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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청소년정책 참여의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2. 7. 27.

청년 정치는 청년이 잘할까?”, “청소년 정치는 청소년이 잘할까?”, “여성 정치는, 장애인 정치는...” 이 질문에 답은 정해져 있다. 청년, 청소년, 여성, 장애인 등의 정책과 정치에 관심을 두고 학습하고 연구하며 활동하는 사람들이 잘한다.

 

청년 정치 화두 되니 청년이 정책 제안할 자리만 만들어 주면 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그렇지 않다. 관심 갖고 활동하면서 학습하며 정책에 참여하는 청년들이 좋은 정책 제안한다. 이는 세대와 대상에 관계없다. 청소년, 청년, 여성 연구자가 당사자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듯이 실제 그 일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잘 알기 마련이다.

 

청소년은 어떨까? 언제부터인가 청소년정책 제안 활동이 유행이다. 이들과 관계된 교사, 복지사,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의 교육과 복지, 활동에 대해 현실에 맞고 가치 있는 정책들을 쏟아 낼 수 있을까?, 의사, 약사는 환자를 위한 정책을 만들고 제안할 수 있을까?, 변호사는? 모두가 안다. 자신이 매일 하는 일의 전문성은 커질지언정 정책과 정치적 제안과 논리는 또 다른 차원에서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청소년정책은 청소년이 해야 한다고 오랜 시간 주장해 왔다. 그들의 선 자리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전제가 있다. 청소년이 참여하고 자치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청소년에게 정책 제안받는다면서 퍼실리에이터 부르고 100, 200명 모아 놓고 프로그램 돌려서 청소년에게 제안받아 내는 이벤트 행사는 회의적이다. 수년간 민원 수준의 이야기 반복해서 나온다. 가로등, 쓰레기통, 급식 문제, 문화공간 건립, 버스노선 등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변하지 않고 같은 제언이 반복해서 나오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한 측에서는 청소년들이 문화공간 제안했다는 근거로 엄청난 세금 들여서 공간 만들었는데, 그곳에 청소년이 참여하지 않는다고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자치와 참여를 주장하지만, 그 어디에도 청소년의 조직도 참여도 없다. 오랜 시간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이런 기관 여러 곳을 보았다. 정작 중요한 일은 하지 않고 형식적인 틀을 가지고 청소년, 학생자치를 운운하지만 결국은 청소년의 입을 빌려 기성세대가 하고 싶은 사업을 포장해서 성과를 낸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이상한 홍보가 되고 만다.

 

청소년정책이 잘 되기 위해서는 당사자가 그들을 둘러싼 환경과 정책, 정치, 예산과 더불어 다른 나라의 사례 등 다양한 부분을 살피고 학습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가능하면 그 사회의 역사와 문화까지도 성찰하고 고민하는 자리를 만들면 좋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에 따른 토론과 논의는 자연스럽고 실질적 참여가 일어나게 된다.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강사가 아니다. 학습한다고 하니 전문가 불러서 강의하려는 이들이 있는데 이것은 자치도 참여도 아니다. 철저히 청소년을 조직화하고(이 부분이 가장 어렵다. 최고의 전문가들은 여기에 붙어야 한다) 그 조직이 잘 운영되면서 서로 간 민주적 의사 수렴 과정에서 정책 제안할 수 있는 학습과 토론이 그들 중심으로 일어나도록 도와야 한다는 말이다.

 

청소년의 정책 제안 활동을 안내하고 교육하는 실무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청소년의 조직화 과정과 네트워크, 참여와 자치에 대한 의미와 현실에서의 구현 과정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청소년 당사자를 둘러싼 정책이나 정치 상황, 다양한 통계 등과 외국 주요 사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는 있어야 한다. 또한 청소년정책 제안 활동이 정치인의 수단이 되거나 관련 기관시설의 이벤트로 치부되어 실적만 남는 허망한 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당사자를 참여의 주체로서 세우는 노력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 전문가들이 필요할 뿐이다. 조직과 네트워크와 학습 과정 자체가 청소년의 정치 참여의 기본이고 과정이다. 이 모든 과정은 청소년도 시민으로서 민주주의 장에서 주체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발전의 바탕이 되는 중요한 일로 집중해야 할 활동인 것이다.

 

청소년자치연구소에서는 달그락달그락을 통하여 청소년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청소년이 지역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왔다. 달그락 청소년들은 참여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청소년은 각자의 다양한 자치기구 활동을 통해 고려된 정책들을 모아낸다.

 

매년 달그락청소년참여포럼을 진행하는데 이때 대표자회 청소년을 중심으로 정책별 각 분과를 구성하고 주요 제안사항을 지역 조사, 자료 검토, 관련 정책과 주요 사례를 학습하는 활동을 거친다. 과정에서 팀별 대표는 주제에 맞는 발제문을 쓰고 달그락참여포럼에서 분과별 발표 후 전체 토론이 이어졌다. 그 안에서 걸러져 정리된 정책을 모아서 시 관계자들을 초청하여 포럼을 진행하고 시 정책에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특히 선거기간에는 달그락청소년친화정책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청소년들의 장기적인 정책 제안을 위한 활동도 이어갔다. 그동안의 정책 제안 과정은 다음과 같다.

 

20154월부터 진행된 달그락 자치기구 활동을 바탕으로 한 첫 달그락 청소년참여포럼이 열렸다. 청소년들이 제안한 정책 중 상당수가 지자체에 실제 반영되었다. 군산시에서는 청소년들이 포럼에서 논의하고 토론한 내용을 시의원과 군산시의 관련 과에 내용을 보내어 받은 답변을 청소년자치연구소에 보내왔다. 2016년에는 청소년들의 제안에 따라 청소년 의회 조례가 통과되어 청소년 의회가 운영되었으며 자전거 도로가 확충되었고 10대 청소년들도 의견 개진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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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더불어민주당 군산시장 후보 경선 전 청소년과 정책제안 인터뷰 사진 1) 강임준 후보, 2) 서동석 후보, 3) 문택규 후보  

 

2016년 청소년자치연구소에서 ‘18세 선거권 공동행동 네트워크를 구성했고 사무국 운영을 맡았다. 이후 전국 146개 기관단체가 연대하여 만 18세 선거권 통과에 나름의 기여를 하게 된다. 지역에 청소년들도 총력을 다해 18세 선거권을 얻기 위해 활동을 진행했다. 이 당시 달그락 청소년은 지역의 청소년들도 자신들과 같이 지역 정책에 시민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청소년이 참여하고 자치할 수 있는 관련 조례 추진위를 구성하였고 조례를 만들었고 강성옥 시의원의 도움을 받아 전국 유일의 군산시 청소년 자치권 확대를 위한 조례를 통과시킨다.

 

2017년에는 청소년이 상상하는 행복한 마을을 주제로 군산시 청소년 친화 정책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염두하고 연초에 청소년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인권참여, 문화, 경제, 복지와 안전, 교육과 진로 영역을 나누어 관련 주제를 가지고 여러 차례 포럼을 진행했다. 각 포럼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실제 꾸준히 활동했던 청소년, 지역 전문가들이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발제를 하고 토론했다. 이 과정에서 약 120여 개의 청소년 의제를 발굴하였고,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서 군산지역 약 1,000명의 청소년 대상으로 본 의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렇게 정리된 5개 영역 45개 정책을 시장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실제 당선 후 진행하겠다는 협약도 맺게 된다. 이후 당선된 강임준 군산시장은 달그락 청소년 제안 정책을 상당수 반영하였다. 그동안 발표한 청소년과 전문가, 학계 연구자, 정치인의 글을 모두 취합 정리해서 청소년이 상상하는 행복한 마을이라는 정책제안집을 출간하게 된다.

 

2018년과 2019년 진행된 달그락 청소년 참여 포럼의 주된 방향은 그동안 제안하여 반영한다고 했던 정책들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과 재요청이 있었다. 이를 위해 군산시장 및 군산 교육장과의 간담회도 이어졌으며, 민선 7기 청소년 공약 정책질의문서를 작업하여 지자체의 담당 주무 부서에 제출했다. 아동·청소년과에서는 질의에 관련된 군산시 관련 과에 내용을 보냈고 받은 답변을 달그락에 보내왔다.

 

2020년에는 제21대 총선이 있었다. 달그락 청소년참여포럼 추진위를 중심으로 그동안 달그락에서 발굴하고 제안해 온 피선거권 연령 하향 등 전국 단위의 이슈나 정책을 정리하면서 교육 기본수당 등 당시 상황에 따른 정책들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만든 정치, 교육, 복지, 경제, 환경 영역의 정책 우선순위 내용을 또래 청소년들에게 의견을 물어 정리했다. 관련해서 코로나19 이후 청소년정책이 변화해야 하는 점을 모임, 자료조사, 설문조사 등을 진행했다. 이를 기반으로 교육, 안전, 문화, 경제 영역에서 코로나19 이후 바뀌어야 할 청소년 정책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안내했고 중앙정부 차원에 관련 정책을 정리해서 국회의원 후보들을 직접 찾아가 제안했고, 달그락에 초대하여 결과에 관한 내용을 안내하는 청소년 마을 방송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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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전라북도 도지사 후보와 달그락청소년정책 협약식 1) 더불어민주당 김관영 후보, 2)국민의힘 조배숙 후보

 

2021년은 청소년의 정당 가입과 피선거권 연령 하향을 중심으로 지역의 환경, 경제, 교육, 교통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들을 2021년 달그락 청소년 제안 정책으로 발굴 제안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여러 사회적 문제 가운데 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추진위가 구성되었다. 연구소의 실천연구위에서 매달 주제를 가지고 포럼을 하면서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하면서 건강권에 대한 의제를 청소년추진위가 받았다.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과 청소년 간 토론, 자료조사를 진행했다. 청소년정책에 관심이 있는 최창호 의원이 달그락 청소년추진위에 도움을 주면서 청소년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코로나 관련한 조례에 대한 검토가 시작되었고 최종 청소년 외로움 방지를 위한 조례가 만들어져 통과되었다.

 

7년여 청소년 정책 제안 활동은 청소년 친화적인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달그락 구성원의 실질적인 청소년 참여 과정이었다. 2022년 대선을 거쳐 교육감 선거와 지방선거가 연속해서 있었다. 그동안 제안했던 청소년의 많은 정책 중 미진한 부분과 반영되지 않은 의제와 보완할 부분을 다시 정리했다. 코로나19 상황과 심각한 환경 문제에 맞추어 현시대에 맞는 정책들을 개발하여 6월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직접 제안하고 공약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달그락 청소년 친화 정책추진위를 구성했다. 추진위는 두 개 조직으로 달그락 대표자회의 청소년 중심으로 중심적인 활동을 진행할 추진위를 구성했고, 이들을 지원하는 비청소년 추진위를 따로 구성했는데 구성원은 연구소에 각 위원회와 자원활동가 대표가 참여했다.

 

청소년들은 달그락의 담당 활동가와 그동안의 정책내용을 검토하여 진행된 내용과 미진한 것을 분류 검토했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에 이동권과 청소년 기본소득 등 주요 내용을 포함하여 정책을 만들어냈고 이를 지역사회 청소년들에게 설문하고 추진위에서 토론하여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최종 10개의 정책을 뽑아내, 10대 달그락 청소년 친화 정책을 개발하게 된다. 이를 중심으로 추진위에서 지역에 출마한 대부분 주요 도지사 후보, 시장 후보, 교육감 후보들을 만나서 정책을 제안했고 당선 후 진행하겠다고 협약을 맺었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본 정책 제안집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달그락 청소년정책 제안집은 부록과 함께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10대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앞권에 수록되어 있고 부록은 그동안 청소년들이 작성한 정책 제안에 대한 바탕이 되는 글과 자료들이 나름 정리해서 가능한 한 옮기려고 노력했다.

 

어떤 이들은 이런 자료가 왜 중요하냐고 묻는다. 전문가들이 모여서 좋은 청소년정책을 제안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나에게는 청소년 참여를 통한 그들 중심의 정책 제안 활동이 너무나 중요한 과정으로 읽힌다. 이유는 단순하다. 청소년 당사자가 원하는 사회를 그들이 만들어 가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루어 가기 때문이다. 개인과 사회의 긍정적 변화가 함께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청소년이 살기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 공간의 문제를 알아 가면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은 자연스럽다. 문제를 인식한다는 것은 그 이상의 어떤 변화의 지향점이 생겼다는 것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과정이다. 시민으로서의 당연한 역할이며 개인의 진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정책 제안 활동에서 청소년이 직접 작성한 이 정책 제안집의 수많은 글과 자료들을 만들어 가는 일 자체가 참여 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이고 그 가운데 자연스레 자치하게 된다. 8년여의 달그락의 정책 제안 활동에 참여하며 개인과 지역의 많은 변화를 일구어낸 청소년과 우리 이웃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5개월 동안 청소년 중심으로 만들어 가는 정책 제안 활동을 지역 이웃들이 지원하면서 “2022년 달그락정책제안집”이 나왔습니다. 위에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 드렸으며, 정책제안집과 부록을 아래에 첨부했습니다. 아래 클릭하셔서 정책제안집 모두를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청소년이 꿈꾸며 참여하는 사회에 대해서 관심 가져 주시고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소년 참여로 만들어가는 우리마을.vol1.egg
10.00MB
청소년 참여로 만들어가는 우리마을.vol2.egg
9.99MB
청소년정책제안집 별책부록.egg
7.73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