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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좋아 죽겠다. 좋아 죽다 보면 진짜로 잘 죽겠지?

by 달그락달그락 2024. 3. 26.

 

요즘 만나면 좋아 죽는(?)” 사람들이 있다. 장애인 청년들은 내 말 몇 마디에 빵빵 터진다. 어느 지점에서 그렇게 웃음이 나는지 모르지만, 강의 중간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는 모습에 나도 흥겹다. 이 친구들 보면 좋아 죽겠다.

 

겸임으로 있는 학교에 시간 내어 주에 한 번씩 간다. 이번 학기에 비장애인 청년들뿐만 아니라 장애 청년 몇이 수강 신청했다. 이 친구들 옆에 장애 보조 선생님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질문도 많고 발표 준비도 해야 하는 등 강의가 살짝이 까다로워 장애 학생들은 거의 피하는 수업인데 이번 학기 첫 시간 듣고는 수강 신청한 친구들이다.

 

저녁에 익산에 청소년자치공간 다꿈에 운영위원회 열렸다. 95%의 지지율로 당선된 청소년대표인 김성범 회장은 내가 가장 만만해 보이는 것 같다. 나만 만나면 내 옆에서 쉬지 않고 이야기하려고 다가온다. 이 친구를 만나도 좋아 죽겠다. 달그락 청소년들도 좋다. 아주 좋다.

 

후배들 만나도 그렇다. 솔직하게 말하면 좋아 죽을 때가 있고, 가끔은 피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대부분 좋다. 진심이다. 연구소의 위원, 길청의 이사, 후원자분들도 모두 좋다. 그냥 좋다. 저녁에 익산에서 회의하며 만난 김 센터장님, 박 교수님도 좋다. 오전에 지자체 모 이사회에서 만난 어른 중 내 존경하는 분들도 계신다.

 

10시 넘어 귀가했다. 자기 방에서 공부만 하는 큰애, 침대만 누워 있어도 너무 행복해하는 막내 이 두 친구를 보기만 해도 좋아 죽겠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갑자기?).

 

큰 병에 걸렸거나 나이가 많이 들어 기력이 쇠하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게 뭐냐고 물을 때 대부분 이전에 자신이 하지 못했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잘 산다는 것은 매일 좋아 죽는 일이다. 그렇게 매일 좋아 죽다 보면 언젠가 진짜로 죽겠지. 기뻐 죽는 그날이다.

 

매일 이렇게 좋아 죽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죽을 거 매일 좋아 죽는 인생이 좋은 인생이다. 오늘도 그렇다. 모두가 좋아 죽게 만든 당신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