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 미팅, 회의, 강의, 연구회가 있었다. 금요일 마지막 일정으로 이사회 참여했고 마을방송 진행했다. 마치고 샘 두명과 소주 한잔 했다. 한주가 갔다.
부산스러운 토요일. 결혼식에 다녀왔고 갑작스러운 장례식도 있었다. 샘들이 결재 올린 자료 보다가 한 주 돌아보니 이 시간이다.
어제 길위의청년학교 이사회. 새롭게 길청의 공간이 구성되고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구축된 활동들이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주도적으로 참여한 청년들의 변화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서 함께 하는 이사, 후원자님들의 끈끈한 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번 해 드디어 1회 졸업생이 탄생할 예정이다. 길청의 졸업논문은 자립이다. 자립하는 활동의 목적은 청소년에 의한 활동과 그들을 통한 사회 변화에 있다. 이를 위해서 이사님들 중심으로 자립 지원이 이루어지고 공간이 만들어지고 공간 운영이 시작되면 졸업생이 된다. 5기 동안 첫 졸업생인 박 소장님이 꿈꾸는 정읍에 달그락달그락이다.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연대하며 지원하는 타 권역 네트워크가 있다. 우여곡절 끝에 2년여가 지나면서 드디어 도 차원에 청소년정책포럼이 만들어졌다. 지난주 밤에 임원도 선출이 되었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마을방송에 오랜만에 문 국장님 뵀다. 마을방송 네 개 코너 중 하나인 ‘마을이슈따라잡기’에 달그락 혜린 청소년과 함께 출연하셔서 세월호 활동에 대해서 안내해 주셨다. 살맛 나는 민생연대 활동 중 수년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캠페인. 잊지 말아야 한다. 잊지 않는다는 것은 당시의 아픔을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그때 아픔을 겪은 사람들에 대해서 공감하고 연대하는 일이다.
달그락에 청소년들은 여전히 달그락거리고 있다. 봉사 자치기구인 라온 친구들은 수어를 배워서 코로나19에 더 힘겨워진 장애인분들을 위해서 수어 동영상을 촬영하고 지역에 상가 등 돌면서 캠페인 하고 있다. 지역에 모든 공간이 청소년 공간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둔 맛있는 공간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기자단 친구들도 꾸준히 취재 중이고 중간고사 기간인데 평일에도 종종 찾는 청소년들의 꺄르륵 소리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돌이켜 보니 우리네 하는 활동이 공감과 변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과 함께하고 청소년이, 청년이 꿈꾸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계속해서 움직이는 활동이다. 활동하는 순간 변화는 찾아온다고 믿는다. 그 모든 일의 바탕에는 손을 잡아 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어제 길청 이사회 시작 즈음에 이 이사장님이 “비스듬히”라는 정현종 시인의 시를 읽어 주었다.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공기에 기대어 서 있는 나무들이라는 시구에 가슴이 울컥했다. 요즘 갱년기인가? 조금만 뭐가 와도 울컥한다. 29살 갱년기라니.
우리는 모두 기대어 있다. 공기와 같이 보이지 않지만 기대지 않으면 죽는 관계에 놓여 있다. 그 관계를 더욱더 강화하고 사람 냄새 나는, 청소년, 청소년도 사람대우받는 그런 세상 되었으면 좋겠다.
결혼식에 가서 축복했고, 장례식에 가서 애도했다. 사람은 그렇게 누군가에게 기대었다가 그 기댐을 떼는 순간 이 땅을 떠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삶은 ‘기댐’인지도. 기대어 주고 기댈 수 있는 시간이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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