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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새길

황희찬 타투 보다가, 생명은 흘러야 하고 평화는 넘쳐야 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는 걸!!!

by 달그락달그락 2022. 12. 6.

예배 마친 후 정신 없이 식당에 가서 밥을 목구멍에 빨리도 넣은 후 주방에 들어가 설거지를 시작했다. 어제 교회에서 안내 위원 하다가 주보 봤는데 내가 설거지 당번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대예배 기도하는 장로님 순서 옆에 오후 예배 기도 담당에 설거지까지 있는 날. 일요일 아침이 조금 경황없었다. 오후 예배 기도문도 추수 감사 주일 맞아서 열심히 썼다.

 

설거지하는데 두 분이 들어오셔서 고맙다면서 함께 설거지 마쳤다. 오늘 내가 당번인데 내 파트너가 안 오고 왜 이분들이 오셔서 고맙다고 하지?

 

오후 예배 들어가 보니 내가 주보를 잘 못 봤다. 장로님 대표기도 순서를 바꾼 모양이다. 막연히 기도순서 옆에 내 이름 표기되어 있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내 순서는 두 번째 주였다. 이번 주인 줄 알고 설레발 친 것.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왜 좋은지 모르지만 좋았다.

 

교회에서 청소년 부장직 정리한 이후로 거의 하는 일 없는데 오늘은 뜻밖에 여러 일들 만난 날이다. 일요일 오후에 아이들과 탄생이라는 영화 보려고 했는데 전날 날 샌 것 때문에 비몽사몽 귀가했고 그 와중에 책상에서 저녁까지 열심히도 작업했다. 요즘은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겠다. 내 일정 기억하는 것도 혼란스러울 때 많아. 사는 게 그렇다.

 

그래도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한다고 여기고 있고, 행하는 모든 활동에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믿으니 불안이 조금은 덜하고 나름 즐거움도 크다. 그 가치 안에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것을 본다.

 

초등학생인 막내가 작은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문 앞에 놓고 벽에 트리 모양의 전등을 붙여 놓았다. 다이소에서 몇천 원 주고 산 거라면서 자랑한다.

 

월요일 쉬는 날. 오전부터 전화가 있었고 마감할 게 있어서 오후까지 노트북 노려봤다. 몇 가지 일들 해결하고 오후 늦게 은파호수공원을 걸었다. 하늘은 편안했는데 바람은 차가웠다. 마스크는 추워서 썼다. 따뜻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오리들이 조용했는데 추워 보였다. 하늘에 태양 또한 여전히 조용했다.

 

 

그제 월드컵 열기로 아직도 말이 많다. 그중 황희찬 선수가 골을 넣고 웃옷을 벗는 세러머니를 했다. 이 친구 특기다. 나는 손흥민의 마스크를 가슴에 찬 것으로 이해(경기력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것쯤은 알아요^^;;) 하고 커넥션(?) 멋지다며 빵 터졌는데. 황 선수의 등에 타투 로고가 핫하다.

 

이 문양은 지리산 실상사 도법스님 등이 실천해온 운동으로 '생명평화결사' 로고라고 알려졌다. 해와달, 물고기와 들짐승, 하늘과 사람, 이 모든 생명이 한 뿌리, 한 몸이며 모든 생명의 평화와 공존이 이 시대의 화두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문양의 작가는 파주타이포그래피학교 교장인 안상수 전 홍익대 교수.

 

'우주 삼라 만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존재의 근원이 되며 의지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뜻을 함께하는 이를 '등불'이라 한다.

 

이 문양의 의미가 요즘 시대정신과 딱 맞아떨어진다. 그렇지. 모두가 연결되어 있었어.

 

어제 설거지부터 오늘 늦은 오후 산책하면서 만난 하늘과 호수, 그리고 폰과 온라인으로 연결된 많은 사람과 나의 설레발치는 이야기와 내일 새벽 4시에 브라질전을 보겠다는 우리 집 아이들까지 우리네 삶의 모두가 연결된 관계망에 놓인 삶이다.

이 모든 생명이 한 뿌리에서 난 한 몸이라는 것. 생명과 평화는 우리의 목숨과도 같은 가장 소중한 가치임이 분명해. 그 모든 뿌리가 연결된 우리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소중한 방법 같아.

 

오늘 끄적이다 보니 페북 글이 이럼? .. 그렇지. 이 공간도 하나로 연결된 거야. 거대한 나무와 뿌리에 연결되어서 함께 하는 우리들이지. 황 선수 등에 있는 타투처럼 연결된 곳에서 이러고 있어.

 

생명은 언제나 흐르고 평화는 넘쳐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