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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어버이날 최고의 선물, 모두가 기적이라고

by 달그락달그락 2024. 5. 8.

인생 80%는 운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나는 순간 지구촌에서 경제적으로 상위 20% 안에 들게 된다. 유명 경제학자인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태어난 나라가 평생 소득의 절반 이상을 결정한다는 연구 결과까지 내놨다.

 

최고의 운은 부모다. 부모가 내 인생의 상당 부분을 결정한다. 유전적으로 사회적인 환경으로도 커다란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삶이 운이라는 이야기다. 통계학적으로 내가 노력한 만큼은 대략 20% 수준이다. 그래서 자기 성공을 자기만의 노력으로 성취했다는 것은 100% 거짓이 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았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 들어가서 산다. 항상 겸손해야 하는 이유다.

 

하루 종일 서울에서 회의가 연달아 있었다. 이른 아침에 출근하는데 갑자기 두 아이가 나오더니 작은 종이봉투를 내민다. 립밤과 편지 두 통이 정성스럽게 놓여 있다.

 

 

 

아빠 딸로 안 태어났으면 저는 지금보다 행복하진 않았을 거 같아용. 그래서 지금 참 좋습니다. 아빠가 어저께 가족특강(?)에서 부모 잘 만나는 것도 운이라 했는데 저는 운이 참 좋은 거 같네요. 아부지를 아빠로 만났으니까요 ㅎㅎ

 

“to. 아부지로 시작하는 막내의 편지 읽으면서 계속 웃었다.

 

큰애는 역시나 정자체로 또박또박 써 내려갔다. 갑자기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고 까칠하게 구는 게 많다면서 화를 참고 삭이는 방법을 연구해 보겠다면서 자기 회개 모드다.

 

그리고 아빠가 저에게 가끔 조언?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주시잖아요. 저는 아빠가 그런 아빠여서 자랑스럽습니다. 우하핳.. ㅋㅋ(찐임)”

 

일요일 밤마다 가족 모임을 하면서 좋았던 일도 나누고, 돌아 가면서 개인 특강도 한다. 책 읽은 내용 중 좋았던 부분 서로가 소개도 하고 나누는데 그제 내가 소개한 책 중 하나가 최근 읽었던 김현철 교수의 경제학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인생 8할이 운이라는 통계로 시작하는 경제학 관련 책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나에게 온 것은 100% 운이다. 어떻게 이렇게 귀한 두 아이가 한꺼번에 나에게 왔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좋은지 아는 사람만 안다.

 

어버이날이다. 어젯밤 어머니 집에 잠시 들렀는데 알바 가셨는지 문이 잠겼다. 문 앞에 놓은 꽃에 감동하셨는지 큰애가 나이 먹고 철 들었다면서 문자 보내 주셨다. 우리 집 큰딸처럼 정말 무뚝뚝하기 이를 데 없는 아들인 나.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것은 모두 기적이다. 거기에 부모 자식으로 만나서 삶의 공간에서 볼 것 못 볼 것 다 보면서 살아 낸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적 이상의 그 무엇이다. 그 공간에 함께 하는 우리 모두가 그런 존재로 기적처럼 만나서 이렇게 살아 가고, 살아 내고 있다.

 

오늘 하루도 가족과 이웃, 그리고 공동체에서 함께 분들 덕에 이렇게 살았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덕에 또 기분이 좋아진다. 고맙고 감사할 뿐. 삶은 이렇게 기적과 같은 인간관계로 살아 내는 힘을 얻는다. 이 계속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