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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새벽 글 모임 동안 경험한 행복, 10053090

by 달그락달그락 2022. 8. 8.

 

100일이 되었다. 쑥과 마늘을 계속 먹었으면 곰이 사람이 되는 날이다.

 

100일 동안 새벽 530분에 글쓰기 모임을 했고, 오늘 새벽이 마지막 날이었다. 10053090 프로젝트 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서로 소감 나누면서 대화했다.

 

모두가 하나같이 함께 하는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쌩얼(?)로 얼굴 마주 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 얼마나 크게 위안을 받고 힘이 되는지 알게 되었다. 책 수십 권을 읽고 공부하지 않아도 누군가를 위해서 써준 카톡방에 한두 문장에 얼마나 큰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지 경험했다.

 

매일 피곤한 몸을 깨워서 그 시간에 얼굴 보면서 각자가 글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그 시간을 함께하는 것만으로 서로에게 큰 힘이 되었던 것. 10년을 만나도 실제 얼굴을 보면서 만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니 백일을 매일 보는 우리는 또 다른 차원의 인간관계를 만들어 냈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따뜻한 공동체가 되었다.

 

서로 힘을 주기 위해서 리셋데이를 만들어 응원하기도 했고, 매일 카톡방에 시작과 마침 메시지 남기면서 서로를 응원하며 하트를 많이도 날렸던 사람들. 누군가는 은퇴 이후에 삶에서 또 다른 루틴을 발견했고, 잠을 늦게 자는 어떤 이는 새벽에 깰 수 있게 되었다. 믿어 달라 힘내란 말을 하지 않아도 힘이 되는 공간으로 공동체에서 신뢰를 경험할 수 있었다.

 

치유하는 글쓰기와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었는데 치유의 경험도 했다. 블로그를 시작했고 수십 편의 글과 감사 글을 썼다. 신뢰 가운데 모임 안에서 자신감도 얻었고 아직 곰에서 인간은 못 되어도 시도는 해 봐야지 하는 용기를 얻었다는 분도 계셨다.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한마디 톡방에 던졌던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반응하며 자신의 슬럼프 이야기를 해 주고 응원해 주었을 때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이 모든 곳의 중심에 신뢰하는 사람이 있었다.

 

오늘 참여자분들이 나누어준 소감의 주요한 내용이다.

 

글 모임 마치는 날이었는데 새로운 모임에 대한 제안이 쏟아졌다. 어제 내가 제안했던 내용은 시작할 때 스트레칭 또는 요가, 5일은 원래대로 글쓰기에 집중하고, 토요일은 글쓰기는 특강, 일요일은 일주일 동안 있었던 삶의 이야기 나누며 무조건적 지지하는 시간 만들어 가는 거였다.

 

여기에 더해 모임 이름을 새롭게 만들어 보고, 오프라인 모임은 주기적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개인 SNS도 공유하고 응원하기, 시간은 한 시간으로 줄여서 집중하기, 100일도 좋지만 30일 단위로 끊어서 집중해 보는 것, 정기적인 리셋데이, 참여자는 지금처럼 소수 정예 또는 대규모로 늘리는 등 여러 제안이 많았다.

 

원래 계획은 100일 글쓰기 모임 이후 일정은 잡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분들 만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새벽 글 모임은 리뉴얼해서 겨울이 시작되는 즈음에 다시 시작해야겠다. 선생님들 제안 주신 내용과 머리에 돌아다니는 생각들 정리하면 또 하나의 멋진 모임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마지막 날 닫는 말씀 담당인 김혜진 기자님이 가져온 글은 영화 타이타닉에서 디카프리오가 연기한 잭 도슨의 대사였다.

 

“전 필요한 건 전부 가졌어요. 제가 숨 쉴 공기와 그림 그릴 종이도 있죠. 누굴 만날지도 모르고, 어딜 갈지도 모른다는 거죠. 더 행복한 것은 하루하루가 예측 불가능이며 어제는 다리 밑에서 잠을 잤는데 지금은 세계 최고의 배에서 여러분과 샴페인을 들고 있잖아요. 인생은 축복이니 낭비하면 안 되죠.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죠. 매일매일을 소중하게. 순간을 소중히!” <영화 ‘타이타닉’ 중>

 

매일 지금, 이 순간이 한 번밖에 없는 너무나 값지고 소중한 날이다. 그 순간을 매일 아침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은 복이다. 아무런 대가나 이유 없이 온전히 글 쓰며 함께 하면서 을 나누었던 분들. 이분들 만남은 나에게 큰 복이다.

 

또 다른 만남을 준비하면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