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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시사

부족주의만 키우는 내 편 저널리즘

by 달그락달그락 2022. 9. 8.

 

추석입니다. 명절 한가위. 가족과 함께 사랑과 ''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자신이 속한다고 믿는 이상한 부족진영을 집안으로까지 끌고 오는 이들도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흥분하는지도 모른 채 가족까지도 배제하고 적으로 만들어 가는 일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추석에 이런 글이나 끄적이고 있는 저도 한심하지만. 그래도 뭐. 모두 해피 추석 되시면 좋겠습니다.

 

모두 모두 행복한 추석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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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년 전 배경으로 늑대와 인간의 유대를 주제로 만들어진 알파라는 영화에서 개가 어떻게 사람과 같이 살게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이 당시 부족에서 사람이 이탈하면 바로 죽음이었다. 다른 부족은 대부분 적으로 경계의 대상일 뿐 내 생명을 담보한 곳은 자기 부족이었다. 그 안에서 삶을 살게 되고 그 이외에 부족은 정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그러한 부족주의가 요즘에도 활개 친다면 믿겠는가?

 

이번 주에 받은 시사인20228월에 조사한 한국사회신뢰도조사가 실렸다. 10점 만점이 기준이다. 검찰 신뢰도는 민주당 지지자들은 1.68, 국민의힘은 6.29점이다. 신뢰하는 언론이 없다는 비율이 28.1%. 대통령에 대해서 용산 이전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는 0.83, 국민의힘 지지자는 6.72, 무당층은 2.97점이고, 도어스테핑에 대해서 민주당 지지자는 1.39, 국민의힘 지지자는 6.11, 무당층은 3.16 점이다.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도 민주당 지지자는 1.28, 국민의힘 6.19, 무당층은 2.91점이다.

 

정리해 보면 신뢰도 10점 만점에 그동안 윤 대통령 중심의 주요 이슈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아무리 높아도 신뢰도가 2점을 넘지 않는다. 심지어 1점 미만도 보인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6, 7점 내외로 높게 나타나고 특정 당을 선호하지 않는 무당층은 대부분 신뢰도 3점 내외로 낮게 나타난다. 무당층과 비교하면 민주당은 1점 정도가 낮은 것이고, 국민의힘은 4점가량 높은 것으로 보인다.

 

진영논리를 넘어선 지 오래다. 부족주의로 가고 있다. 현대 정치는 단순히 좌파와 우파로 나뉘지 않고, 다양한 집단별로 분열된 정치적 부족주의가 창궐하는 세상 같다. 신뢰도 조사에서의 극단적인 양상뿐만 아니라 진보, 보수라고 일컫는 세력 안에서도 분파되어 싸우는 것은 이제 너무 쉽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진중권 씨는 친윤으로 보이며 조중동이 좋아하는데 정의당이고, 변희재 씨는 친박 중의 친박이며 완전 반윤이다. 최근 촛불로 상징되는 진보 영역과 연합하면서 윤 대통령 퇴진 집회를 함께 하고 있다. 근래 대표적 사례이지만 이미 지난 대선 전에 조국 사태와 미투 등 여러 사건·사고를 만나면서 수많은 분열과 합종연횡의 전형을 보고 있다.

 

인간의 집단 본능소속 본능인 동시에 배제 본능이다. 집단 본능으로 갈라진 부족과 기록적인 수준의 불평등이 결합하면서 세계에서는 정치적 부족주의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에이미 추이가 쓴 <정치적 부족주의>라는 책에서 안내하는 내용이다. 민주주의 하면 미국이라고 떠들어 대던 그들의 나라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었었다. 불평등에 따른 부족주의 창궐도 한몫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우리의 부족주의는 에이미 추이가 강조하고 있는 배제 본능에 다른 불평등에 의한 것일까?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는 지점이 많다. 차라리 불평등에 의한 진영이라면 어느 정도 이해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자신의 위치를 힘들게 하는 정치인들에게 투표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아서다. 합종연횡 잘해야 하는데 무조건 상대를 적으로 돌리며(배제) 자신의 편은 무조건 정의일 뿔, 타협도 조율도 대화도 없다.

 

우리 언론의 문제를 탓하는 이들도 많아 보인다. 저널리즘은 걷어차고 내편 저널리즘에만 집중한다. 내편 저널리즘은 돈이 된다. 진보 보수와 그 안에서 갈라진 세력 모두에게 돈이 되는 은행과 같은 구실을 한다. 형태나 내용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내 편에서의 주장 글은 돈이 되고 그 진영 또는 부족에게만 소비된다. ‘가세연같은 극우 유튜브가 수십억을 벌 수 있는 세상이다.

 

부족주의를 더욱 강화하면서 사회적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일의 선두에 언론이 있다는 주장이다. 저널리즘을 지키지 않는다. 내 편은 살아야 하고 상대는 적으로 만들어 낸다. 자기 진영 안에 들어오면 보호하며 그 안에서 권력을 어떻게 나눌지 고민하고 돈을 번다. 그 권력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족 안에서 또 치고받고 배제하면서 싸움한다.

 

소위 내 편 저널리즘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언론이 시장 속에 있는 한 헤어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나마 확실한 수입을 보장받으니까. 그런데 기존의 언론이 표방했던 저널리즘 가치관이나 원칙이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없다. 왜냐하면 그게 맞는 거니까.” 이번 호 시사인에 손석희 씨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어제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도 우리에게는 정치를 넘어 사회적인 내 편 저널리즘이 존재했다. 그 누군가를 뜯어 먹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무조건 잡아 물어뜯어야 속이 시원하고 언론은 클릭 수로 돈이 들어온다. ‘게이트키퍼따위는 안중에 없다. 그저 돈이 되는 약한 사냥감을 잘 정리해서 올려놓으면 돈벌이가 되는 세상이다. 그런 언론? 다수일까? 소수일까? 아랫글 읽고 여러분이 판단하시라.

 

망실에 대한 격분을 쏟아내기 위한 대상을 찾기 시작한다. 언론은 이때 사람들에게 먹잇감을 물어다 주고 조회 수를 올려 돈벌이를 할 수 있다. 해운대 마린시티의 파도를 찍던 유튜버나,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한 사람이 바로 그 사냥감이 되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배운 사람이라면, 언론이라면, 재난을 당한 사람들의 황망함이 건강한 비판으로 승화되고 정당한 분노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게이트키퍼라는 이름은 이론과 교육에만 남았다.” 이하나 작가의 페이스북 글이다.

 

포항의 지하 주차장에서 사망한 사람들에 관한 기사에서 주요 먹잇감은 아파트 소장이었다. 아파트 앞 건천에 몇 년간 문제를 계속 제기했고 이번 태풍으로 물이 불어 넘쳐흐를 정도로 배수도 엉망이었던 모양이다. 소장이나 아파트 관리 노동자들을 물고 뜯어서 안전 문제가 해결된다고 여기는가?, 근본적인 문제를 일으킨 자들은 누구일까?

 

언론은 관심이 있을까?

 

정치와 언론,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가 추구하는 일은 무엇인가?

각자 살고 싶어서 하는 일인가?

가장 약한 자를 두고 물고 뜯으면서 광고 수익을 얻는 언론의 틀 안에서 수익을 나누며 자기 부족을 확인하고 싶은 건가?

 

2만 년 전 살벌한 환경에서처럼 자신의 생존만을 위해서 부족을 제외한 모두를 죽여서 나만 살고자 하는 것인가? 다시 2만 년 전으로 가고 싶은 것인가?

 

인류가 2만 년 동안 이룬 인권, 평화, 연대, 자유, 공동체, 정의 등의 그 귀한 가치들은 어디에 있을까? 결국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부족주의, 진영논리 등에 기반해 돈을 버는 언론과 유튜버, 여러 기득권 정치인들과 사람들의 농간에 휘둘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어떤 부족과 진영에 속해 있는지도 모른 채 무조건 적으로 돌리고 그들을 죽여야만 사는 세상인 줄 착각하는 이들. 이제 그만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