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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는 방법 _ 미래신문 칼럼

by 달그락달그락 2024. 6. 1.

타자가 원하는 일을 해라. 다른 사람이 나를 인정하게 해야 한다.”라고 하면 꼰대로 낙인찍힌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일해야 하다니? 반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해라. 내가 나를 인정해야 한다.” 수년간 상담이나 코칭 등 관련 전문가들의 공식적인 레퍼토리다. 나 또한 강연장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도 하고 다녔다.

 

페이스북 보다가 친구가 갈빗집에서 고기 먹으면서 환하게 웃고 소맥 말고 있다. 침이 넘어간다. 다음날 직장 동료 몇 명과 친구가 갔던 갈빗집 찾아서 소맥 말아서 건하게 마셨다. 자기도 페이스북에 고기와 친구들의 환한 모습을 찍어 올렸다. 고기 굽고 소맥 말아 마신 회식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었을까?

 

 

수년 동안 청년담론 유심히 살피는데 네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라는 내용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와 반대로 사람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행하는 일은 나쁜 일인가? 누군가 지시받는 일은 무조건 좋지 않은 일인가?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서 행하는 일은 또 어떤가?

 

살아가면서 온전히 나만을 위한 일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살면서 행하는 대부분의 일은 나를 위한 일이라기보다는 그 어떤 대상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지금 이 글 또한 독자를 위해서 쓴다. 칼럼 잘 읽었다고 연락 오는 분도 있다. 타자로 향해 있는 글이다. 일기를 제외한 모든 글이 그렇다. 교사는 학생을 위해서 존재한다. 의사는 환자를 위해서, 택시 기사는 승객을 위해서, 엔지니어는 그 물건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위해서 일한다.

 

상대를 해치면서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이고 나쁜 짓 하는 조폭이나 사기꾼과 같은 범죄자들 제외하고 우리네 모든 일은 타자를 향해 있다. 생존을 넘어서게 된 후 자아실현의 최상위 가치 또한 타자를 위해 대가 없이 행하는 일이 대부분이다. 내 일인데 다른 사람의 일이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계속해서 네가 원하는 것만 하고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요하다. 내 주변에 사람들에게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들이 내 삶에 요체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내가 원하는 일을 계속해서 그리기 이전에 사람을 만나면서 우선해야 할 일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이라는 뜻이다. 그 가운데 가슴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만들어진다. 정치를 하더라도 기득권이나 부, 명예가 아닌 국민을 위해서 목숨까지 거는 이들이 있다.

 

의사를 해도 사람 생명을 돈으로 보고 장난치지 않고 환자를 위해서 평생을 헌신하는 이들이 있고, 목회를 하더라도 정치질이나 자기 명예가 아닌 성도를 위해서 기도하고 최선을 다하는 이들도 있다. 내가 정말 가슴 속에서 원하고 꾸준히 할 일을 찾고 싶다면, 그 시작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찾는 일을 우선하는 게 좋다. 좋은 선생, 직장에 좋은 동료, 좋은 선후배, 좋은 가족, 좋은 친구.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이유다.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그 사람들 가운데 내가 원하는 본질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은 맞다. 다만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에 상대가 원하는 일, 타자를 위한 일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그 상대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이들이면 더 편하게 접근할 수도 있다. 내 사랑하는 이들이 잘 되면 좋겠다. 그들이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도록 돕는 일 또한 내가 삶으로서 살아내면서 해야 할 일이다. 방법이 있냐고? 있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내가 상대를 사랑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 이상 어떤 방법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