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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by 달그락달그락 2024. 7. 1.

내가 너와 헤어지고 후회되는 게 있다면. 네가 얼마나 멋진지 깨닫게 해주지 못한 거야

 

악셀이 이 말을 하는데 가슴이 쿵(?) 하며 눈물이 찔끔거려.

 

유명 만화가인 악셀은 췌장암에 걸려 죽어가고, 이를 알게 된 율리에가 그가 있는 병원에 찾아간다. 그곳에서 나누는 대화 중 나를 떠날 때 혹시 다른 남자가 생겨서였느냐?”고 묻는 악셀.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율리에와 대화 중 네가 얼마나 멋진 여성인지 깨닫게 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보이는 그의 깊은 눈동자.

 

자신과 동거하며 사랑을 나눈 여성이 어느 날 다른 남자가 생겨서 이별을 통보했다. ‘율리에그녀의 20대와 30대의 시간을 따라가는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라는 영화.

 

 

 

사랑하면 눈에 보이는 게 없어지는 충만함도 얻지만, 삶에 최악이 되는 게 맞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서 사랑을 하는 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일.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의대 다니다가 갑자기 심리학으로 틀더니, 이것도 맞지 않다고 사진을 공부한다고 했다가 결국은 서점 점원으로 일하는 율리에. 그녀를 만난 남성들을 그 순간 진심으로 다해 사랑하지만, 그 순간에 또 다른 결핍(?)을 보고 다시 사랑을 찾아 나선다.

 

그렇게 만나던 남자 중 자신과 25살 정도 차이 나는 악셀과의 사랑이 가장 길었던 것 같다. 죽어가는 악셀을 촬영해 주면서 마지막에 직업은 사진작가가 된다. 그렇게 깊은 사랑을 했으면서 다른 남자 만나 떠나면서 악셀에게 내 삶에서 조연 역할을 하는 것 같아.”라는 말을 남긴다. 이후 만나는 남자와는 악셀이 가졌던 지적 수준과 비교하면서 책 한 권 읽었느냐고 비난한다. 이 친구와도 살다가 헤어진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겪는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딱 두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그리고 내가 평생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 내 마음대로 되지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일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겠다.

 

짧은 시간 살면서 내가 알게 된 것은 이게 전부인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와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주인공이 되는 어떤 일과 활동이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최악이 되는 일도 겪고 만다. 우리네 삶이다.

 

50일간 무조건 하루 글쓰기 모임_오글 첫모임 했다. 이 분들 만나서 좋았다.

 

 

이틀 동안 몸이 좋지 않았다. 거의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일요일 오후 보게 된 넷플릭스로 영화 보면서 생각이 많았다. 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아팠는데 어떻게든지 하루를 살아 내서인지 기분은 좋았다. 오전에는 교회를 다녀왔고, 밤에는 글쓰기 모임 진행했다.

 

12시에 누워서 거의 10시간을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몇 개월만인지 몰라. 이렇게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있었던 적이 없다. 꿈도 몇 개나 꿨다. 그중에 어떤 여성과 결혼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있었는데 나는 이미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 상황인 거야. 얼마나 불안했는지 몰라. 이게 뭔가 싶었다. 악몽인지 뭔지. 새벽에 일어나서는 옆 방에서 자고 있는 두 꼬맹이가 그리워지는 거야.

 

절실할 때 함께 해야 하는 존재들이 있다. 고개 돌려 보니 7월이다. 1년이 반이 지나가고 만 거다. 그 첫날인 하루도 거의 가고 있다. 이렇게 살다가 또 시간은 갈 거다. 해야 할 일은 단순해. 그 찰나를 어떻게든 살아야 해.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하면서 여름처럼 따뜻하게 살아야 해. 행하는 모든 일을 느끼면서 그 순간을 사랑하면서 살아야지. 과거도 미래도 아닌 그 순간을 말이지. 여름이 뜨거워서 최악이지만 그 따뜻함이 생명을 끌어 내는 따뜻함이 있어서 좋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