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내가 서 있는 길과 종착지: 평가회 하면서 그 길의 희망을 보고 있어.

by 달그락달그락 2023. 12. 13.

오후부터 연구소와 달그락달그락’, ‘길위의청년학교실무 평가회를 했다. 내일까지 이어지고 이후 내년도 사업계획 수정에 따라 보완된 내용 발표회는 일정을 다시 잡으려고 한다. 며칠이 걸리는 일이다.

 

1년여간 각자의 활동에 대해서 조직, 사업, 운영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달그락의 비전을 기준으로 발표하고 토론했다. 선생님 한 분당 발표 시간이 1시간이 넘는다. 내가 만나는 청소년과 위원회, 자원활동가들이 어떻게 조직되고, 어떠한 활동이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을 복기하며 성찰하면서 조직의 가치구현체계에 맞추어 정리해 보는 과정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평가라기 보다는 자기 삶이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를 자신이 진단하는 과정에 가깝다. 일 곧 우리가 하는 현장 활동은 삶의 시간에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나는 하나의 종착점을 알고 있다. 그것은 무덤이다. 이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으며 길잡이가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그곳까지 가는 길에 있다. 물론 길은 한 가닥이 아니다.” 루쉰의 묘지명이다.

 

루쉰은 희망을 길로 연결했다. “원래 땅 위에는 길이란 게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그게 곧 길이 된다.” 걸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길이 된다며 중국인의 정신승리를 비판하고 새로운 길을 내기를 원했다.

 

우리 모두의 끝은 죽음이 맞다. 삶의 과정에 떠나는 길은 개인적 선택으로 결정된다. 종착지는 같으나 떠나는 길도, 지금 서 있는 길도, 새롭게 만들어 내는 길도 모두가 다르다. 그 과정이 삶일 뿐이다.

 

정신승리로 자위하면서 서 있는 길이 아닌, 우리가 꿈꾸고 희망하는 곳으로 뚜벅뚜벅 걸어가는냐가 중요할 뿐이다. 행하는 일을 좋은 일한다면서 누군가처럼 정신승리수준에서 머물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서 있는 이 길이 새로운 길을 내는 과정이라고 믿으면서 가고 있다. 어떻게든 들어가야 하는 좁은문이다. 없던 길이지만 가다 보면 멋진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새벽까지 고민했다는 선생님의 눈에서, 그간에 활동 발표하면서 서로 간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응원하면서, 보완할 사항을 조금은 냉철하게 제안하는 선생님들에게서, 날을 새면서 나름의 자기 고민을 적어 내려간 선생님에게서 길을 내는 또 다른 희망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