 무심코 언론을 살피기 시작했다. 한 시간이 순삭이다. 김병주 의원의 정신 나간이라는 표현을 두고 PC 논란까지 불거지는 것을 보면서 웃다가도 가슴이 턱턱 막혔다. 일본과 우리나라 관계를 아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입으로 동맹을 꺼낼 수는 없는 일이다. 거기에 장애인 인권 이야기까지 나오니 기가 막혔다.

 

지난해부터 벌어진 채상병 사건, 방통위 문제, 권익위와 감사원, 인권위까지 그들이 그렇게도 좋아하는 법과 기본적 상식이 망가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면서도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없음에 분노가 인다. 그러한 문제를 가장 정확하게 안내해 주어야 할 언론을 보면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의 신뢰는 계속해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민들의 정치관도 기성 언론을 신뢰하지 않고 그들의 눈으로 뉴미디어인 소셜미디어 등을 통하여 직접 글과 영상, 취재까지 하면서 움직여 나간다. 이번 선거에서도 언론 대부분이 여당을 찬양했어도 선거 결과는 이렇게 나왔다. 시민참여와 뉴미디어의 영향력이다. 파워블로거만 돼도 지방 신문보다 파장이 크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알려진 공공연한 사실이다. 유튜브는 말해서 무엇하랴.

 

이런 글 끄적이려고 한 게 아닌데 또 이러고 있네. 수년 전 꽤 긴 시간 정부 정책이나 사회문제에 천착해서 집중했던 적이 있다. 몇 년을 그랬다. 현장 활동과 여러 집회 등에도 참여했고 그런 글도 여러 곳에 썼다. 최소한 민주주의 국가에서 옳은 일을 한다고 믿었고 사회책에 있을 법한 수준의 이야기는 해야 한다고 믿었다.

 

민주주의 하자고 하니 좌빨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던 때가 있다. 자기 진영 아니면 무조건 빨갱이다. 요즘도 그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세상이 다시 돌아왔지만, 그때처럼 흥분하고 화내지 않는다. 그럴만한 가치도 없고 거기에 투여할 힘도 없다.

 

또 다른 고민은 이런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있다. 그때 분노하며 비판하는 일도 중요했다. 요즘은 내가 행하는 일에 더욱더 집중하는 게 맞다고 여긴다. 내 활동 이외에 비판할 힘도 여력도 부족하고, 나는 청소년활동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현장 활동가이고 부족한 연구자로 이웃들과 공동체 꾸리면서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내 분노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현재의 내 일을 더욱더 집중해서 잘해야 한다. 오래 견뎌야 변화된다는 것을 안다. 적개심, 분노, 흥분을 조금은 냉철하게 갖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겠다.

 

정치적 문제, 자본주의 병폐 등 우리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온갖 일들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고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서 지역에 청소년, 청년과 이웃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어떤 공동체적이고 대안적인 삶에 답이 있다. 그 안에 민주주의가 있고 교육과 삶이 녹아 있다고 믿는다.

 

해야 할 일은 내일로 미루어야겠다. 시간이 또 하루가 지나고 말았다. 기사 읽고 국회와 관련한 영상을 보질 말았어야 했는데. 하루가 길었고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오늘 일정 살피면서 만나야 할 사람들 생각하면서 또 다름 설렘이 있다. 매일이 설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