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사는 이야기

학생의 날, 가슴 따뜻한 만남

by 달그락달그락 2021. 11. 13.

지난 113일 오랜만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만났다. 당일 운전하고 오면서 내내 가슴이 따뜻했다. 강연장 나오는데 한 학생이 따라 나오면서 작가님 너무 멋져요.”라면서 엄지를 들어 주었다.

 

 

학생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충남교육청 주관으로 학생회 임원들이 준비한 행사에 강연자로 초청 받았다. 행사 추진한 회장단 등 학생회 임원들은 현장에 참여하며(사진) 사회와 진행을 도맡아 했고 방송 팀이 들어와서 생방송으로 행사 전체를 학교에 스트리밍 하여 도내 학생들이 시청하도록 하는 큰 행사였다.

 

도착해서 알았다. 내가 활동가나 청소년연구자로서가 아닌 작가로 초대 되었다는 것을. 100여 년 전 광주 항일학생운동(학생의 날)을 시작으로 한국사 100여 년 동안 청소년들이 사회참여 과정에 대한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 했다. 이후 플로어에서 참여 청소년들과 대화 하면서 꽤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 하면서 또 흥분했다. 좋았다는 뜻이다. 각 급 학교에서는 유튜브 등으로 시청 소감과 질문을 남겨서 이에 대한 대화도 이어졌다.

 

광주의 항일 학생운동. 일본인 학생이 한국 여학생을 희롱하면서 한국학생의 싸움으로 시작되어 전국적인 항일 학생운동으로 이어졌다. 오늘이 바로 항일학생운동을 기념한 학생의 날이다.

 

 

학생들로 조직하여 항일 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끈 성진회의 활동과 신간회 비롯하여 사회단체 간부들은 회합을 갖고 '학생투쟁 지도본부'를 구성하여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전국화를 시도하였다. 광주의 제2차 봉기를 준비하며 이들이 학생들에게 보내는 선언문(아래 참고)을 설명하면서도 가슴이 뛰었다.

 

100여년이 지난 이 선언문이 우리의 학교에서 모두 실현되고 있는가? 학생의 자치권, 학문의 자유와 학생 대표회의 등 내용을 보면 지금도 취해야할 내용들이 너무 크게 보이는 것은 나만 그럴까?

 

우리나라 100여 년간 10대의 정치 사회 참여했던 이들이 다수가 아닌 극 소수였음에도 그들이 추구하며 꿈꾸었던 세상은 조금씩 만들어져 가고 있음을 안다. 일제 치하에서 독립 운동가들이 극 소수였음에도, 독재치하 민주화 운동했던 청년들이 극소수였음에도 언제부터인가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만들어져가고 있음을 몸으로 알게 되었다.

 

그럼에 더욱 우리 시대의 청소년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살필 일이다. 학생이라는 위치의 당사자인 청소년은 그저 교육과 복지 서비스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의 시민이다. 지금도 그 당시 발표했던 선언문을 다시 살피면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런 또 다른 오늘의 학생의 날이다.

 

#

선언문(일제강점기 광주의 2차 항일봉기를 준비하며 학생들에게 보낸 선언문)

장엄한 학생대중이여! 최후까지 우리들의 슬로건을 지지하라! 그리하여 궐기하자! 싸우자! 굳세게 싸우라!

 

1. 검거자를 즉시 우리들이 탈환하자.

2. 검거자를 즉시 석방하라.

3. 교내 경찰권의 침입을 절대 반대하자.

4. 교우회 자치권을 획득하자.

5. 직원회에 생도 대표를 참가시켜라.

6. 조선인 본위의 교육제도를 확립시켜라.

7. 식민지 노예 교육제도를 철폐하라.

8. 민족문화와 사회과학연구의 자유를 획득하자.

9. 전국 학생대표 회의를 개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