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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미래] 새만금 잼버리와 청소년활동의 역설

by 달그락달그락 2023. 8. 15.

“'잼버리 K팝 콘서트' 급소환에도 200% 해낸 K팝의 저력”, “부슬비 속 4만 명 떼창K팝으로 하나 된 잼버리등 새만금 잼버리가 K-pop 공연과 함께 성황리에 끝났다는 기사 제목들이 많았다. 관련해서 SNS에 핫하게 공유되는 글이 있었다. “소갈비 먹으러 갔는데 맛도 없고, 고기도 질겨서 씹지도 못하고 주인은 불친절. 근데 먹지도 못할 고기 내놓고 그 갈빗집에서 나가려다 후식으로 나온 수정과가 맛있으면 그 집은 갈비 맛집일까?” 폭염대책, 화장실, 위생, 보건, 안전에 여성가족부 등 관련 부처의 안일한 대응과 여야 정치권의 공방 등 관련한 부정적 이유는 여기에 쓰지 않아도 이미 너무 많은 내용이 알려졌다.

 

과연 스카우트 활동과 같은 청소년 단체활동을 활성화하고 싶어서 이렇게 국가적으로 잼버리와 같은 메가 이벤트에 집중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갑자기 강아지 풀 뜯어 먹는 이야기냐?”고 묻는 이들이 있겠다. 지금 여야는 네 탓이라며 난타전 중이고, 여성가족부와 지자체의 책임 공방에 숨이 막힐 지경인데 무슨 소리냐고 묻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언제나 그랬다. 정치권에서는 일의 본질은 없어지고 정치적 공방만 남는 경우가 많았다.

 

스카우트 잼버리를 새만금에 유치한 목적이 스카우트 운동의 본래 목적을 이루기 위함인가?”청소년 (체험)활동 때문인가?”가 이 두 가지 질문에 이번 행사가 망한 이유의 근본적 이유가 있다. 스카우트 운동은 대자연 속에서 단체생활을 통하여 심신을 단련하고 지도력을 키우며 스스로 잠재 능력을 발전시킴으로써 개인적 성장과 민주 시민의 자질을 배양시킬 수 있는 활동이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목적을 가진 스카우트 등 청소년 단체활동을 모두 퇴출시켰다. 청소년 단체활동이 꼭 학교에서만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잼버리에 학생들 참여도가 떨어지니 학교를 통해서 참가비까지 지원하면서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모집하려고 했다는 언론 기사를 보면서 무엇이 우선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학생들이 필수로 하던 고교 자원봉사 시간까지 없애고, 지역사회나 기관단체의 활동을 연결할 수 있는 학생부 기재도 삭제하고, 수시 줄이고 다시 입시 경쟁 집중하는 정책 추진하고 있다. 여당, 야당, 진보, 보수 따질 일도 아니다. 지난 정부부터 추진해 온 일이 있고, 지난해부터 잼버리 안전 문제 계속해서 대두되었으나 이번 정부에서 무엇 하나 제대로 대처한 게 없다. 이 큰 행사를 준비하면서 지난해 해야 했을 프리 행사도 취소해 버렸다. 청소년을 위험에 빠트린 부분도 고통스럽지만, 정치인, 교육 관료, 고위 행정가 등이 정치적 계산기 두드리면서 청소년을 이용하려는 작태를 보면서 분노가 일었다.

 

8월 2일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야외 활동의 설렘, 다른 학교 스카우트들과의 만남, 연합 캠핑 등은 아직도 제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중략.. 스카우트 활동을 통해 길러진 독립심과 책임감, 이웃에 대한 봉사 정신, 국가에 대한 헌신적 자세는 여러분을 앞으로 훌륭한 사회의 리더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윤 대통의 개영식 축사 중 일부다. 이렇게 훌륭한 청소년활동을 새만금 잼버리에서 멈추면 되겠나? 일천억이 넘는 세금과 민간의 봉사와 후원, 기업의 지원까지 하면 천문학적 예산이 투여된 새만금 잼버리. 이후에 그 예산과 인력을 청소년활동 하는데 십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이라도 꾸준히 사용하면 어떨까? 대통령이 강조한 인류가 당면한 위기와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리더가 계속해서 나오지 않을까? 소갈비 집이 맛집이어야 하는 이유는 수정과가 아닌 소갈비 맛이어야 하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