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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활동

학원 홍보와 달그락 홍보의 경계가 뭘까?

by 달그락달그락 2023. 1. 5.

 

아이 졸업식 마치고 나오는데 강당 입구에서 청소년 두 명이 학원 홍보물과 선물을 나누어 주고 있었다. 추운데 고생하는 것 같아서 알바 하는군요. 힘들죠?”라고 물었는데 알바 아니고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했다. 학원 홍보를 학원생이 자발적으로 하다니? 조금 신기(?)했다. 그 옆에서는 이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달그락 선생님 두 분이 자치기구 홍보지를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있었다.

 

요즘 졸업 시즌에 달그락 샘들이 홍보지 만들어서 학교 앞에서 안내하고 있다. 샘들이 달그락 청소년들 모임 단톡방에 홍보 나간다고 하니 몇몇 청소년이 자신이 홍보 전문가라면서 시간 되면 같이 가자고 했고, 자원활동가 청년은 자발적으로 학교 홍보하는 데 참여도 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같이 민간 청소년기관에 자신이 활동하는 공간과 샘들이 좋아서 홍보도 봉사도 함께 하려는 청소년들은 간혹 봐 왔지만 돈 내면서 입시학원 다니는 학원생이 알바가 아닌 자발적으로 학원을 위해서 홍보지 가지고 나오는 경우는 드문 일이었다.

 

학원 홍보하는 청소년이 홍보물 나누어 주면서 조금 쑥스러워했지만 웃음 띤 얼굴이 좋아 보였다. 학원이 그렇게 좋으냐 물었더니 그럼요. 여기 선생님 좋아요라고 했다. 학원 선생님 한번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전에 SNS에서 알게 된 작은 보습학원 운영하는 두 선생님이 있었다. 30대 선생님 두 분이 운영하는 아주 작은 학원이었는데 주말이든 언제든 학생들 와서 공부도 하고 라면도 끓여 먹고, 샘들이 학생들과 장난도 치고 상담 비슷한 일들도 일상화 되어 있는 재미난 공동체가 되어 가는 것처럼 보였다. 학원 운영하는 선생님 한 분이 SNS에 꾸준히 올려 주는 글로 전해 들은 이야기로 왠지 모를 따뜻함이 좋았다.

 

사교육에 대한 반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그랬다. 사교육 시장의 원리와 그들이 집중하는 일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나로서는 좋게 보일 리 없었다. 그런데 수많은 학원 선생님 중에서 학생들 만나면서 진정 어린 마음으로 함께 하는 분들이 있었다. 학교 교사 중에 훌륭한 분들 계시지만 가끔은 이상한 사람들도 있다. 청소년 단체나 기관시설도 그렇다.

 

일반화 시키기 불편한 지점이 있는 영역별 상황이다. 거대한 흐름도 있고 그 조직의 가치와 의미도 분명하나 결국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안다.

 

세상사 수많은 일을 만나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그것은 사람은 직업적 가치가 말해 주기도 하지만 모두가 개인이고 그 안에 본질은 또 다른 개인의 가슴에서 나온다는 거다. 학원이나 학교나, 청소년기관이나 단체 든 그 어떤 곳에서든 청소년을 대상화하지 않고 진정어린 마음으로 자신과 같은 존재로 존중하고 만나는 이들이 있다. 그들에 의해서 선한 영향력이 만들어지고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좋아진다는 것을 안다.

 

학원 홍보지와 선물을 보다가 달그락 홍보지와 선물을 보는데 마음이 싱숭생숭. 겨울이 가고 있다. 빠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