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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아줌마 출입금지, 갈라치기는 사회악을 키우는 일 중 하나

by 달그락달그락 2024. 6. 17.

 

 

군기훈련(얼차려) 도중 쓰러져 사망한 훈련병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지목된 중대장이 여성이었다. 여자 중대장이라면서 대학생 때 남자 후배에게 어떤 짓을 했다는 등 여성을 비하하는 말이 넘치고 있다.

 

이전 오만가지 군대 문제 터졌을 때 남자 중대장, 남자 소령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고, 그의 대학 시절 연애사가 튀어나오지도 않았다.

 

민희진의 (저격성) 인터뷰 중 개저씨가 튀어나왔고 회사의 대표나 부장 등 중년 남성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저격성 글들이 넘쳤다.

 

 

 

최근 인천의 한 헬스장에 붙은 '아줌마 출입금지' 공지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영국 BBC가 방송(기사바로가기)해서 더 알려졌다. 교양 있고 우아한 여성만 출입을 허용한다는 공지. BBC에서 '아줌마'는 보통 30대 후반 이후의 나이 든 여성을 가리키는 용어라고 소개했다.

 

역시나 댓글에 지역 혐오 발언도 넘친다. 인천에 홍어들이 많이 가서 아줌마들이 헬스클럽 망친다는 글 보다가 놀랐다.

 

내가 다니는 헬스클럽 샤워실에 헤어드라이어가 하나 있다. 언제인가 샤워하고 나왔는데 어떤 아저씨가 헤어드라이어로 머리가 아닌 사타구니 사이, 엉덩이 사이를 계속해서 집중하고 있었다. 보다가 놀았다.

 

이게 뭔가 싶었는데 가끔 보는 장면이 되었다. 헬스클럽은 아저씨나 개저씨 출입금지라고 붙여 놓지 않았다. 헤어드라이어를 이렇게 쓰지 말고, 샤워실에서 소변보지 말라고 쓰여 있었다. 만약 계속 그러면 강퇴시키겠다고. 자주 소독하고 청소하는데도 그런 사람들 때문에 냄새가 나서다.

 

아줌마가 어떤 뜻인지, 아저씨를 넘어 개저씨가 어떤 뜻인지 안다. 모두가 혐오성 용어가 되어 버렸다. 문제는 싸잡아서 말하는 것. 갈라치기다.

 

여자가 잘못한 게 아니다. 범죄나 상도덕을 지키지 않은 여사 사람이 잘 못한 일이다. 남자가 잘못한 게 아니다. 범죄나 상도덕을 지키지 않는 남자 사람이 잘 못한 일이다.

 

페미니스트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페미라고 우기면서 남성을 혐오하는 여성이 문제다. 남성들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니고, 일베와 같이 남성 우월적 의식을 가지고 여성을 혐오하는 남성이 문제다.

 

경상도가 전라도를 혐오해서 문제가 아니다. 경상도 사람 중 전라도를 통으로 혐오하는 어떤 사람들이 문제다. 전라도가 경상도를 혐오해서 문제가 아니다. 전라도 사람 중 경상도를 통으로 혐오하는 어떤 사람들이 문제다.

 

어떤 시대에 어느 공동체나 집단에서는 선과 악은 반드시 존재했다. 문제는 영화에서처럼 매번 악한 사람만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평생을 선하게만 산 사람도 없다. 범죄자 집단,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와 같이 소수를 제외하고 우리는 모두 선과 악을 오락가락하면서 산다.

 

악이 무엇인지, 시민성이 어떤 것인지, 윤리와 도덕을 지키고 있는지, 모두가 차별하지 않고 차이를 존중하면서 인권을 보장하는 사회인지를 명확하게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한 세대와 지역, 성을 싸잡아서 비난하고 혐오하게 되면 진짜 악이 사라지기는커녕 그 뒤에 숨은 악의 숙주는 커지고 기생하면서 더욱 확산하기 마련이다. 사회는 더 악해진다는 말이다.

 

사람을 집단화하고 영역화해서 갈라치기 하며 규정짓는 일을 멈춰야 옳다.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모든 일 가운데 우리 사회에 진짜 악을 규정하지 않고 통으로 나누어 비난하는 이들이 넘친다. 영역화하고, 범주화하여 혐오하고 차별하는 짓을 멈춰야 옳다. 특히 정치권이 너무 심한데 이 부분 국민들의 힘으로 반드시 바꾸어 내야 한다.

 

갈라치기. 그만 좀 합시다. 제발...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