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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위험했다. 우리 삶은 기적이라니까?

by 달그락달그락 2023. 10. 31.

차 견인하며 수습하고 난 후 알았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큰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것.

 

8시 넘어 대학원 강의 마치고 전주 군산 간 전용도로 탔다. 차에서 엔진 과열이라면서 시동을 끄라는 소리가 나온다. 온도계 보니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있다. 당황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천만다행으로 조금 가니 졸음 운전자 쉼터가 있었다. 쉼터에 주차하고 인터넷 찾아보니 시동을 바로 끄는 것도 위험하다고 해서 정차한 후 정보 찾았다. 그러다가 온도계 다시 보니 엔진 온도가 원래대로 떨어져 있다. 별일 없을 것 같아서 차를 다시 몰았는데 잠시 후 온도가 최고로 올라가더니 엔진 끄라는 소리가 계속해서 나온다. 이때부터 가슴이 살짝 요동치기 시작했다.

 

전용도로인데 차가 멈추면 큰일 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정신없이 갓길 찾았다. 다행히 조금 차를 모니 갓길이 나왔다. 옆에 세우고 보험회사 긴급출동 서비스 연락했고 견인차가 한 참 후에 왔다. 견인차 부르는데도 주소 찾기도 난감했고 스마트폰 가지고 한참을 씨름해야 했다. 깜깜한 밤에 차만 씽씽 달리는 2차선 차 전용도로 한구석.

 

다행히 견인 기사님 잘 만나서 지역에 기아공업사까지 갔는데 문이 닫혀 있어 입구에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산다는 것은 모두가 기적이 맞다. 지금까지 큰 사고 없이 이렇게 살아서 움직이며 삶을 살아 내는 것 그 자체가 기적이었다. 요즘 들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계속 깨닫게 되면서, 현재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알게 된다.

 

선물 받은 크루아상

 

오후 학부 강의 마치고 매주 가는 카페에 차 주문했는데 에그타르트를 서비스라고 주어서 맛있게 먹었다. 대학원 가기 전까지 작업하고 카페 나오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나오는데 정성스레 포장한 크루아상을 또 선물로 준다. 자주 와 주셔서 고맙다는 인사까지 해 주는 여자분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오전에 작업을 했고, 한 시간여 운전해서 학생들 만나 강의를 했으며, 카페에 가서 노트북 켜고 마저 할 일 한 후에 빵을 선물 받아서 기분 좋았고, 대학원 가니 학생들 몇이 간식을 가져와서 기분이 또 좋았고, 차 엔진이 과열되어서 3, 40분 가량 우왕좌왕했으며 귀가 후 또 내일 회의 준비하는데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 내 뒤에서는 내일 음악 수행평가 한다면서 비발디 음악을 듣고 즐거워하는 아이가 있고, 막내는 조용히 인강 듣고 뭘 쓰더니 자러 간다면서 방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쉬는 월요일 하루가 갔다.

 

순간순간의 우리네 모든 일이 선물이고 기적이며 복인 것을 알겠다. 오늘도 잘 살아야지. 나와 내 주변 모든 이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