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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집과 차와 삶

by 달그락달그락 2023. 11. 8.

차는 악셀 밟으면 잘 달리고, 브레이크 밟을 때 멈추면 된다. 나에게 집은 평화적이며 안정적이어야 하고 내 누울 곳과 책 볼 정도의 공간이면 족하다. 살면서 많은 이들 만나면서 알았다. 이런 차와 집을 갖기가 쉽지 않다는 것.

 

요즘 언론에 연일 오르내리는 어떤 이 때문에 롯데타워 호텔식 레지던스라는 곳의 월세가 이천만원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대리석 깔린 집이 어떤 이에게는 전쟁터일 수도 있었다. 월세 20만원 하는 반지하도 마찬가지다. 불행도 행복도 모두가 그 공간에 사람들로 이루어진다.

 

차는 적당히 크고 비싼 차가 좋다. 문제는 아무리 비싼 차일지라도 달려야 할 때, 또는 멈춰야 할 때 원하는 대로 멈추지 않으면 사고가 난다. 우리 삶도 그렇다.

 

차는 가고 멈추는 것이고, 집은 거주의 공간이다. 내 보기에 본질인데, 이 보다는 외향적인(?) 것들에 너무 많은 가치가 부여되어 있다. 일상의 삶이 크게 연결된 공간이어서일까?

 

차는 망가져서 정비소에 넣었는데 엔진 내리고 나니 예상보다 문제가 커 보인다. 내일 사장님 만나서 어찌할지 결정해야겠다. 곧 이사 준비도 해야 한다.

 

 

울 샘이 대여해 준 슈퍼카? 붕붕이.. ㅎ

 

 

차를 산 지 10, 이사 온 지 8. 수많은 일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감사한 일이 많았다. 내 상황 아는 사무실 선생님 한 분이 자기 차 타라고 쿨하게 빌려줬다. 며칠 휴가여서 어디 가니 쓰라면서 보험까지 안내해 줬다. 오래된 작은 경차이지만 잘 달리고 멈췄다.

 

이틀간 보험 들고 광주도 갔고 전주도 다녀왔다. 강의도 했고, 지인과 만나서 대화도 했다. 차가 없었으면 무척 힘들었을 일들이다. 이전에 탔던 차는 SUV여서 힘도 좋았는데 아예 퍼져서 정비소에 있지만 이 작은 차는 잘도 달렸다.

 

곧 이사 가야 하는 곳에서도 지금처럼 아이들과 옹기종기 앉아서 장난치고 할 말 하면서 사는 공간이면 좋겠다. 지금 사는 곳이 너무 작은 공간이어서 모두가 거실로 나와서 자기 책상에서 무언가 일하고 공부한다. 심심하면 옆에 아이에게 장난도 걸고 자연스레 서로 관여하는 공간이다. 큰애 의자는 내 의자와 거의 맞닿아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안 자고 학교 행사 준비한다는 막내와 무슨 고3 수험생처럼 예민해져 문제집 푸는 큰 애. 집이 작아서 누리는 행복일게다.

 

산다는 것은 어떤 특출나게 크고 멋지고 비싼 것만의 일은 아니다. 작건, 크건, 그 모든 것에 본질이 가동될 때 삶은 복이 된다. 집도 차도, 가정도 일터도 우리네 모든 일이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