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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새해에는 감자자루를 태우고, 사랑하고 사랑 받는 한해가 되시길.

by 달그락달그락 2023. 1. 1.

스승에게 제자가 용서할 수 없는 자들이 많다면서 어찌해야 하는지 묻는다. 스승은 제자에게 감자와 자루를 가져오라고 하고, 감자에 네가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의 이름을 한 명씩 새겨서 자루에 넣으라고 했다.

 

스승은 제자에게 어디를 가든지 그 자루를 들고 다니라고 했다. 제자가 자루를 들었다. 처음에는 그리 무겁지 않았지만 계속 들고 다니다 보니 무거워졌고, 일주일 정도 지나니 이름 새긴 감자의 부위가 썩어가면서 악취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자루를 버리지 못한다. 무겁고 힘겨운데 악취까지 풍기는 자루를 끝까지 붙잡고 있는 제자.

 

지난해 오늘 용서라는 주제로 송구영신 예배에서 목사님이 예화로 꺼낸 이야기다. 용서하지 않고 미워하는 마음이 커질수록 나 자신이 힘들어진다는 일이 주제다.

 

몇 주전 후배가 책을 낸다고 먼저 원고 읽고 평 좀 해 달라고 했다.

 

감정에 빠져 저 사람은 그런 사람이라고 고착화하여 그 생각만 떠올려도 치가 떨리면 돌에 새기는 것과 같다. 명상이나 수련을 통해 감정의 느낌을 희미하게 하거나 없애는 방식은 물에 새기는 것과 같다. 감정과 함께 깨어있다는 것은 감정을 피하거나 없애지 않고 생생하게 느끼되 거기에 빠지지 않고 사용함으로써 즉각적으로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므로 공기에 새기는 것과 같다.” 이 친구 책에 쓰여 있는 글 중 일부다.

 

연말에 가장 기억되는 연결되는 내용이어서 신기했다. 지난해 오늘의 글과 그 때의 기억, 그리고 이번 해 오늘 종일 한 일은 을 하고 누군가의 을 듣고 읽었는데 그 중 가장 기억나는 글이 이 내용이다.

 

 

새해다.

 

이번 해 마지막 날 무엇을 했나? 종일 읽고 썼다. 결제 올라 온 거 검토했고, 저녁 시간에 샘들 몇 분께 피드백할 거 안내했고 집에 와서 후배 글 열심히 읽고 메모했다. 그리고 뜨문뜨문 문자, 카톡 인사들에 답장했다.

 

2023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다른 여러 목적하는 멋진 일들이 많지만 그중 중요한 것 하나를 뽑아 보라고 한다면 용서.

 

나에게도 감자가 들어가 있는 자루가 있다. 모두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근래 어깨가 조금씩 무거워 짐을 느낀다. 이 자루를 완전히 태워버리려고 한다. 나 중심 사고를 없애야 옳다.

 

정말 나쁜 놈들 극 수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인간관계의 문제는 오해와 함께 상대를 헤아리지 못하는 마음에서 기인한다.

 

또한 헛소리를 하는 이상한 자가 있어도 그러려니 하려고 한다. 삶은 가고 좋은 사람들과 교재하고 사랑하고 감사하고 나누어야 할 일도 제 명에 하려면 너무 시간이 없다.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낭비는 일은 접어야 옳다.

 

불안해하지 말고, 생각 좀 덜하고, 상처받지 말고, 투덜거리거나 불평 거릴 필요 없고, 휘청대지 말며 그냥 담대하게 해야 할 일을 할 뿐이다. 행해야 할 활동과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 낭비할 시간이 없다.

 

그저 옳은 길이라고 믿는 그곳으로 사랑하는 이들과 사랑하며 뚜벅뚜벅 갈 뿐이다.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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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분들 새해에는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2023년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 곳 친구들 덕에 매번 큰 힘을 얻습니다. 행하는 모든 일이 복되기를 기원해요. 우리 모두 사랑하고 사랑받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