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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멸공, 빨간색 노이로제

by 달그락달그락 2022. 1. 9.

 

어느 병원장은 빨갱이 노이로제 때문에 적십자란 세계 공통의 말도 쓰기에 겁을 집어먹은 나머지, 병원 간판을 백십자 병원으로 하려다가 주위의 만류로 결국은 록십자 병원으로 바꿔 달았다. 붉을 적()이란 것을 대신해서 푸를 록()으로 갈아 달은 것이다. 웃을 일이 아니다. 그는 멀쩡한 친구가 빨갱이로 몰려서 개죽임을 당하는 것을 두 눈으로 보았던 것이다.”

 

자유와 민주가 무엇인가?

 

자유 민주주의에선 사상, 양심, 신앙 및 세계관의 자유를 인정하고 내심의 자유를 어떤 권력도 침해할 수 없다. 이 기본원리를 포기하라는 것은 스스로 자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거부하라고 하는 것이다.”

 

2000년 초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이었던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의 글 중 일부다.

 

 

 

“사상은 벌할 수 없고, 학설은 재판의 대상이 아니다” - 인천뉴스

한상범 교수(전 의문사 위원장) <인터넷 신문 참말로 제공>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지난 7월 29일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라는 제목 아래 '민간인 학살자가 생명의 은인인가?'라는 글(...

www.incheonnews.com

 

우리의 보수세력이 2000년대 넘어오면서 멸공, ‘공산당은 싫어요수준은 넘어 섰다고 여겼는데 착각이었다. 최근 대기업 부회장께서 멸공을 줄기차게 주장하자 야권의 대선후보께서 그 부회장님이 운영하는 마트에 친히 가셔서 치와 을 구입하면서 멸공이라는 메시지를 이어 받으셨다. 이걸 또 야당의 여러 의원과 관계자들께서 멸공을 계속 이어서 안내하는 나라다.

 

 

 

윤석열, '멸공' 정용진 이마트서 '멸치 · 콩' 들고 찰칵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오늘 낮 이마트 이수점을 찾아 장을 봤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윤 후보가 통조림 캔을 살피고 여수 멸치와 약콩을 든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배포했습니다.

news.sbs.co.kr

 

그들이 그렇게도 주장하는 자유와 민주주의에서 멸공이 가당키나 한 말인가? 어떠한 이념이나 사상, 종교를 근거로 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짓은 살인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6.25를 거치며 우리는 이념을 이용해 자기 기득권을 챙기려는 자들에 의해 너무 큰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때로 돌아가자는 말인가?

 

멸공의 뜻이 무엇인지 아나? 공산주의를 멸하다는 것인데 멸하다망하여 없어지게 하거나 쳐부수어 없애는 것을 뜻한다. 공산주의 신념을 가졌으면 살인해도 된다는 말이다. 왜 이렇게 쉽게 이야기 하는가?

 

나는 공산주의가 너무 싫지만 중국인이나 북한 사람들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 있었다. 나 어릴 적 북한 사람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똘이장군 만화를 학교에서 단체관람 시켜서 보면서 북한은 모두 늑대와 돼지 괴물들이 사는 줄 알았다. 멸공의 횃불 들고 운운했던 때였다. 이 때로 돌아 가자는 말인가?

 

나는 민주주의가 좋다. 당신들이 그렇게도 주장하는 자유 민주주의 나라에서 신념과 종교, 이념의 자유를 가지고 살고 싶다. 이념이 다르다고 멸해야 하는 사회는 이미 자유도 없고 민주주의 없는 독재나 매카시즘에 빠진 무서운 나라가 된다. 제발 정신 좀 차리기를 바란다.

 

특히 대선 후보라는 분이 그 뜻을 알고서 저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일베에서 계속 인증하는 근거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하시는지, 정말 걱정이 앞선다. 다시 2~30년 전으로 되돌리는 느낌은 나만 그런가? 그러지 맙시다. 제발.

 

더욱 안타까운 일은 청소년이 사회와 정치, 경제를 배우면서 그 복잡한 세계를 이해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멸공 중심으로 두고 세계를 나누어 증오부터 배울 때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은 없다. 단세포적인 극우세력으로 키우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바라고 교육했던 때가 있었다. 우리의 독재 시대.

 

제발이지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며 사회의 다양한 이념에 관해서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특히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해서 공부 좀 했으면 좋겠다.

 

한상범 교수님 글 한 토막 전하면서 마친다.

 

친일파가 반공주의로 면죄부를 따내 그 반공의 독점 관리자가 되면서 무수한 일을 벌려 사람을 해쳐왔다. 주로 자기들의 기득권 유지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은 빨갱이로 몰아 싹쓸이해 왔다. 그들은 그것을 반공이라고 하고, ‘반공이라면 무엇을 하던 치외법권을 누려왔다. 법률위에 군림하는 반공이고, 민주를 깔아뭉갠 반공정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