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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노교수존: NO Professor Zone, 선생의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1. 12. 26.

 

‘NO교수존카페가 있다. 신문 한 귀퉁이에 올려 져 있어 읽다가 찾아 봤더니 이 그림이 딱 뜬다. 주인이 노교수존을 만든 이유는 카페에 진상 손님이 세 명 있었는데 모두 대학교수였고, 가게 주요 고객이 대학원생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한다.

 

대학원생 손님들이 과도한 업무와 교수의 갑질로 스트레스 받는 것을 많이 봤다면서 쉬기 위해 들른 술집에서 담당 교수를 마주칠 수 있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는 게 요지다.

 

노키즈존’, ‘노유스존등 그 동안 보아왔던 어떤 대상을 혐오 하는 공간과 같이 교수를 혐오 하냐는 비판과 이와 다르게 교수는 권력이 있는 자들로 재미있다는 반응과 그럴 수 있겠다는 의견이 충돌중이다.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좋은 직업이었다. 지금도 상당수는 그렇다. 전임이 되는 순간 안정된 연봉을 보장 받고, 사회에서의 위치도 상당히 높은 측으로 대접 받으면서 자신이 연구와 집필 등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정치활동과 대학에 처장이나 총장 등 여러 위치도 가질 수 있는 등 자기 노력 하에 따라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다. 긴 방학 기간 동안도 자유롭고 안식년도 있는 우리 사회 직업 가운데 이와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기 어렵다.

 

하지만 옛날이야기라는 이들도 있다. 서울권 대학이나 지방에 거점 국립대 정도를 그런 소리 나올 수 있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는 이들도 많다. ‘NO교수존은 가을이면 지역의 고교 교무실에 포스터마냥 붙어 있는 광경은 이미 오래 됐다. 대학 입학 미달 사태를 막기 위해서 거의 초죽음 되도록 학교로 영업(?)을 뛰는 교수들이 많아 보인다.

 

교수의 본분? 가장 중요한 일은 전공 연구와 학생들 교육이겠다.

 

연구물을 계속해서 생산하는 분들이 있다. 학생들 교육에 열심히 나서는 분들, 연구자로서의 본연의 모습을 보이는 분들이다. 이와 함께 시민사회와 민간단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전공과 관련하여 정확한 소리를 내주기까지 한다. 소수이지만 이런 멋진 교수님들 보면 기분이 좋아 진다.

 

반면에 연구는 하지 않고 학생은 강의실에서 잠시 만나는 게 대부분이면서도 교내 여러 보직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봉도 높아지고 나름의 위치도 만들어 가면서 좋아하고, 또 한편에는 연구도 학생에게도 관심 없고 오로지 정치와 어떤 권력관계에서 위치만 쫓아가는 이들이 있다. 정치권 기웃 거리고 지자체에 온갖 위원회는 섭렵하면서 움직이는 이들.

모두가 이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연구와 학생 교육은 등한시 한 채 오직 이런 부수적인 일들에 맛을 들인 사람들도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일 년에 전공 서적은 고사하고 소논문 한편도 안쓰는 교수들 보면 뭐라 할 말이 없다.

 

일을 하다 보면 그 일의 본분에 대해서 생각이 많아진다. 연구자는 연구를 해야 하고 논문을 통해 연구 성과를 내야 한다. 교수라는 직함만으로 존경해야 할 이유가 없다. 그가 무엇을 연구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살펴야 할 일이다. 연구물이 훌륭하면 그 분야를 아는 사람들은 존경하기 마련이다.

 

교육자로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고 그들이 복된 삶을 살도록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노교수존에 대한 찬반 논란을 보는 내내 씁쓸했다.

 

최근 유명 유튜버들 중 나름 유명하다는 분들의 학벌은 서울대, 하버드 등 대단해 보이는 이들이 행하는 일들을 보면 정말 영화 제목인 악마를 보았다가 떠오를 정도의 우리사회 최악의 빌런을 자임하고 있다.

 

교수라는 직함도, 의사, 판사, 목사나 신부도, 엔지니어나 과학자도, 작가도, 시민운동가도 그 어떤 직함도 그 직함만으로 존경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떤 대학을 나왔고 무슨 학위를 받았는지도 그 과정에 대한 노력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자체로 존경할 수 없다. 그 모든 직함과 학벌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지 그 내용수단이다.

 

우리를 돌아 볼 일이다.

 

교수라는 직함을 가지고 싶은 것인지, 학생을 진솔하게 만나서 그들이 복이 되는 삶을 위해 교육자로서 좋은 선생이 되고 싶은 것인지?, 교수라는 직함을 갖고 싶은 것인지, 그 분야에 어떠한 특별한 연구를 하고 싶어서인지?

 

만약 후자라면 반드시 전임교수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연구 잘해서 연구용역하고 집필도 하면 된다. 학생들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시간강사부터 다양한 아카데미까지 마음만 먹으면 너무나 많다. 전임교수가 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여건이 되면 취업하는게 좋다. 다만 말하고 싶은 것은 본래 자신이 진심으로 가슴에서 행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겠다.

 

수단이 목적이 되면 망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확인하는 세상이다. 수단이 아닌 이라는 그 귀한 목적에 집중할 일이다. 삶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을 위해서 살아간다는 것. 짐승만도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가끔은 개, 돼지들이 사람만도 못하다고 비아냥 댈까봐 걱정되는 세상이 되었다. 수단은 껍데기일 뿐. 껍데기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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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NO교수존과 관계 없는 글이 되어 버렸다. 원래 글이라는 건 산으로 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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