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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행복한 삶?, 절대 외로움?

by 달그락달그락 2024. 1. 22.

내 삶에서 유일하게 계속해서 줄어드는 게 한 가지 있다. 돈도 지식도, 인간관계도 그 어떤 것도 없다가도 생기지만 그 한 가지만은 계속해서 짧아진다. ‘시간이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살 수 있는 시간이다. 앞으로 몇 년을 살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계속 줄어든다는 것이다. 유한한 시간인데 어떨 때는 영생할 것처럼 산다. 웃기는 일이다.

 

오늘 하루는 어땠나? 어제는?

 

최근 새롭게 시작한 일 중 하나가 아이들과 일요일 밤마다 하는 모임이 있다. 돌아 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발표하고 일 주간 좋았던 일도 나눈다. 어제는 이제 막 중2 되는 막내가 가족을 주제로 발표했다. 피피티를 열심히도 만들어 왔다.

 

 

 

막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각이다.”라는 톨스토이 할아버지 말씀을 중심으로 (어디서 읽었는지?) 가족관계 망치는 3가지를 적어 왔다.

 

좋은 말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아무 말 하지 말라면서 모욕과 비판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로 상의 없이 통보하는 독단적 행동’, 마지막으로 거짓말이라고 했다.

 

가족뿐만 아니라 우리네 인간관계 모두가 적용되는 말 같았다.

 

지난번에 나는 의도적으로 도파민 중독에 대해서 20여 분 이야기(강의?) 하고 아이들과 대화했다. 물론 스마트폰 보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두 아이가 내 눈치를 살짝이 보는 것을 안다. 아이들이 릴스나 숏츠 등이 좋지 않다는 것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쉬는 월요일이다.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9시 넘어 침대에서 기어 나왔고 씻고 밥을 먹었다. 읽던 책마저 읽고 밑줄 친 거 써서 정리하다가 설거지를 했고 집 청소도 했다. 지인들과 통화도 했고 메시지도 주고받았다. 저녁이 되어 헬스장 가서 운동했다. 오늘도 하루가 짧았다.

 

유한한 시간 동안 내가 하는 일을 자세히 보니 먹고 자고 싸고 정리하고 씻고 노동하고 공부하고 뭘 쓰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가치 있다고 믿는 일이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떤 기쁨(행복?, 뿌듯함?)이다.

 

삶의 유한함에서 막내가 했던 관계를 망치는 세 가지를 거꾸로 하면 응원과 지지하며, 독단이 아닌 함께 하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과의 마음을 나누는 관계가 된다.

 

마음을 나누며 산다고 해서 인간의 절대 고독이나 외로움까지 모두 해소된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적어도 사람이 망가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하는 심각한 일은 이 삶 속에 존재하진 않을 것 같아요.”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쓴 정지아 작가가의 말(강원국의 인생공부 중)이다.

 

유한한 시간 동안에 살아가고 살아 내는 힘은 사람에게서 온다. 내 안에 있는 절대 고독이야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어쩌며 그러한 우리 안의 혼자 또한 좋은 사람들과 울고 웃는 삶 속에서 어느 정도는 해결된다고 믿는다.

 

어떤 이는 절대 고독을 자신이 모두 감싸 안을 때 행복하다고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끊임없이 자신이 자신을 만난다는 것은 또 다른 자아의 관계에서 자신을 보기 마련이다. 그 자아가 사람이기도 하고 신이기도 하고 또 다른 무엇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 고독과 절대 외로움까지도 나와 나의 관계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 글이 또 길어질 듯. 여기서 그만... ㅠㅜ

 

이라는 단어를 아래로 쭈욱 내려 보면 사람이 보인다. 공동체 내에서의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사람을 사람으로 관계해야 하는 일 같다. 유한한 시간 가운데 계속해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