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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돌싱글즈

by 달그락달그락 2022. 1. 21.

 

돌싱글즈2 봤다. 참여자 중 아이가 있는 부모는 모두 자신이 기르고 있었고 나이를 떠나 책임감도 커 보였다. 괜히 울컥하는 장면도 있었다.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은 근원적이면서도 인간 본성에 본질과 같다. 이런 방송이 요즘 순위권 안에 들어가 있는 이유일 수 있을 듯. 보다가 잠이 계속 안 왔다.

 

어제 잠이 너무 안 와서 티브이 켰는데 넷플릭스에서 떠 있어서 열었던 방송이 돌싱글즈였는데 재밌다. 몇 년 전 아는 정신과 의사 샘이 불면증 이야기하다가 나에게 바둑 둘 줄 알아요?, 혹시 좋아해요?” 물었다.

 

바둑은 둘 줄도 모를뿐더러 나에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일이 바둑이라고 말씀드렸더니 잠이 안 오면 바둑 방송을 꼭 보라고 했다. 자기 전에 지금처럼 절대 책이나 영화 보지 말고 꼭 바둑 방송을 봐야 한다고 했다. 제일 재미 없고 집중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수면할 때 좋다나?

 

지난해 서울의 모 여성단체로부터 자문을 요청받았었다.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아동, 청소년 성교육 동영상의 문제와 함께 TVOTT에서 연애리얼프로그램들이 어떤 성 인식, 연애관을 가졌는지 실태를 점검하고, 해당 프로그램들이 아동청소년들의 성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면서 관련 프로그램 모니터링 준비하면서 관련 내용에 대해 자문을 요청받았었다.

 

이전에 이라는 프로그램 이후 연애 프로그램 간헐적으로 나왔으나 모두 폐지되었고 2017, 2018년을 기점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하트 시그널’, ‘연애의 맛’, ‘러브캐처’ “나는 SOLO‘ 등 연애에 관찰 예능의 형태가 더해져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계속해서 제작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제작 프로그램들은 지상파, 케이블뿐만 아니라, OTT를 통해 제공되고 있다는 점, 한편으로 이전과는 다른 현실적인 연애를 보여 준다는 점 등에서 시청자들의 공감대와 관심을 얻고 있다. 실제 해당 콘텐츠들은 높은 조회수와 청취율을 자랑하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상위권에 이런 프로그램 몇 편이 들어가 있다.

 

매우 비판적(?)으로 모니터한다고 지난해 몇 편 보다가 이런 리얼연애프로그램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애 프로그램이 젠더감수성 등에 대한 문제가 많다고 이야기 듣고 자문에 응했었는데 어제 본 돌싱글즈2는 비판이라기보다는 참여자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이를 낳고, 실수하며 실망하면서 헤어지고 또 사랑하고 실수하고 실망하면서 그 현실에 감정에 충실하게 감사하고 감동하는 일들이 매번 반복되는 것 같다.

 

비판적으로 봐야 한다고 여겼던 프로그램에 갑자기 빠졌고, 바둑과 같다고 여겼던 프로그램이 몰입감을 키워 주었다. 내 주변 지인들 대화했는데 프로그램이 유치 뽕(?)이라고 하더구먼. 나는 왜 이렇게 몰입이 잘 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