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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새전북신문] 매일 새벽 글 모임에서 얻은 것

by 달그락달그락 2023. 4. 4.

지난주 토요일 새벽은 ‘334새벽글모임’ 29일째 리셋데이로 모였다. 한 달간 새벽 글 모임에 참여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참가자들과 서로 이야기 나누었다. 몇 차례 빠졌어도 심기일전 다시 리셋해서 앞으로 더 잘해 보자며 정한 날이다.

 

100일간 새벽 530분에 줌(zoom)으로 얼굴 보여 주면서 글쓰기를 하고자 53명이 전국에서 모였다. 334라는 명칭을 쓴 이유가 있다. 100일 새벽에 일어나기로 결심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3기를 진행하면서 참가 신청을 하고서 잘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계셔서 30, 30, 40일로 쪼갰고 30일마다 리셋데이를 하기로 했다. 30, 60일간 모임 하면서 어려우면 그 일정 맞추어 탈퇴할 수도 있다.

 

새벽 모임 시작하면서 스트레칭 간단히 하고 아무 말 하지 않고 개인의 글쓰기와 독서 등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한다. 7시가 되면 한 명이 자신이 읽은 글이나, 좋은 영상, 시 등을 안내하면서 마친다. 이후 단톡방에 공유한 짧은 글이 올라가고 서로가 하루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올린다. 기분 좋아지는 하루의 시작이다. 리셋데이 통해서 첫날 자기소개 이후 처음으로 모두가 얼굴 보면서 대화했다.

 

 

대화하면서 알게 되었다. 새벽에 글쓰기 등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일어나는 것에 목적을 두는 분들이 계셨고, 나처럼 너무 늦게 잠이 들어 몸이 안 좋아서 일찍 자는 훈련을 하는 분도 있었다.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분도 있었고, 아무 책이나 읽는 분, 매일 책 모임에서 글을 올리기 위해서 읽고 쓰는 분, 강의안과 기획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108배를 시작으로 독서 등 새벽에 목표로 하는 일을 하는 분도 계셨다. 나 또한 최근에 작은 변화가 있었다. 어찌 됐든 530분이면 오프닝을 해야 해서 다시 자는 일이 있어도 무조건 일어났다. 20일이 넘어서면서 잠자는 시간이 너무 작아져 몸이 피곤해져서인지 12시 안에는 침대에 들어가게 된 것. 그러면서 3시 내외에 잠이 들던 습관이 그래도 12시쯤에는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조금씩 더 빨리 취침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단 3시간 땅겼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 성공이다.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을 하지 않아도 새벽에 모여서 함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서로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함께 하는 자체만으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서로를 응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만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몸과 마음으로 깨달았다. 누가 채근하거나 관리하지 않아도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자신의 목표를 지킬 수 있는 그 어떤 힘이 생겼다. 왜일까?

 

지역에서 청소년을 중심으로 많은 분들 만나며 활동하면서 깨달은 게 많다. 그중 당사자에게 무엇을 교육하거나 끄집어내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몸과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들으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그들이 실제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끝날 때까지 조용히 경청하는 과정 자체만으로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새벽 글쓰기 모임 또한 어떤 프로그램이 없어도 자발적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하고 매일 서로를 바라봐 주는 응원하는 공동체가 되었다. 서로를 잘 알아서가 아니다. 그저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 곳에 뭉쳐져 있어서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