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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땀과 힘겨움에 비례하는 성숙

by 달그락달그락 2024. 5. 3.

 

 

언제인가 사람들을 만나고 늦은 시간 귀가하는데 가슴이 뿌듯함이 가득 차올랐다. 밤하늘을 보는데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하늘에 비추는 내 얼굴에 미소만 보인다.

 

언제인가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암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기 어려운데 계속해서 참고 인내하고 있었다. 귀가하는데 밤하늘이 너무나 슬퍼 보였다.

 

오늘 밤하늘 보면서 알았다. 내가 미성숙하다는 것. 아직도 이 정도 수준에 터덕거리면서 암 걸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할 정도의 부족함을 보게 된다.

 

천사를 보면 사랑스럽고 좋다. 악마를 보면 그냥 싫고 역겹다. 성숙과 관계 없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관점이다. 어떤 사람은 천사를 보고도 불평거리며 투덜거리기도 한다. 이런 자에게 악마가 나타나면 어떨까?

 

성숙한 사람은 천사를 보면 사랑스럽기 그지없고, 악마를 만나면 자신의 마음에 전이시키지 않는다. 그 힘은 삶의 힘겨움을 견딘 경험값에서 온다. 그동안에 나름의 힘겨움을 겪고 내적으로 단단해졌다고 생각했지만, 가끔 내 하는 꼬락서니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직은 작은 파동에 흔들리는 때가 있다. 충분히 견디거나 무시할 수도 있다고 여겼는데 욱하기도 하고 답답해져서 슬플 때도 있고.

 

신은 나의 이런 불안전하고 미성숙함 때문인지 너무 훌륭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도 보내 주셨다. 이거 하나만큼은 정말 크게 감사하며 산다. 오늘 하루도 모두가 그런 사람들 덕에 고마운 날이다.

 

그런 가운데에 간혹 힘들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견디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타자의 그런 면은 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 너무 크게 반응하는 못난 내 모습도 보인다.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질풍노도기를 조금씩 넘어가면서 성숙의 단계로 가는 과정이라고 여긴다.

 

늦은 밤이다. 일 마치고 헬스클럽 갔다. 사흘만이다. 한 시간이 넘는 시간 생각 없이 걷다가 뛰었고, 역기를 들었다 놨다가, 앉았다 일어났다가, 당겼다가 놨다를 반복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운동했다. 땀이 나는 것도 좋았고 머리가 텅 비워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역기 들고 근육도 키우고, 심적으로 흔들림을 있게 한 분 덕에 마음의 힘줄도 키우면서 조금은 더 성숙해진 날이다. 우리 삶에 성숙은 땀과 힘겨움에 비례하는 게 원칙 같다. 좋았다. 또 그렇게 하루를 살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