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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새길

그 새길에 선 날

by 달그락달그락 2023. 10. 22.

양을 치는 목자(목동). 지난번 이 목사님께서 양을 치는 목자는 집에서 가장 하찮은 존재가 맡는다고 하셨다. 양을 치다가 맹수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고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 대상이 목동이었다.

 

양은 눈이 좋지 않아서 목자가 이끄는 데로 따라간다. 목자가 완전하여 훌륭한 사람이 아닐 수 있지만, 그럼에도 목자를 믿고 따라가는 일을 양이 선택해야 한다.

 

삶의 본이 되는 목자가 되어 사람들이 따르기 위해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교우(성도)들은 모두가 양일까? 어떨 때는 맹수가 되는 사람도 있고, 방관하며 무리에서 혼자 되는 이도 있고, 멀리 떠나는 자도 있으며 심지어 목자가 되려는 이도 있다.

 

목동이라는 직업을 가진 다윗이 골리앗이라는 거대한 장군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다윗은 목자로 양을 살리기 위해서 청소년기 혼자서 그 많은 맹수를 상대했을 거다. 혼자서 목숨 걸고 양을 보호하기 위해서 얼마나 치열한 노력을 했을지 상상하게 된다.

 

다윗은 양을 지키기 위해 이미 물맷돌로 사자나 늑대와 같은 맹수와 여러 번 싸워본 경험이 있었을 거다. 그러다가 만난 적국의 장군이라고 하는 거인 골리앗은 고작(?) 사람이었다. 사자보다 무서웠을까? 그렇지 않았을 거다.

 

삶에서 본이 되는 목사님들이 계신다. 오늘 담임목사 취임 예배에서 이 목사님 삶을 엿보면서 생각이 많았다. 이전 교회에 장로님과 교우분들이 취임 예배에 오셔서 축하해 주시면서 눈물을 보이셨다. 이 목사님 취임 인사 전하시며 이전 교회 성도님들 감사 인사 하시다가 눈물을 보이시는데 나도 울컥하고 말았다. 전에 교회도 현재 우리 교회공동체도 모든 분이 사랑 안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

 

어떤 조직의 리더가 잘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본이 되는 존재여야 하고, 방향도 설정해야 하며, 책임도 져야 한다. 갈등 해결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야기하는 목자, 목동의 위치는 원래가 완전하지도 않고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지만 양무리가 살기 위해서는 믿고 신뢰하면서 함께 가야 한다.

 

다윗이 그랬던 것처럼 좋은 목자의 길은 바로 그 자리에서 양을 치는 일에 물맷돌을 들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그 과정에서 골리앗도 이길 수 있었고 이후 왕이 되어 나라까지도 잘 만들어 갈 수도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위치에서 좁은 문을 열며 최선을 다하는 그곳에 몰입하고 집중할 일이다.

 

 

오늘 취임하신 이 목사님이 이전에 교회에서 최선을 다하셨듯이, 이곳에서도 훌륭한 목회 하실 거라고 확신한다. 은퇴하신 정 목사님도 보고 싶다. 정 목사님 삶을 걸고 최선을 다해 이루어 놓은 새길 공동체가 이 목사님 때에도 더욱 깊고 낮고 좁은 문을 향해 가는 새길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감사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