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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시사

선택 당하는 공정과 상식

by 달그락달그락 2022. 8. 14.

 

1.

정부 기관이나 대학 화장실 벽에 명언이라고 붙어 있는 글을 쉽게 보게 된다. 종교법인의 학교에는 종교에 따라 성경이나 불경 등 화장실 글이 다르게 붙어 있다. 요즘은 천공 스승의 글도 붙는 모양이다. 그것도 국가 기관인 세무서에 말이다.

 

 

진주세무서 관계자는 "부산 국세청 운영지원과에서 내려온 지침(천공 스승의 글)이며, 상부의 지침에 따랐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산 국세청에 글이 실린 사연과 부착된 세무서들을 물었지만 "내부 확인 중"이란 말 외에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습니다. 지난 813일에 JTBC의 보도 내용 그대로다.

 

만약 이전 정부에서 성서에 말씀을 내려보냈다면 대통령이 가톨릭 신자여서 그런다며 난리가 났을 거다. 언제나 우리의 상식은 선택적이다.

 

 

 

관공서 화장실에 등장한 천공 스승의 가르침 글귀

대통령 부부의 멘토를 자처했다가 논란이 됐던 천공 스승의 글귀가 지역 세무서 화장실에 등장했습니다. 어제(12일) 경상남도 진주세무서를 방문한 A 씨는 소변을 보다가 두 눈을 의심했다고 합

news.v.daum.net

 

 

2.

일련의 상황을 보고 제가 뱉어낸 양두구육의 탄식은 저에 대한 자책감 섞인 질책이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야말로 양의 머리를 흔들며 개고기를 팔았던 사람이었다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인터뷰 말이다. 양두구육(羊頭狗肉)양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매한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속은 그렇지 않음을 일컫는 말이다.

 

다음날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당 대표였던 분의 입에서 자당 대통령 후보를 개고기에 빗대는 건 결코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고 적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 새끼 저 새끼 소리를 듣고서도 대통령 만들기 위해 발이 부르트도록 뛰고 목이 쉬도록 외쳤다라고 했다는데 이미 대통령 후보가 껍데기만 그럴싸하고 속은 비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을 뜻하지 않나? 그렇다면 당신도 양두구육의 공범인 것이지 피해자 흉내 내면 안 되는 것 아닌가? 국민을 위해서 일한다는 당신들의 말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모습을 당신들 입으로 자백한 꼴이 되었어.

 

윤핵관과의 권력투쟁에서 밀리고 나니 이제 모든 것을 공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지율 바닥을 기고 있는 윤 정부의 피해자가 아니라 당신도 국민 입장에서는 공범이라는 것. 그것은 좀 알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중심에 공정과 상식이 있을 뿐이다. 국민은 그 기준에 빠져있다. 자신이 이 새끼 저 새끼들어가면서 열심히 했는데 공정하지 않다는 것은 순전히 자신의 공정일 뿐이다.

 

 

3

사이버 레커로 유명세 떨치며 어떤 이를 자살에 이르게 짓 때문에 방송에서까지 비난하니 자숙하다가 6개월 만에 나와서 처음 올린 영상이 우영우가 좌파, 페미, 박원순 추앙 드라마라면서 비난하자 메이저라고 주장하는 온갖 신문에서 받아 썼다.

 

작가가 하자센터에서 공부했으며 센터가 아름다운재단과 같이 박 시장이 설립했다는 등의 사실조차 확인 안 된 온갖 억측으로 일그러진 이야기를 언론에서 어떤 노력 없이 받아 쓰면서 상식적이라고 하는데 이해할 수가 없다.

 

상식이라고? 사이버 레커도 완전 악질적인 사람의 말을 어떻게 저렇게 쉽게 언론에서 받아쓰는 상식(?)을 발휘하는지?

 

 

4.

12.12 군사 반란과 5.17 내란으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이 제12대 대통령 취임을 하고 정의 사회 구현을 국정 가치로 내세웠다. ‘정의를 짓밟은 자들의 국정 가치가 정의 사회였다는 말에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지만, 그땐 그랬다.

 

언제나 정의와 공정은 선택적이니 말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원칙은 국익, 실용, 공정과 상식이다. 우리 사회의 최근 시대정신이 공정과 상식이라는 것은 거의 동의하는 것 같다. 국정 원칙이 되었다. 이 네 가지는 제발이지 좀 지켰으면 좋겠다.

 

 

5.

결론?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권리라고 해도 그것이 나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방해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된다. 대학의 청소 노동자들의 시위가 나의 학습에 조금이라도 침해된다면 그 일은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은 일이다.

 

나 중심의 공정이고 나의 이기성에 반하는 그 어떤 일도 정의도 공정도 아니다.

 

우리가 이야기 하는 시대정신으로 포장된 공정과 상식은 사전적 의미가 아니다. 철저히 개인과 어떤 집단의 이기성에 반하는 일은 공정하지만, 공정한 일이 아니고, 상식이지만 상식이 아닌 일이 된다. 모두가 선택적 공정이고 정의다. 그 선택권을 가지는 힘이 공정인 것이지, 공평하고 올바른 것은 모두에게 같은 내용이 아니다.

 

정의 또한 마찬가지다.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 또는 사회 전체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구성원의 기회나 권리를 공평하게 보장하는 일이라고 배운 정의가 정의가 아닌 셈이다.

 

선택적으로만 이루어지는 정의. 선택적 공정과 상식이다. 그래서인가? 공정도 정의도 상식도 이 모두를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갖는 게 정의인 것이지 본질은 이미 온데간데없어졌다.

 

선택적 공정이 아닌 누구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이어야 하고 정의여야 한다. 그 모든 일이 상식적이어야 한다. 이것은 엄청난 학습의 영역이 아닌 이미 초등학교에서 모두 배운 내용이다. 어려운 말 쓰면서 현혹하지 말고 초등학교 도덕책을 읽어 보기를 권면한다.

 

공정과 정의, 상식은 선택해서 주장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