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나 어릴 적 사업 망하시고 집에 들어앉아서 이전에 쓰지 못한 시를 쓰겠다면서 매일 술을 드셨다. 시는 술을 마셔야 나오는 건가 싶었다. 내가 고등학생이 되자 아버진 간경화로 돌아가셨다.
새벽 글쓰기 모임 마치면서 이 원장님이 어버이날로 4행시 지어 보자고 했다. 단톡방에 공유한 100년 만에 지어 본 4행시.
- 어 버이 날이다.
- 버 스 타고 묘원에 누워 계신 아빠 만나러 가볼까?
- 이 런 기분이 드는 날이지만 또 일이 바쁘다고 분명 안 갈 거다.
- 날 이 가고 세월 가면 나도 내 아빠처럼 되어 있을 거다. 그때 나처럼 아이들이 날 보러 안 오면 기분이 어떨까? 그래도 우리 아부진 너 행복하면 안 와도 좋다고 하시겠지. 그런 날이다.
일요일이다. 누군가에는 휴일이고, 누군가에게는 종교행사를 하는 날이다. 모두가 각자의 날을 맞이한다. 오늘은 어버이날인데 감흥이 없다. 내가 어버이다. 아빠인 어버이. 그런데 나는 항상 어버버~만 하지,
어버이로서의 노릇을 잘 하지 못한다. 내 부모님에게 자식으로 행하는 모습도 그렇고 두 아이에게 대하는 내 모습도 그렇다. 그저 내 할 일 열심히 하면서 삶으로서 보여주는 게 모두라고 여기고 산다. 그래서인가? 어버이날이 되면 괜스레 슬퍼지고 그런다.
어버이날은 슬픈 날인가? 에잇...ㅠㅜ #어버이날 #어버버하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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