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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시사

민주주의, 깨어 있는 시민의 참여를 믿을 뿐

by 달그락달그락 2023. 10. 3.

20대 총선에 박근혜 정부 여당의 압승이 예상 되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더민주에서 분당한 국민의당과 통합진보당에서 분당한 정의당까지 ‘1여다야의 야권 분열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내부 계파 갈등에 휩싸이며 난장판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어수선했다. 야당 입장에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총선이었다. 당시에도 언론은 완전히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정치판은 친박, 비박 운운하는 코미디 같은 조직이 공천을 싹쓸이 할 정도로 이상한 때였다. 언론과 평론가 대부분은 여당의 압승을 확신했다.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알 듯이 대부분의 정치평론가나 기자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 123, 새누리당 122, 국민의당 38, 정의당 6, 무소속 11석으로 야당의 완전한 승리였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대부분 승리했다. 그리고 딱 11개월 후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었다.

 

요즘 언론? 한쪽으로 기울어진 정도가 아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아무리 높아도 40% 넘기기 힘든데도 기사 읽다 보면 80~90% 고공행진하는 듯한 느낌이다. 며칠 전(26)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했다는 기사 도배 됐다. 내용 자세히 살피면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긍정평가가 32.6%, 부정평가는 62.7%로 집계됐다는게 결과다. 30%가 넘었다는 이야기를 지지율이 엄청 높은 듯히 보도하는 세상이 되었다.

 

요즘 민주당 내부가 어수선하며 분열이 심하다고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고(더 심할 때 많았다. 20대에는 완전 콩가루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항상 그랬다. 조금 덜 시끄럽기를 바랄 뿐이다.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너무 많다(개인적인 관점이니).

 

요즘 정치 상황 보면 분노도 일지 않는다. 허탈하다 못해 헛웃음이 나올 때 많다. 내년도 국가 예산에서 연구개발비가 올해 대비 16% 넘게 줄었다. 33년만이다. IMF때에도 줄이지 않았던 예산이다.

 

청소년활동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됐다. 아동·여성안전 정책 지원 예산도 줄었고, 아동·여성안전교육 문화사업에 예산도 전액 삭감됐다. 양성평등정책 중 삭감 비율이 가장 큰 예산은 양성평등문화 확산, 여성인재양성 및 사회참여 확대 사업을 거의 반토막 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과 기념사업에 쓰일 돈도 줄었다. 이런 예산은 R&D예산에 비하면 너무도 작은 예산인데도 거의 절단 냈다. 내년도 공공에서 지원하는 청소년활동과 아동, 여성 권리 사업은 어려움이 클 것이다.

 

이번 정부는 대기업 법인세율 인하,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감면, 고액 주식투자자 양도소득세 과세 연기 등 대규모 감세를 추진했다. 이 때문에 수십조의 세금이 덜 걷혔다. 대기업, 부동산 부자, 고액 투자자 등에게 세금을 깍아 줘서 이들이 이전에 비해서 수십조원의 이득을 취했다는 것. 거기에 반해 국가의 대개가 걸렸다는 연구개발비부터 교육, 청소년 등 수 많은 예산이 난도질 당했다.

 

민간단체 뿐만 아니라 관련 공공기관 관계자들까지도 연일 성명서와 서명운동 등 예산에 대한 문제 거론하지만 특별한 변화는 없다.

 

세상이 이래도 이전과 같이 크게 불안하거나 분노는 상대적으로 적다. 시민들의 역량과 참여를 믿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100여년 남짓한 역사를 살피는데 우리는 계속해서 진보하며 변화해 왔다. 어떤 엄청난 리더가 나와서가 아니었다. 차선, 차차선의 정치인 등 리더가 나왔더라도 그 안에 모든 일은 시민들의 참여가 이루어 냈다. 우리는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을 거친 시민들이 뭉쳐 있는 나라다.

 

최근(?)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겪으면서 더 확신하게 되었다. 너무 분노하거나 슬퍼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나는 시간이 걸릴 뿐 탐욕스러운 나쁜 놈들은 언젠가 그 죗값을 받는다고 믿는다. 더군다나 국민의 혈세를 다수 국민이 아닌 어떤 일부 세력을 위해서 사용하는 이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국민이 아닌 사적으로 활용하는 자들의 마지막을 우리 모두가 기억한다.

 

최소한 사람이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이를 넘어서면 짐승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정치가 그렇다. 법이 안되는 부분을 고려해야 하고, 최소한의 인간의 도리와 관계가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우리 정치판에 정치는 없고 짐승들의 본능에 따른 혈투만 있다. 그 결과는 또 국민들이 딱 그만큼 투표로 정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명절이 가고 있다. 이전과 같이 추석에 지인들은 정치 이야기를 덜 하는 것 같다. 왜인지 모른다. 진보, 보수 따질 것 없이 조용한데 여론(통계 등)을 보면 이상하리 만큼 분노가 느껴진다. 깨어 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 시킨다는 것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은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참여는 상대를 적으로 만들어 공격하고 해하려는 과정이 아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알아 가면서 관계하며 그 공간에 들어 가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 참여하는 사람을 시민이라고 칭한다.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참여해야 옳다. 참여는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가장 중요한 시민들의 힘이다. 그래야 자치할 수 있다.

 

명절 보내면서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나는 더 큰 희망을 만난다. 그 희망 안에 우리의 참여 민주주의가 꿈틀댄다. 매번 조금씩이라도 진보하며 변화하는 우리의 역사가 알려 준 사실이다. 이 모두가 자신을 그리고 우리를 사랑하는 시민들 때문이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세상을 사랑합니다.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불의에 분노할 줄 알고 저항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탐구해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방도를 찾고 뜻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행동합니다. 사람을 모으고 설득하고 조직하고 권력과 싸우고 권력을 잡고 그리고 이렇게 정책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 포럼 강연에서 한 말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와 우리 모두 너무 힘들어 하지 말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우리의 삶을 위해서 꾸준히 아주 지속적으로 활동해 내는 일. 그래서 자신과 우리 모두를 사랑하는 일이 사회참여다. 그 안에 희망이 있다.

 

우리 역사는 반드시 변화하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진보한다고 믿는다. 그 누구의 힘이 아닌 우리 시민들의 조직되고 연대하는 그 과정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