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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날 것’은 세련되어야

by 달그락달그락 2021. 12. 30.

날 것의 글이어서 좋았다고 했다. 오늘 학술제에서 교수님 중 한 분이 내 발표에 대한 토론 평 중 하나였다.

 

오래 전에 모재단 전체 직원들 강의 이후에 재단 관계자가 아는 이에게 한 내 강의에 대해서 날 것의 강의여서 강렬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 말이 좋았기도 했지만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라는 말로도 들렸다.

 

오늘 마지막 일정은 저녁 7시부터 진행된 학술제였다. 마치고 뒷정리 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 학술제 자료집, 사진, 영상 https://blog.daum.net/babogh/13747776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청소년·청년정책 : 2021 학연연합학술발표회 자료집 및 발표영상

아마도 2021년 이번 해 마지막 학술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한국시민청소년학회와 글로벌청소년학회가 주최하고 대구가톨릭대학교 청소년복지연구소가 주관하는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청소년

blog.daum.net

 

청소년, 청년 정책에 대한 고민이 많다.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의 기준으로 옹호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기준을 삼는다. 솔직해 질 필요가 있다고 여기고 청소년의 인권이나 참여 기준에 맞는다면 앞뒤 제지 않고 정책이나 전략 등을 제안했고 비판해 왔다.

 

뭐든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다. 돌리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솔직한 글이나 말 때문에 어떨 때는 저항을 불러일으킬 때도 있었다. 옳은 주장이라면 그러한 저항도 쉽게 뚫고 가야 한다고 여겼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지역 일도 머리가 깨질 듯 한 것들이 많은데 전국적인 어떤 사안이나 국가 정책 고려하다가 연대되어 있고 내가 쓴 글도 아닌데 실드 치다가 머리가 아픈 일들이 생기면 복잡해진다.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 할까?

 

 

좋은 글은 무얼까? 관련 학회지에 논문 들여다 볼 때 아주 가끔씩 정제되면서도 근거가 명확하며 세련되어 있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뚜렷한 글을 보게 된다. 쓸데없는 곁가지가 없다. 어려운 통계 들이대지도 않고 별 의미 없는 틀로 맞추지도 않는다. 날 것이지만 호텔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살아 있는 회를 보는 기분이다. 날 것인데 기품 있는 호텔 음식처럼 보인다.

 

내가 아는 나의 날 것은 거칠다. 영상이 활성화 되어 있어서 이전에 몰랐던 내 모습과 직설적 말투와 태도를 보면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심지어 연구보고서나 논문 글도 그런 경우가 있다.

 

날 것은 그 자체로 먹을 수 있을 때 건강한 음식이 된다. 날 것이 좋으려면 사람이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먹을 수 없는 날 것은 그저 서로가 고통일 뿐이다.

 

날 것이 좋으려면 싱싱함(나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뿐만 아니라 조금은 세련되게 멋있어 보여서 먹는 이가 기분 좋게 입 안에 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맛은 기본이겠다. 날 것만으로는 좋은 음식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알아 가는 때다. 나이 들었다. #된장..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