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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비영리 조직운영

조직에서 일 하는 방법

by 달그락달그락 2021. 9. 8.

1.

일은 아는 만큼 할 수 있는 것이고 내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려줄 수 없었다. 먼저 알아야 했고 알고 난 다음 기준을 세워 앞으로 치고 나가야 했다.” - 이혁진의 소설 누운 배’ 54쪽에서

 

 

일은 아는 만큼 할 수 있다는 것. 맞다. 문제는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고 알려 주지만 그 조차도 모를 때는 어찌할 수 없다. 나도 그렇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알려고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일은 알려고 노력하고 해결하려고 힘쓰고 움직여야만 알게 된다. 유능해지며 역량은 계속 커질 거다.

 

2.

A: 나만 할 수 있는 일과,

B: 너도 하고 나도 할 수 있는 일

C: 나도 어렵고, 너도 어려운 일

B는 상대가(특히 후배라면)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게 좋다. B를 행하는데 어려움에 처하는 일이 있으면 그 부분만 해결해 주면 더 좋다. C는 가능한 선배들이 해 주면 좋다. 최악은 A, C를 직원에게 시키고 상관이나 기관장은 B를 조금 하면서 너는 왜 일을 못하느냐고 타박하는 조직이다. 최악이다.

 

3.

관리와 통제는 일을 힘들게 한다. 상대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격려하고 지지하면 좋다.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겠다. 상관이 보기에 중요하지 않은 일로 치부하고 자신이 오더 내리는 일 중심으로 몰아가면 직원은 힘들어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하되 통제하지 말며 가능한 그가 행해야 하는 중요한 일은 계속해서 안내하면서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파워먼트라는 건데 어렵다.

 

4.

일 하는 과정에서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선배라고 칭하는 경륜 많은 사람이 추진하는 일을 후배 모두와 소통해서 이해시키기에는 이미 불가능한지도 모른다. 꾸준한 삶의 관계에서 선후배 간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다. 최대한 소통하려고 하지만 모두를 이해 못 시킨다고 해서 모험 있는 새로운 일에 제동을 거는 것보다는 일단 합의하면서(또는 서로 믿고) 해보는 대까지 가 보는 게 좋다. 그 이후에 성과와 변화에 따른 과정에서 또 다른 성장을 볼 수 있다. 경험 많은 이유가 있다.

 

5.

선배가 할 일은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후배가 어려워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일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운전을 하면서 함께 나아가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선배라고 불리는 상관들이 후배들과의 신뢰관계다. 그것은 말로 되지 않는다. 삶의 모습으로 보일 뿐. 선장은 배의 운전대를 잡고 있어서 잘 보일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 동력은 물 안에 가려진 스크루 프로펠러에 의한 것이다. 스크루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그 힘은 내가 아는 한 꾸준한 삶에 나타나는 동력이다. 그 보이지 않는 신뢰라는 힘이 있을 때 조직은 잘 돌아가기 마련이다.

 

6.

일을 잘 하고, 잘하는데 많이 하는 선배를 좋아하는 후배가 많을까? 기관장이 무능해서인지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일을 하지 않는 조직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할까? 월급은 같다고 가정하면 누구를 선택할까? 후자가 많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일을 적게 해서 좋다기보다는 삶의 과정인 일의 효율이나 성과 변화 없는 월급쟁이로 남게 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사람들이다. 시간이 갈수록 어려움이 커진다.

 

7.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 즉 손과 발이 되는 사람이 많아야 역동적이고 일은 잘 돌아가기 마련이다. 손과 발 보다는 머리가 더 많아질 때 그 조직은 괴물이 된다. 머리만 엄청 크고 손발은 거의 없는 괴물. 반대로 손발만 있고 머리가 거의 없는 조직도 괴물이다. 무엇을 하는 것 같은데 비전을 찾지 못한다. 최소한 괴물을 면하려면 8등신까지는 아니어도 적당한 비율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모든 조직은 손과 발 머리가 있고, 기업이 클수록 완전히 나뉘는데 비영리 조직에서 작은 기관들은 혼용되어 있기 마련이다.

 

8.

책 사는 게(읽는게 아닌) 취미다. 쌓아 놓고 시간 날 때마다 꺼내 보는데 어제는 누운 배가 옆에 있어서 늦은 밤 읽기 시작했다. 한겨레 문학상 받은 책인데 설명하기 어렵지만 그 안에 조직 문화가 보였다. 특히 구성원 간의 관계와 신뢰, 리더십 등 내 눈에는 더 크게 보였다. ‘에 대해 안다는 것 끄적이다 보니 메모가 길어졌다. (참고로 누운 배 책과 위에 글은 관계없습니다.. 개인적 사건이라는 것)