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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미래 유망직종이 모두 맞냐고? 실버스터, 다이어트 프로그램가 유망직종?

by 달그락달그락 2023. 12. 20.

 

요즘 최고의 직업은 실버스터나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또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 등이어야 한다. 17년여 전에 향후 10년 이후에 미래 유망직종이라고 전문가들 주장한 이야기다(그림표).

 

현재는 어떤가? 현재 가장 유망직종은 의치한약수에 집약된다. 의대, 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그다음이 서울대라는 주장. 주장이 아니다. 사실에 가깝다.

 

진로와 직업에 대해서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지금도 수많은 강연장이나 전문가들이 미래의 유망직종이라고 자녀들 모두 그곳에 보내야 한다고 침을 튀기며 주장한다. 일면 타당한 면이 있기도 하나 긴 시간 지켜보면서 통계적으로도 틀린 경우 많았다.

 

부천에서 청소년 두 명과 선생님 한 분이 진로 여행한다고 오늘 군산까지 찾아왔다. 지난달 청소년에게 메일 한 통을 받았다. 진로 여행 떠나는데 꼭 가서 만나고 싶다고 했다. 담당 선생님이 이번 해 내가 쓴 <삶의 바다로 모험을 떠날 용기>를 추천해 주셔서 읽은 후 만나고 싶어서 진로 여행으로 센터 선생님과 친구와 함께 여행을 왔다.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이 두 청소년의 오늘 상담 주제였다.

 

두 친구 모두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하고 싶은 일과 부모님이 원하는 일에 대한 고민, 거기에 이 일이 안 되면 어떨지 하는 걱정도 있었다. 3이었고 대학 진학을 앞둔 두 청소년 눈빛에 설렘도 묻어 있었다.

 

내 삶을 돌아보니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은 적었다. 요즘 하는 일은 돌이켜 보니 '해야 할 일'이 대부분이다. 신기한 것은 그 일도 꾸준히 했더니 언제부터인가 '잘하는 일'이 되었고, 잘한다고 지지받으니 '하고 싶은 일'이 된 경우도 많았다.

 

오늘 만난 청소년들 나이 때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일이었다. 만화도 끄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오래전 청소년들 처음 만날 때 만화 가르쳐 주는 봉사 활동 하면서 청소년판에 들어오게 된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그림 끊은 지 20년이 되었고 글쓰기는 계속되나 청소년, 청년기 원했던 소설이나 에세이가 아닌 다른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 안에서 새로운 삶을 만났다.

 

오늘 만난 청소년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했다. 이야기 나누면서 생각이 많았다. 오늘 한 이야기들이 이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일단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어떤 의미가 있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몇 쪽이라도 글로 써 보라고 했다.

 

곧 새해다. 오늘 만난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나 또한 어떤 진로의 한순간에 서 있다. 매번 선택의 연속이다. 새해 또 새로운 ''을 준비하면서, 또 다른 일을 찾고 있다. 그것은 '정리해야 할 일'이다. 새롭게 만들어지고 준비하는 일도 있지만 하는 일이 너무 많다.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은 몇 가지라도 정리해서 삭제할 예정이다. 몇 주간 새로운 일정리 할 일에 대해 구상하며 열심히 써 봐야겠다.

 

나까지 청소년들에게 미래의 유망직종은 다이어트 프로그래머라는 말은 하면 안 되겠다. 이런 말을 할 분들은 따로 있으니.

 

새해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