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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좋은 도파민이 나오게 하는 방법

by 달그락달그락 2024. 4. 15.

 

 

러닝머신에서 15분 내외를 빠르게 걷는다. 몸이 괜찮으면 몇 분 뛰기도 한다. 1.5km 내외 정도를 걷고 나면 땀이 조금 난다. 이어서 20kg 정도의 바벨을 들고 스쿼트를 3세트 내외를 한다. 바로 힙어브덕션이라는 기구에 앉아서 허벅지 운동 2, 3세트까지 하면 대략 30여 분이 간다.

 

이어서 벤치프레스에서 3세트, 인클라인벤치에서 3세트 정도 하고 나서, 가능하면 숄더프레스 머신에서 어깨운동도 3세트 정도 한다. 윗몸일으키기는 힘 있으면 한두 차례 하고, 랫풀다운 등 한두 개 운동도 하는데, 이때는 컨디션 좋을 때다. 보통 루틴은 윗몸일으키기 정도에서 멈춘다. 거의 1시간이 조금 안 된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운동이 1년이 되어 간다. 일정이 많아도 어떻게든 시간 내서 주에 2, 3회는 꼭 체육관에 가려고 노력 중이다. 운동하고 나면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진다. 도파민 때문이다. 그때의 상쾌한 기분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여러 일들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준다.

 

김난도 교수는 올해 주요 키워드(트렌드코리아2024)'도파밍'(도파민+파밍)으로 꼽았다. 도파밍이란 즐거움을 느낄 때 분비돼 '쾌락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과 수집한다는 뜻의 '파밍(Farming)'이 결합된 것으로 도파민을 추구하는 현상을 뜻한다. 짧고 자극적인 영상으로, 쉽고 빠르게 쾌감을 얻을 수 있는 숏폼, 릴스, 틱톡 등의 현상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원인으로 도파민이 안 좋은 것으로 착각하는데 과잉과 자극이 문제일 뿐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도파민은 쾌락 및 만족감, 동기부여와 관련이 있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운동 후 나오는 도파민에 의해 인지 수행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도파민이 부족하면, 우울증과 파킨슨병이 발병하게 된다. 도파민은 행복감을 느끼고, 신경에 자극을 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과잉으로 중독되는 게 문제다. 우리 몸은 언제나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특성이 있다. 이전에는 도파민이 조금만 유입되어도 행복했는데 과잉되면 이전에 수준으로 행복이나 쾌락을 느낄 수 없다. 모든 중독이 그렇듯이 계속해서 더 높은 수준의 자극을 요구하게 된다. 술도, 약물도, 담배도 중독은 언제나 그렇게 만들어진다.

 

내성이 생기면 일상생활에서의 소소한 행복이나 즐거움도 느끼기 어렵다. 쇼츠나 릴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술이나 약물과 같이 어떤 과정을 가지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닌 마음만 먹으면 손안에서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으로 중독 현상이 더욱 깊고 넓어진다. 이전에 독서나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즐거움을 알기 어렵다. 조금 더 자극적이고 강한 자극을 찾게 된다.

 

운동하면서 알게 된 게 많다. 일단 처음 시작할 때 힘든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과 꾸준함이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는 것, 도파민도 건강한 것과 중독을 부르는 현상도 알게 됐다.

 

 

 

우리 사회의 일에서 처음 시작할 때 쉽게 즐거워지고 쾌락 중추를 건든는 일은 마지막이 매우 괴롭다. 처음이 쉬운 것은 중독에 빠질 위험이 가장 큰 요소들의 특징 중 하나다. 쇼츠와 릴스만 그럴까? 먹는 것도 혀에 단 것이 이후 몸을 상하게 한다. 게임이나 야동 중독된 청소년들이 하는 이야기. 게임하고, 야동 보다가 언제 날이 샜는지 모르는데 떠 오르는 새벽 태양 보면서 마지막은 너무 괴롭다고 했다.

 

운동이나 독서, 글쓰기, 명상, 기도, 공부는 시작할 때 어렵다. 과정도 잘 견뎌야 한다. 과정을 잘 견딘 이후 도파민은 오래 지속되고 삶을 건강하게 해 준다. 특히 운동이 그렇다. 몸이 바로 알려 준다.

 

헬스클럽 문 앞까지 가기도 어렵고 가서도 바벨을 들거나 스쿼트 할 때도 괴롭지만 마친 이후에 나오는 상쾌한 기분은 또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만나게 해 준다. 우리 삶과 닮았다. 보기에 달고 빨리 취할 수 있는 것은 경계할 일이다. 거저 오는 것은 절대 없다. 인간관계를 포함한 우리 내 모든 일들은 거저 되는 일은 없다.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잘 되면 이후가 즐거운 이유다.

 

힘들고 피곤한 일이 있을 때. 이건 좋은 일이고, 잘 마치면 좋은 도파민이 나오는 좋은 일이구나라고 생각해도 될 일이다. 그 피곤하고 힘겨운 일이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더욱더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