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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가두면 죽는다

by 달그락달그락 2024. 3. 2.

가두면 죽는다. 낮은 곳에 쌓아 두고 내 보내지 않으면 썩고 만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많이 있는 곳에서 조금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채워진다. 자연은 언제나 겸손하기 그지 없다.

자연에 본질인 생명은 그 어떤 것도 계속해서 한 곳에서 가지고 있을 수 없어. 자신의 것을 내어 놓고 비우면서 흘려 보내면서 움직여야만 생명이 유지 된다. 생명의 원리 같아. 자연에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의지하고 있지. 계속해서 내어 놓고 보내면서 관계한다.

사해가 죽음의 바다라고 하는 이유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호수로 해발 약 – 430미터에 있는 땅이다. 물을 내 보낼 수 없어 모든 것을 받고 가두면서 그 안에 모든 것을 죽여버린다. 그리고 자신도 죽어 간다.

비우고 내 보내지 않으면 생명은 살 수 없을 뿐더러 성장할 수도 없다. 그런데 유독 인간은 거꾸로다. 사해와 같다. 높이 있는 자들이 낮은 자들을 착취하고 더 뽑아서 가지고 가서 가둔다. 그 안에 더 많은 것을 계속해서 쌓고 썩힌다. 자본주의 병폐다.

이는 우리 생명을 죽이는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여. 계속해서 공동체를 파괴하고 사람을 분열시키면서 가두어 버리는 병폐, 자연과는 거꾸로다.

그래도 희망이 있어. 사해 바닥에 조그만 구멍에서 지하수가 뿜어져 나온다는 것. 그 주변의 지하수와 섞여서 염도가 낮아진 물에는 다양한 미생물 생태계가 만들어져 계속해서 생명이 존재한다.

어쩌면 생명을 존중하는 삶을 위해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경쟁과 돈에 미친 이 바닥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내려고 노력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사회는 사해와 같은 곳일까? 아니면 큰 바다에서 한 부분이 썩어 있는 곳일까? 후자이기를 바라지만 언젠가부터 사해에서 아등바등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커져.

글 써 놓고 보니 10대 때 고민하던 유치 뽕 관점 같아서 살짜기 부끄러워 지는구만. 나이 먹으면서 어려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몸이 어려져야 하는데 마음 어려지는 것을 따라 잡을 수 없고. 그런 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